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승모 판막 협착증

pulmaemi 2009. 3. 17. 08:23

   
승모 판막은 심장의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판막으로 우리가 폐로 호흡을 하여 혈액에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시키면 이 피는 심장의 좌심방이라는 곳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피를 대동맥이라는 큰 파이프를 통해 온몸으로 뿜어내기 위해서는 승모 판막이라는 대문을 통과하여 좌심실이라는 실린더로 들어가야만 한다. 승모 판막은 대동맥 판막과 마찬가지로 일방통행만 허락되어 일단 승모판막을 통해 좌심실로 들어온 혈액은 대동맥으로만 나가야지 좌심방으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러한 승모 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을 승모 판막 협착증이라고 한다.

승모 판막이 좁아지는 원인은 소아에서는 선천성 질환이 대부분이며 어른에서는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이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한다.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은 현재는 그 유병율이 많이 줄어들었으나 과거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심장판막질환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였다. 이는 소아기에 류마티스 열이라고 하는 특정 세균감염을 경험한 환자에서 수년 혹은 수 십년에 걸쳐 판막 구조물들이 서서히 두꺼워지고 판막엽이 서로 붙고 여기에 석회화가 일어나 활짝 열려야 하는 판막의 입구를 물고기 입 모양으로 좁게 만드는 질환이다. 이러한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환자는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피가 들어가는 대문이 좁기 때문에 혈액이 충분히 들어오지 못하므로 대동맥으로 나가야 할 혈액양도 줄어들게 되므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므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하고 숨이 차는 증세가 발생하며 앞으로 가야할 혈액이 막히게 되므로 좌심방의 압력이 올라가고 이는 다시 폐정맥 압력을 증가시켜 폐부종을 유발한다. 환자는 폐부종으로 폐에서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여 숨이 차며 심하면 가래에 피가 보이기도 하며 좌심방이 비대해 지면서 심장의 크기가 커지면서 심방세동이라고 하는 부정맥이 80% 이상의 환자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 부정맥은 심장속에 혈전을 만들어 이것이 대동맥을 타고 날아가서 뇌혈관, 신장, 소장, 대장, 혹은 다리의 동맥을 막아서 뇌졸중, 신부전, 장허혈, 하지허혈 등을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인 것이다.

승모 판막 협착증에 대한 치료로는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풍선을 사용하여 좁아진 판막의 입구를 찢어주는 시술을 시도하여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치료로 증상의 개선이 안되는 경우에는 개심술이라고 하여 심장을 열어서 눈으로 보면서 승모 판막을 고치거나(성형술) 인조판막으로 치환하는 수술을 고려한다. 특히 승모판막 협착증은 판막의 변성이 심하므로 성형술이 만족스럽게 이루어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판막을 성형하고 난 후에 판막의 입구는 충분히 넓어졌지만 반대로 판막이 줄줄 새는 폐쇄부전증이 유발되었다면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치환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조광리·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