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눈에 감염된 기생충, 생간 섭취가 주범

pulmaemi 2014. 8. 6. 17:51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생간 섭취가 눈개회충증의 위험성을 15배나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은 눈개회충증에 감염된 환자 52명과 다른 일반 안과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한 결과, 눈개회충증에 감염된 사람 중 81%가 최근 생간을 섭취한 경험이 있었으며, 생간 섭취는 눈개회충증의 위험성을 15배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개회충증은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의 배설물에서 떨어진 기생충 알에 의해 오염된 토양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거나 동물의 털이나 몸에 있던 유충을 통해 감염되는 경로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눈개회충증 환자 중 19%만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응답해 개나 고양이를 통한 감염보다는 생간의 섭취가 눈개회충증 감염에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밝혀냈다. 

▲우세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학교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홍성태 교수는 “동물에서 개회충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이 간인데, 소의 간을 익히지 않고 바로 먹으면 개회충을 같이 먹게 되는 셈”이라며 “서양에서는 개회충증에 감염된 대부분 사람이 20세 이전의 어린이들이었지만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동양에서는 30세 이상의 성인 환자가 더 많은 이유는 소의 생간을 먹는 음식문화가 눈개회충증 발병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생간의 표면과 내부에 중증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출혈성 대장균(O-147균)이 발견되고, 이를 안전하게 제거할 방법을 찾지 못해 2012년 7월 1일부터 소의 생간을 요리로 팔지 못하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우세준 교수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각종 민간요법으로 생간을 섭취하고,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생간을 먹는 장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생간은 가열해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하게 음식을 섭취해야 하며, 혹시 생간 섭취로 인한 눈개회충증이 발병된 경우 기생충약과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여 몸 안에 있을 기생충을 박멸하고 염증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과거부터 외국에 비해 고호산구혈증 환자가 많은데 이는 생간 섭취에 의한 개회충증 감염이 만연함을 시사한다”며 “개회충증 감염을 초래할 수 있는 생간 판매에 대한 법적인 규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열대감염질환 분야에서 저명한 학술지인 ‘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 최근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