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생계비에서 깎인 기초노령연금, 받으나 마나한 연금으로 전락하나?

pulmaemi 2013. 8. 22. 10:16

기초노령연금 받거나 일해도 생계비에서 깎이는 이상한 연금제도

 

[메디컬투데이 박민욱 기자]

기초생활수급자가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할 경우 기초생활보장 급여액에서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을 감하는 문제 때문에 기초노령연금이 유명무실하다.

◇기초노령연금 지급한다면서 그만큼 기초생활 생계비 깎아

기초노령연금은 지난 2008년부터 시행돼 현재 만65세 이상 전체 노인 중 소득인정액 기준독거노인은 83만원 이하,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132.8만원 이하의 소득하위 70%계층에게 매월 일정액 최대9만4600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서 시작한 기초노령연금이 우리사회의 가장 가난한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에게는 실질적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경기도에 홀로 사는 66세 A씨는 최근 대통령 공약으로 노인 전체에게 20만원을 준다는 기초연금도 자신과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현재 약46만원 정도의 기초생활급여를 받고 있지만 기초노령연금이 얼마나 인상되든 자신에게 돌아올 돈은 지금처럼 여전히 46만원인 것이다.

이는 기초생활수급 노인이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할 경우 기초생활보장 급여액에서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을 감하고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증액된 금액을 수령 받지 못하는 것 때문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최저생계비에서 모자란 만큼만 보충해주는 ‘보충급여의 원리’를 따르기에 감액된다.

즉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기초노령연금을 받아 늘어난 소득만큼 깎아 최저생계비에 맞추어 현금급여가 지급된다.

원칙대로 하자면 독거노인이 받을 수 있는 복지급여 금액은 기초노령연금 9만4600원(최대급여액)에 기초생활수급 현금급여46만8453원(최대액)를 합한56만3053원이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수령 전과 동일한 46만8453원을 받고 있다.

최동익 의원실에 따르면 이렇게 기초노령연금을 손에 한번 쥐어보지 못하고 깎이고 있는 노인은 약 38만명에 이른다.

◇ 가난한 노인 근로사업 참여비도 기초생활 생계비에 깎여

기초생활수급 노인들도 원하는 경우 자활사업 등의 근로에 참여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땀 흘려 받은 월급 역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원리에 빠져 노인들 원금이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복지부의 ‘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장애인의 근로 및 사업소득의 30%공제 적용’ 하도록 돼 있다.

자활근로 사업에 일하고 있는 노인은 연간 약 21만명이며 평균소득이 약15만원으로 기초생계비 46만8453원에 근로소득15만원을 벌어 지급되야 하는 돈은 61만8453만원이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근로소득의 30%에 해당하는 4만원만 추가된 51만4265원이 지급되고 있다.

자활근로사업 또한 최저생계비에서 부족한 부분만 채워주는 최저보장적 성격을 가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원리에서 비롯된다.

이와 같은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민주당 최동익 의원은 65세 이상 수급자가 받는 기초노령연금액을 일정액만큼 소득인정액에서 공제하거나 또는 근로에 참가해 얻은 소득에 대한 공제율을 현행30% 에서 50%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익 의원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초연금은 우리 사회의 가장 가난한 노인이라 볼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 어르신들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노후도 챙기지 못한 채 자식들과 산업화에 힘써온 어르신들에게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기초노령연금의 취지가 살려질 수 있고 힘들게 번 돈으로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민욱 기자(hopew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