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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브룩스 칼럼] 삶은 야구일까, 축구일까?

pulmaemi 2014. 7. 17. 09:17

삶은 야구일까요, 축구일까요? 야구는 팀 스포츠라고 하지만 사실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야구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 활동은 개인의 활동입니다. 개인의 성취를 더해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한 팀이 이기죠. 그에 비해 축구는 페널티킥 외에는 개인 활동이 거의 없습니다. 축구는 공간을 차지하고 호령하는 자가 이기는 게임입니다. 팀이 제대로 대형을 이루고 있을 때 선수는 패스할 수 있는 서너 가지 옵션이 있죠. 상대 수비 측도 제대로 대형을 갖췄다면 패스할 수 있는 곳이 아예 없을 겁니다. 즉, 공을 다룰 때 선수의 다음 행동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겁니다.

축구는 협동을 해야 하는 팀 게임으로 자신의 역할이 먼지 이해하고 이를 현명하게 수행해야합니다. 브라질이 독일에 처참하게 패배한 것도 개인 선수의 역량이 떨어진다기보다 공간을 지배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선수가 공을 잡을 때는 늘 충분한 공간이 있었죠.

저는 우리 삶이 야구가 아니라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내가 어떤 길을 택할지, 누구를 만날지, 어떤 가치관을 따를지 스스로 결정한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사실 그런 결정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주위 사람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먼저, “전염”이 있죠. 사람들은 감기에 전염되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의 문화, 가치관, 행동을 닮아갑니다.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가 증명했듯이 비만인 친구들이 많으면 당신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웃들이 공평하다면 당신도 공평한 이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위 환경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매일의 행동을 바꾸죠.

다음으로 인적 네트워크의 구조가 있습니다. 지인이 많은 사람은 소수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보다 직업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됩니다. 많은 기관에서 부서 사이 틈이 생기곤 하는데 이 빈틈을 메꾸거나 연결할 수 잇는 역량을 갖춘 사람은 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혁신도 이 구조의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실리콘밸리는 실패와 복귀가 쉬운 유연한 사회 구조에서 탄생했고, 브로드웨이는 어쩌다 알게 된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벌이곤 하던 유연한 40~50년대 사회구조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상적인 동반자를 만나고 사회적인 인간관계가 단단해지고 나면 창의적인 무언가가 탄생할 가능성이 줄어들죠.

셋째, 열린 마음의 힘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자신을 만들어나가곤 합니다. 이를테면 당신의 굉장히 가까운 친구가 죽으면 당신은 그 친구만 잃은 것이 아니라 그 친구와 공유하던 당신 성격의 일부분을 같이 잃게 될 겁니다.

우리의 인생이 야구가 아니라 축구라는 걸 알게 되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먼저,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가능한 넓은 환경에 노출되어 무엇이 일어나는지 의식적으로 보고 느끼려 노력하겠죠. 둘째, 인생을 예측하려 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야구는 통계학자들의 천국입니다. 투수와 타자 조합에 따라 결과 예측에 온 힘을 쏟죠. 그러나 축구는 통계로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네이트 실버조차 브라질이 65% 확률로 독일을 이길 거라고 예측했는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구는 “90분짜리 불안한 꿈”입니다. 90분 동안 어디로 가려하나 항상 무언가 그 앞을 가로막고 있죠. 우리의 인생처럼요. (N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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