재미난 잡동사니

‘MB정부 향한 독설’ 윤도현 밴드 새앨범 ‘좌빨’ 논란

pulmaemi 2009. 4. 1. 12:59

용산참사·촛불집회 등 거론...“정부 아닌 기성세대 비판”

 

[데일리서프] 윤도현 밴드의 새 앨범 ‘공존’이 청년실업 문제, 교육문제, 용산참사, 촛불집회 등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가사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윤도현 밴드의 사회성 짙은 노래를 칭찬하는 쪽과 ‘좌빨’이라며 비난하는 쪽으로 나눠 치열한 논쟁을 벌일 정도다.

윤도현 밴드는 지난 24일 8집 정규 앨범 ‘공존’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7집 ‘와이 비’ 발표 이후 2년 7개월만의 작품으로 윤도현 밴드는 투박한 사랑과 일상에서의 특별한 일들 뿐 아니라 자신들이 바라본 세상과 사회에 대해 거침없이 노래했다.

청년실업 문제를 노래한 두 번째 수록곡 ‘88만원의 Losing Game’에서 윤도현 밴드는 “너의 시뻘건 거짓말, 달콤하고 헛된 기대를, 믿을 수 없는 약속들”이라며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네, 희망은 멀리 사라졌네”, “88만원 손에 쥐고서 도대체 뭘 해야 하나, 스무살의 꿈은 사라지고 디비 디비 잠만 자네”라고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청년 실업 대책을 정면 비판했다. ‘88만원 세대’는 진보진영이 20대의 경제적 처지를 일컫는 표현이다.

세 번째 곡 ‘깃발
’은 용산참사 사건을 다룬 것으로 윤도현 밴드는 “힘없는 자들의 아우성, 속에서 들끓는 나의 뜨거운 피를 느꼈다”며 “고맙다 형제들이여, 깃발을 들어라 승리를 위하여”라고 노래했다. 윤도현 밴드는 “바로 지금이야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울고 있었다면 눈물을 삼켜버려라”라며 “배고픔과 슬픔 하루 이틀 일이 아냐, 바뀌지 않는 건 절대로 바뀌지 않아”, “맞서 싸워 두 주먹 쥐고 깃발 들어 어 do it again, 쓰러지거나 넘어져도 깃발 들어 어 moving again, 사랑해 친구들아 고마워 형제들아 고마워“라며 거침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여섯 번째 곡 ‘후회 없어’에서는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촛불들의 작은 목소리를 노래했다. 윤도현 밴드는 “촛불 든 손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워도 친구들아 나를 걱정하지마”라며 “익숙해졌어 누가 뭐라 해도 살아갈 수 있어, 피할 수 없어 이미 시작했어, 나 견딜 수 있어, 날 가로막고 내눈가리고 내 숨을 조여와도 후회없어 걸어왔던 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라고 촛불집회를 우회적으로 지지했다.

입시전쟁으로 내몰린 학생들의 교육 문제를 다룬 여덟 번째 곡 ‘물고기와 자전거’에서 윤도현 밴드는 “나에게 주어진 길 스스로 선택할게, 조금만 시간을 줘 조금만 이해해줘”라고 노래했다. 앨범에는 학업 부담으로 자살한 한 초등학생의 유서에 적힌 “나도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란 문구가 인용돼 적혀 있다.

아홉 번째 곡 ‘Talk To Me’에서 윤도현 밴드는 누리꾼들의 건강한 정보 소통을 방해하는 일부 악플러들의 행태를 고발했다. 듣기에 따라선 일부 언론들의 선정적이고 편향적인 왜곡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윤도현 밴드는 “미쳤어, 거짓소문에 다 미쳐버렸어, 밟았어 썩은 글들로 다 밟아버렸어, 늦었어,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망쳤어 틀렸어 니가 그랬어”라며 “영웅도 만들어내고, 죄인도 만들어내고, 돌팔매 몰매질하고, 어깨에 힘도 줘보고, 숨어서 지껄여 놓고, 물불 가릴 줄 모르고, 돌팔매 몰매질하고”라고 노래했다.

