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확 바뀐’ 금연광고…26일부터 흡연 폐해 적나라하게 묘사

pulmaemi 2014. 6. 26. 14:34

복지부, ‘죽음보다 더한 질병의 고통’ 뇌졸중 소재 광고 제작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담배를 끊는 것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끊지 못했죠. 하지만..” 스트레스 가득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던 40대 가장의 뇌 속 혈관이 터지고, 어느새 그는 병상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누워있다. “확실한 건, 지금이 더 힘들다는 겁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올해 새로 내놓는 혐오 금연광고로, 적나라한 뇌출혈 영상과 이로 인한 뇌졸중 증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더 늦기 전에’ 편의 한 장면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6일부터 담배의 폐해를 알리고, 흡연자의 금연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불편한 금연광고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그간의 금연광고가 간접흡연의 폐해, 금연구역의 확대 시행 알림 등 흡연자들의 인식개선 및 정책 정보전달에 초점을 맞춘 ’착한 광고’였다면, 올해의 금연광고는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을 영상으로 직접 묘사하는 한편 그로 인해 고통 받는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았다.  

이러한 금연광고의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전세계 금연광고의 키워드는 ‘혐오스러움’과 ‘불편함’으로, 각국 정부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신체 장기의 손상과 그로 인한 고통을 끔찍한 이미지로 묘사해, 자국민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혐오광고의 효과 또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발행하는 월간 ‘금연이슈리포트’의 보고에 따르면, 흡연으로 질병이나 장애를 갖게 된 경험자들을 소재로, 이들의 삶을 직접적인 화법으로 보여주는 미국의 금연광고를 통해, 160만명이 금연을 시도하고, 이 중 22만명이 3개월 이상 담배를 끊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호주 멜버른의 암 행동 연구센터의 사라 더킨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금연광고의 효과를 연구한 31개의 연구논문 대부분에서 공통적으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해자의 증언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광고가 흡연자의 금연 시도 유발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금연광고는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에서 출발하는 동시에, 한국의 흡연자에게 특화된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단순히 혐오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에 한국인만의 독특한 정서와 심리를 가미한 것. 자극적인 영상을 통한 흡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흡연이 빚는 심각한 문제를 한국인만의 감정선을 통해 ‘나의 문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여, 금연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죽음보다 더한 공포는, ‘죽음만큼 고통스러운 삶’이란 점이다.

대한금연학회 조홍준 회장(울산대 의대 교수)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는 것보다 장애가 되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흡연으로 인한 뇌졸중은 흡연자에게 매우 위협적인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올해 보건복지부의 금연광고, ‘더 늦기 전에’ 편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40대 가장을 주인공으로, 폐암, 후두암 등 기존의 금연광고에서 다뤄지는 질병뿐만 아니라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뇌졸중과 그로 인해 오랫동안 지속될 고통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이번 복지부 금연광고 제작을 총괄한 SK플래닛의 박성진 팀장은 “이번 금연광고는 금연으로 인한 치명적인 문제를, 불편한 이미지를 통해 흡연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한편, 이 치명적인 문제가 나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단순한 혐오 이미지가 갖는 제한적인 효과를, 한국인의 정서를 바탕으로 공감될 수 있도록 확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TV 금연광고 뿐만 아니라 새롭게 흡연을 시작하는 청소년 및 20대를 대상으로, 극장·SNS 등 이들에 특화된 매체에 ‘게임’ 소재를 활용한 금연광고 ‘죽음의 게임’편을 별도 방영할 예정이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