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음주 후 얼굴 붉어지는 男, 소주 1병 이상 마시면 ‘고혈압 위험’

pulmaemi 2013. 12. 3. 08:47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못해 술의 독성에 더 취약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붉어지는 남성의 음주 적정량은 일주일에 소주 1병 정도가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이상을 마실 경우 고혈압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김종성 교수팀은 내원한 1763명의 남성(비음주자 288명,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 527명,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 948명)을 대상으로 음주가 고혈압의 위험이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1주일에 소주 1병 이상을 마실 때 고혈압의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은 일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실 때 고혈압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과음이 체내의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증가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 음주에 대한 개인 체질을 반영한 연구는 없었으며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알코올의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유전적으로 잘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술의 독성에 더 취약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정진규·김종성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알코올분야의 권위지인 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라는 SCI 저널의 2013년 11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2014년 4월에 정식 출판된다.

정진규·김종성 교수는 그 동안 음주로 인한 대사증후군의 위험, 당뇨병의 위험 등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한 바 있으며, 기존의 연구들과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 남성의 적절한 음주량을 일주일에 ‘소주 2병 이하’(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일주일에 ‘소주 1병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국립보건원에서 미국 남성에게 권고하는 적절음주의 기준인 일주일에 ‘표준 잔 14잔 이하’(소주 3.5병에 해당)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 남자들이 미국 사람들보다 고혈압 발생률 및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이 많은 것도 우리나라 음주량과 연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Hypertension Associated with Alcohol Consumption Based on the Facial Flushing Reaction to Drinking”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 언론에 보도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