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청년에게 꿈을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pulmaemi 2013. 7. 15. 17:29

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라는 책이 나왔을 때 속으로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이 나오는 것은 아닌데...' 싶어서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대학의 시간강사를 하는 분으로 기억하는데, 마침 그분이 "왜 아픈지나 아냐?"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더라. 그가 거기서 "도대체 네가 청년이 왜 아픈지는 알기나 하느냐? 그 아픈 마음을 팔아서 너는 돈을 벌고 앉아있냐" 하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나는 매 학기 강의를 하면서 마지막에 학생들에게 졸업생들이 취직을 못하는 것에 대해 내 스스로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 때는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취직 걱정을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일자리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많은 청년들이 취직이 잘 안 되는 것이 그들이 모두 다 못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들이 청년들의 일자리는 만들어 주지 않고 "너희들 열심히 해서 희망을 잃지 말고 더 갈고 닦아라"라고 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선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아프지 않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지금 청년들은 취직을 위해 열심히 스펙을 쌓고 있다. 아무도 스펙을 쌓지 않았을 때는 누가 증권관리사 자격증 같은 것 하나만 있어도 "어 이놈 봐라" 하면서 뽑아줬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 친구들이 그런 자격증 정도는 몇 개씩 갖고 있어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스크리닝에서 잘리지 않을 정도밖에는 의미가 없다. 이것은 절대로 학생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다. 증권관리사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그 친구에게 증권에 대해서 물어보면 정작 잘 모른다.

나는 국가가 청년들로 하여금 쓸데없는 데 돈과 시간을 버리지 말고, 차라리 기초학문을 열심히 공부하게 하고 또 열심히 놀게 만들어서 미래의 잠재적인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자꾸 경쟁만 시키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노량진에 가면 수십만 명이 고시 공부한다고 죽치고 앉아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큰 낭비인가. 대학 졸업생들의 취직이 계속 어려워지니 정부에서 예산지원이 좀 나왔는지, 학과별로 교수들에게 학생들 취업지도를 하라는 명분으로 한 명당 얼마씩 겨우 국밥 한 그릇 먹을 정도의 돈이 나오더라. 학생 상담해주라는 모양이었는데,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이게 어떤 특정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면 그 효과가 조금은 있을지 모르지만 전국 대학에서 모두 다 그렇게 한다고 하면, 이것은 전형적인 제로섬 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 졸업반 애들이 모두 국밥 한 그릇씩 먹고 끝나는 거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하는 짓이 딱 그 정도밖에 안 된다. 그렇게 취업지도를 해준다고 해서 직장이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정작 일자리는 만들어 주지 않으면서 너희더러 자기계발을 하라고 하는 것은 정말 웃기는 소리다. 청년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프레시안(최형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