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5년새 2배 급증

pulmaemi 2013. 9. 26. 12:55

60세 이상 고령환자 비율 높고, 면역력-기저질환 유무 상관없이 발병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최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환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한통증학회가 ‘제3회 통증의 날 캠페인’을 맞아 최근 5년간의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약 8.5% 증가한 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약 15.4% 증가했다. 대상포진 환자에 비해 약 1.8배 더 많이 증가한 수치다.

환자 증가에 따라 관련 진료비도 2008년 약 63억원에서 지난해 약 119억원으로 1.8배 급증하며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진료비 부담도 함께 증가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에 의한 수포가 완전히 치료된 후에도 특징적인 신경병증 통증이 지속되고 감각이상 등이 있는 난치성 통증 질환이다. 환자가 고령인 경우와 함께 대상포진에 의한 급성 통증의 강도나 발진의 정도가 심한 경우, 발진 전 심한 전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상포진을 겪은 환자의 14~19%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70세 이상의 대상포진 환자의 경우 최대 50%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환자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를 연령별로 비교해보면, 전체 대상포진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의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최근 5년간 평균 32.7%에 그쳤던 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경우 60세 이상의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57.3%에 이른다.

대한통증학회 심재항 홍보이사(한양대학교구리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초·중기 암환자가 느끼는 통증보다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환자의 연령 즉, 고령이 주요한 발병 원인중의 하나”라며 “특히 노인 환자에서는 통증으로 인한 삶의 질의 수준이 심각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상반신의 중심부위 즉, 가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가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동안 전국 11개 2, 3차 의료기관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한 1414명의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흉추부(상반신의 중심, 가슴) 52.9%, 삼차신경(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 15.6%, 요추부(허리) 13.8%, 경추부(목) 13.1%, 천골(골반) 3%, 머리 1.4%, 무포진성 0.1% 순으로 발생했다.

또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특별한 기저질환의 유무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14.1%), 암(5.5%), 면역저하(0.5%)와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20.1%에 그쳤으며, 오히려 면역저하와 관련이 없는 기타 만성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가진 환자가 44.3%,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의 비율은 36.4%였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받은 치료법은 신경차단술로 척추부위에 통증이 발생한 환자 1,184명 가운데 95.1%인 1126명과 얼굴 및 머리에 통증이 발생한 환자 214명 가운데 97.2%인 208명이 각각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정맥 내 약물조사요법(23.7%), 고주파 치료(4.95%), 척수강 내 스테로이드 주입법(0.21%), 알코올 신경파괴술(0.28%)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심재항 홍보이사는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증가하는 추세다”며 “비약물적 치료방법 등 적극적인 조기치료를 통해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병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