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물 한 모금 삼키는 것조차 힘들다?

pulmaemi 2014. 11. 18. 13:17

거식증, 외모지상주의 등 사회적 분위기가 부른 '화'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 TV를 보며 걸그룹처럼 날씬하고 예쁜 몸매를 갖고 싶어 했던 최모(여·24)씨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오래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살이 찔까봐 잘 먹지 못한지도 벌써 6개월째를 접어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물 한 모금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있어 고민이다.  

섭식장애는 의학적으로 음식을 아예 거절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거대한 양의 식사를 하고 난 뒤 구토해내는 신경성 대식증으로 나뉜다. 

거식증이란 대표적인 섭식장애 중 하나로 살을 빼려는 지나친 행동, 체중에 대한 집착, 음식을 다루는 기이한 행동,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음식을 토해내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10~20대에 주로 발생하며 남성에 비해 여성이 10~20배가량 많다. 날씬해지려고 자의적으로 굶는 경우, 무용, 발레, 댄서, 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식사 제한의 경우 발병되기 쉽다. 

보통 개인, 가족, 사회문화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거식증. 이는 특히 외모지상주의와 상업주의에 물든 사회적 분위기 역시 여성들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자들은 표준체중보다 저체중임에도 스스로 살이 쪄서 살을 더 빼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의 몸매와 체중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만들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울러 체중을 감소하기 위한 행동들을 대부분 남에게 감추려고 하고 식사도 남들과 같이 하지 않으려고 하며 공공장소에서 식사하는 것도 피하려고 한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는 “거식증의 경우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선 축의 장애로 월경이 없어지고 남성의 경우 성적 흥미와 정력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며 “또한 갑상선 호르몬이나 말초대사변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반면 신경성 대식증은 많은 음식을 단시간 내에 먹어치우는 증상으로, 복통과 구역질이 날 때까지 음식을 먹고 곧 구토를 하며 죄책감, 우울감, 자기혐오감으로 괴로워하는 것이다. 

한 교수는 “신경성 대식증은 먹는 것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나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으며 보통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다른 점이다”라며 “먹고 난 후 손가락을 목에 넣어서까지 토하는데 급히 게걸스럽게 먹는 것이 특징이며 한번 생기면 습관처럼 반복되면서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식증 환자들은 스스로를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은 더욱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