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 아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공약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에서 열린 ‘위기시대, 대학생의 역할과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강연회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 질서 세우는 정책은 박근혜 전 대표의 ‘줄푸세’ 공약”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747과 대운하였지만 747은 경제침체로 아예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 앉아 버렸고 대운하 정책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한다는 것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예비후보의 공약이었던 ‘줄푸세’, 곧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겠다는 바로 그 공약을 실천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뽑았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 강연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과 일반시민들. ⓒ 시민광장
유 전 장관은 이어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일종의 ‘도그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감세하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른바 ‘래퍼곡선(Laffer curve)’ 이론에 근거한 경제정책으로 어마어마한 재정적자를 발생시킨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실패 모델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세금을 깎아 주면 더 일을 많이 하고, 투자를 많이 해서 나중에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정책으로 성공한 나라는 전 세계에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국민들을 회장님이 세운 건설회사의 직원들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이 섬겨야할 이 나라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건설회사 직원취급하면서 ‘말 안 들으면 자른다’고 협박하듯이 ‘말 안 들으면 잡아간다’고 윽박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또 “경찰도, 검찰도, 대법원도 사유화하고 있고, 심지어 언론까지 사유화하려고 법을 내 놓고 있으며, 더 나아가 시민단체까지고 맘에 안 들면 공격하고, 잡아가고 그런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헌법이 무력화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 전 장관은 아울러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예로 들며 현 정부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그는 “가장 좋은 리더십은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다음으로 좋은 정치는 이익으로 설득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도덕으로 훈계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형벌로 국민을 겁주는 것이고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싸우는 것이라고 한다”며 “현 정권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학생들에게 “좋은 리더는 그 집단 구성원들이 각각의 역량에 따라 그 집단을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며 “그러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속해 있는 집단, 곧 학교와 단체, 지역사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더 많은 봉사와 연대, 참여하도록 노력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충남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최하고 대전시민광장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강연회에는 1500여명의 학생과 일반시민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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