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보수언론 단골 등장 美쇠고기 전문식당, 판매난으로 폐업

pulmaemi 2009. 3. 24. 09:01

“美쇠고기 잘팔린다” 사진 연출 물의 빚은 적도

 

[데일리서프]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앙일보의 ‘사진 조작’으로 물의를 빚었던 미국산 쇠고기 전문 식당 ‘다미소’(양재점)가 판매량 감소로 최근 폐업한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2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다미소 양재점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 지난주에 문을 닫았다”고 폐업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가게를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며 “1달간 공사가 끝난 뒤에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다미소는 박창규 ‘에이미트’ 사장(한국수입육협의회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문식당으로 박 회장은 지난해 촛불 정국 당시 100여개의 수입육 직판장을 개설하고 미국산 쇠고기 전문식당 가맹점을 늘려 판매에 앞장섰다.

박 사장과 정육점 실제 운영자인 부인 이현무씨 등은 자사 직영 체인 식당과 정육점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개시하면서 언론에 자주 등장,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주장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 한 누리꾼이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올린 다미소의 최근 사진. 미국산 쇠고기 전문식당 다미소가 판매난으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미(美)쇠고기 팔겠다’ 정육점들 주문 늘어”, “미국산 쇠고기 식당 ‘다미소’ 찾은 손님들” 등의 기사를 통해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고 박 사장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직영 체인점인 다미소 양재점과 오래드림 화곡·불광·신금호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결과 반응이 좋다”고 말한 적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농식품부장관, 통상교섭본부장,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미국산 쇠고기가 값싸고 맛이 좋다”며 국민들에게 적극 권하는 한편 시식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일보의 ‘사진 연출’ 사건이 터졌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7월 5일자 9면에 7월 5일자 9면에 게재한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란 제하의 사진기사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정육점에 이어 일반음식점에서도 4일 판매되기 시작됐다”면서 “서울 양재동의 한 음식점을 찾은 손님들이 구이용 쇠고기를 굽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 식당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쇠고기 값은 1인분(130g)에 생갈비살 6500원, 양지살 1700원이다”이며 “국내산 돼지고기 생삼결살의 시중가격은 1인분(200g)에 약 8000원이다”이라고 가격도 자세히 비교했다.

또한 두 여자가 미국산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 사진도 함께 게재했는데 누리꾼들의 추적 결과 경제부 기자와 동행한 인턴 기자가 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기 가격도 사진의 메뉴판에 적힌 내용과 달라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해당기사를 삭제하고 지면에 공식 사과하는 한편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해당 데스크와 기자에 대해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누리꾼들의 보도 행태에 대한 불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다미소 양재점 폐쇄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미국산 쇠고기 좋다고 홍보했던 사람들이라도 사먹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 토론방 아고라의 누리꾼 ‘앨버’는 “대통령을 비롯해서, 농식품부장관, 통상교섭본부장, 한나라당 국회의원, 그리고 보수신문들이 나서서, 미국소를 수입하면 국민들이 좋아라 많이 먹을 거라면서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기만 한데, 미국산 쇠고기를 팔던 식당은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며 “그들의 말이 맞는다면 이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어야 당연한 일 아닌가, 아니 이 식당이 문을 닫지 않도록 고기를 사먹었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누리꾼 ‘까탈대장’은 “보수신문 기자들이라도 먹어주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누리꾼 ‘안단테_무명’이 “이 판국에 미국 소는 어디로 팔리고 있을까요”라고 묻자 누리꾼 ‘히말라야’는 “4월부터 군납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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