윤도현 밴드는 이같이 사회성이 짙은 가사에 대해 연예매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88만원 세대의 좌절과 희망 없음을 노래한 것이지 현 정부를 비난한 것은 아니다”면서 “굳이 현 정부를 비판 했다기보다는 많은 구조적 문제를 만들어온 기성세대들을 비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에는 이번 윤도현 밴드의 사회성 짙은 가사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윤도현 밴드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촛불집회에 참여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왔다. 누리꾼들은 블로그와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토론방 등에 윤도현 밴드의 새 앨범에 대한 감상평을 쏟아냈다.

블로거 ‘유이’는 “윤도현 밴드(YB)가 세상을 향해 독설을 내뿜었다”며 “이번 YB 앨범, 대 만족이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에 듣기 거북하지 않고 가사가 좋으면 그만이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특히 “윤도현이 ‘러브레터’를 관두면서 말이 많았었다. 어쩌면 이번 앨범은 그 소문에 대한 반증일 수도 있다”며 “YB도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했었나보다. 그 누구도 지금의 상황을 참지 못하는 거다. YB,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계속 할 수 있기를”라고 덧붙였다.

블로거 ‘koozistory’는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으면서 누군가 떠오른 가수가 있었으니 바로 안치환이였다”며 “특히 안치환 7집이 심하게 오버랩 되는 앨범이다, 그냥 대충 사회비판을 한 게 아닌 앨범 전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회비판, 특히 MB를 향한 거침없는 외침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밴드라는 오명을 충분히 벗을 수 있는 앨범이지만 반면 이 밴드는 앨범을 낼 때마다 꼭 뭔가를 떠안고 가는 그에 따라 성공도 하는 일종의 마케팅이란 느낌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로거 ‘teteji’는 “사운드에 대한 집착이 퀄러티를 높이고, 록적인 발라드에서 클래식적인 록, 메탈에 이르기까지 많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며 “가사가 주는 메시지가 무겁다고들 하는데, 외국 곡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귀엽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누리꾼 ‘깔깔명숙’은 “문화와 예술은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 외국그룹의 예를 들지 않고도 대표적으로 아리랑이 있다, 이게 사랑 노래 같나”라며 “부조리한 현대사회에 대해 울부짖는 윤도현씨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누리꾼 ‘일똥기립’은 “일제시대에 군부 정치 때 예술인들과 시인들은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해 그 시대 통치권자를 비난해 왔다”며 “지금이 살기 좋은 시절이라면 그러한 비판이 나올까? 그 나름대로의 음악을 가지고 비판을 한다는데...”라고 윤도현 밴드에 대한 비판에 반박했다.

반면 누리꾼 ‘susunhwa2’는 “윤도현 밴드의 노래는 혼이 없다, 좌빨(‘좌익 빨갱이’ 비하용어)들이 시류에 영합하여 어린 청소년에게 많이 사기를 쳐먹었다”며 “가창력도 없는 것이 누굴 상대로 선동질이냐? 천하에 못된 X 같으니!”라고 비난했다.

누리꾼 ‘한마디만 하자’도 “윤도현씨 당신들이 그렇게 까고 싶어 하는 기성세대가 이 땅을 일구어 냈다”며 “자고 일어나면 먹을 것 쌓여있고 자고 일어나면 햇살 창창한 곳에서 기지개 펴고 사는 당신은 무슨 근거로, 무슨 권리로 욕을 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월드컵 때 대충 응원가 부른 게, 촛불집회에서 노래 몇 곡 부른 게 당신이 민주투사의 상징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차라리 난 길거리에서 쓰레기 주우시고 지금도 불철주야 뛰어다니시고, 노점에서 떡볶이 만들어 파시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를 민주 투사라고 부르고 싶다”고 썼다.

앞서 DJ DOC는 지난해 말 단독 라이브 콘서트에서 “난 한나라당이 싫어요”라고 노래하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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