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우울증·조울증 등 정서변화 조절의 핵심 단백질 최초 규명

pulmaemi 2014. 5. 12. 08:27

정서장애 및 중독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분이나 정서 변화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과 그 작용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우울증 조울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일 고려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손기훈 교수, 해부학교실 정수영 교수 서울대 뇌인지 과학과 김경진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의 뇌과학원천기술 개발사업 및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사람의 정서는 아침·저녁에 따라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계절성 기분장애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거듭하는데 그 원인인 분자·신경생물학적 작용원리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뇌의 도파민 신경회로가 정서조절 및 정서장애 발병의 핵심 조절 시스템이라는 데 착안해 생체시계와 도파민 신경회로의 분자생물학적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그 작동원리를 규명했다.

분자 생체시계에서 표적 유전자들에 대한 발현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REV-ERBα가 NURR1과의 경쟁적 상호작용을 통해 티로신 수산화효소(TH)가 유전자 발현과 도파민 신경활성을 일주기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일주기적 정서조절의 핵심 작용원리임을 밝혀냈다.

특히 돌연변이 생쥐와 약리 모델을 이용한 일련의 신경행동·생리학적 연구를 통해 중뇌 REV-ERBα 단백질의 기능 이상이 도파민 신경회로의 활성 이상과 더불어 조울증 및 불안장애 행동을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도파민 신경회로의 일주기적 조절기전은 각종 정서장애 및 중독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도파민 활성 이상이 주요 원인인 파킨슨병이나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적응증이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손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본 연구는 생체시계와 도파민 생성을 연결하는 핵심 분자고리를 밝히고 그 실용화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제시한 것이다”며 “일주기 생체시계를 표적으로 하는 조울증, 재발성 우울증, 중독질환, 계절성 기분장애, 불안·공황장애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서장애와 기타 도파민 의존성 뇌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 온라인판에 8일 발표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