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담뱃값 10% 오르면 전세계 흡연자 4200만명 감소한다

pulmaemi 2013. 11. 14. 10:50

‘담뱃값 비싸면, 흡연율 낮아’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담배가격이 10% 인상되면 흡연자수도 4200만명 감소하고 사망자수도 1000만명 줄어든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최근 ‘10월 금연이슈리포트(Tobacco Control Issue Report)’를 통해 국가별 담뱃값과 흡연율을 분석했다.

보고서(담뱃값 2011년 말보로 1갑 기준/ 흡연율 2009년 성인남성흡연율 기준)에 따르면, 담뱃값이 가장 비싼 노르웨이(1만6600원)의 흡연율은 31.2%인 반면, 한 갑 당 800원에 판매하고 있는 필리핀의 흡연율은 무려 46.8%에 달했다. 전체 성인 남성 중 절반 가량이 흡연자라는 셈이다.

우리나라(2500원)와 중국(2400원)은 필리핀 보다 담뱃값이 3배 가량 비싸지만 흡연율은 각각 49.3%, 50.4%로 더 높았다.

특히 답뱃값(가격 순)이 4000원 미만인 헝가리(42.7%), 말레이시아(45.6%), 한국(49.3%), 중국(50.4%), 베트남(40.0%), 몽골(48.2%), 필리핀(46.8%) 등 7개국의 흡연율이 모두 40%를 웃돌았다.

반면, 담뱃값이 1만원 이상인 호주(1만3300원), 영국(1만2000원), 캐나다(1만1500원) 등의 흡연율은 각각 19.9%, 22.0%, 19.1%로 낮았으며, 스웨덴(7800원)은 흡연율이 12.8%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담배제품을 규제해 흡연율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두 가지 접근법을 제안했다. 첫째는 담배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담배의 공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담배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가격조치는 바로 담배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인상하여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담배제품과 같이 기호물품의 경우 세금 인상을 통해 담배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담배사용을 줄이고 금연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담배가격을 10% 인상함으로 인한 잠정적인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격이 10% 상승하면 전 세계적으로 흡연자의 수가 4200만명이 감소하고, 1000만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담배가격이 70% 상승하면 세계에서 담배로 인한 사망을 최고 25%까지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담배값이 오르면 흡연자수 감소는 물론, 사망률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세금 인상을 통한 담배제품 가격 인상은 상대적으로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의 금연과 청소년의 흡연 예방에 효과적이다. 청소년의 경우 가격상승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담배가격이 높을수록 담배 구매가능성이 감소되어 흡연 시도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세계 각 국가는 담배가격과 조세정책을 통해 담배제품의 수요를 낮추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담배가격 및 조세정책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4년 12월에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409원 인상을 통해 가격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약 9년 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는 20.7%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제품은 가격이 전혀 인상되지 않아 오히려 저렴해졌다.

뿐만 아니라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의 비율도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권고하는 70%에 못 미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담배가격이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담배가격이 오르면 물가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담배가격을 10% 올리면 소비자물가가 0.085% 오른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 논의는 경제적 차원의 틀로 한정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