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 교수/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40대 남자 A씨는 대기업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영업부에서 일하다 보니 회식이 잦고 술과 고기를 자주 접하는 편인 그는 직장 생활을 시작한 후 몸무게가 15kg이 늘었고 건강 검진에서 비만 판정을 받고 운동과 식이 요법으로 체중 조절을 하도록 권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바쁜 직장 생활을 핑계로 운동, 식이 요법을 게을리 했다. 회사 회식으로 과음을 한 어느날 새벽, 잠을 자고 있던 A씨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아파 잠에서 깼다. 전날 잠들기 전에 엄지발가락 부위가 약간 아프긴 했는데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잠이 들었으나 밤사이 통증은 점점 심해져 도저히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결국 A씨는 집 근처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통풍을 진단받았다.
선배 의사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우리나라가 잘 살지 못하던 7~80년대엔 통풍이란 병은 정말 희귀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통풍은 교과서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병이었고 아주 드물지만 병원에 통풍 환자가 내원하게 되면 모두들 통풍 환자를 직접 눈으로 보고자 환자에게 몰려들었다고 한다.
통풍은 “왕의 병”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왕이나 부유한 귀족들에게 통풍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빗댄 별명이다. 7~8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졌고 보릿고개라는 말도 옛말이 되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어 기름진 고칼로리의 음식과 술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이후 우리나라도 점점 비만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이와 함께 더불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관절에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요산은 세포의 DNA를 구성하는 핵산의 구성물질인 퓨린의 대사산물이다. 즉 퓨린의 수치가 높아지면 퓨린의 대사산물인 요산의 수치가 올라가게 되어 몸에 축적되는 것이 바로 통풍이다.
술과 고기를 즐겨하는 경우 몸에 퓨린이 많이 들어오게 되고 결과적으로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혈액 내에 과도하게 높은 농도로 요산이 존재하게 되면 혈액 내 요산은 과포화 상태가 되고 과포화된 요산은 관절 안에 침착되어 요산 결정을 만들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이 요산 결정을 외부의 침입자로 인식하여 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염증 관련 물질 때문에 관절에 극심한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급성 통풍은 말 그대로 관절이 갑작스럽게 아프고 붓는 염증이 있는 시기를 말한다. 전형적인 급성 통풍 발작은 주로 한 개의 관절이 아프고 대개의 경우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이 침범된다. 침범된 관절은 퉁퉁 붓고 극심한 통증이 오게 되는데 이러한 급성 통풍은 약 7-10일 정도 지속된다.
이러한 급성 통풍의 시기가 지나면 관절염은 씻은 듯이 낫고 아무런 통증이 없는 무증상기가 오게 된다. 무증상기는 대개 첫번째 발작이 온 후 수년간 지속되게 된다. 고요산혈증이 지속될 경우 통풍 발작은 몇 년만에 다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그 다음 발작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게 되어 만성적으로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만성 통풍이라고 한다.
급성 통풍은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7-10일 내에 저절로 호전이 되지만 만성 통풍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만성적으로 관절염이 발생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관절이 파괴될 수 있다.
급성 통풍이 대부분 며칠안에 호전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은 발작이 있을 경우에만 치료를 받고 증상이 없는 무증상기에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작-무증상의 과정이 반복될수록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호전되는 속도도 더뎌지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1년에 적어도 1-2번 정도 통풍 발작이 오는 경우엔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요산을 낮추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금주와 체중 조절이다. 과음은 통풍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한 위험인자로 많은 통풍 발작이 과음 후에 발생한다. 다양한 술 종류 중에서 맥주가 특히 통풍 발생과 연관이 깊다.
또한 체중 증가가 통풍 발생의 위험을 높이고 체중 감소가 통풍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이러한 금주와 절식을 통한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도 혈액 내 요산 농도를 다소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만성 통풍 환자들은 이러한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는 목표로 하는 요산 수치에 도달하긴 힘들고 약물을 통한 조절이 필요하다.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물에 몇가지 약제들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약은 알로퓨리놀 (allopurinol) 이다. 알로퓨리놀은 간에서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약으로서 특별한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는 경우 만성 통풍 환자에게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드물지만 약제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피부 발진, 발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치의의 주의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이외에도 프로베네시드 (probenecid), 벤즈브로마론 (benzbromarone) 등의 약물을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이들 약제들은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키는데 효과적이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요로 결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없다.
통풍은 인간이 가진 여러가지 질병 중 원인이 분명한 몇 안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면 통풍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설사 통풍에 이환되더라도 적절한 약물을 통해 꾸준히 치료받는다면 통풍 발작에 의한 관절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바쁜 직장 생활을 핑계로 운동, 식이 요법을 게을리 했다. 회사 회식으로 과음을 한 어느날 새벽, 잠을 자고 있던 A씨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아파 잠에서 깼다. 전날 잠들기 전에 엄지발가락 부위가 약간 아프긴 했는데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잠이 들었으나 밤사이 통증은 점점 심해져 도저히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결국 A씨는 집 근처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통풍을 진단받았다.
선배 의사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우리나라가 잘 살지 못하던 7~80년대엔 통풍이란 병은 정말 희귀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통풍은 교과서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병이었고 아주 드물지만 병원에 통풍 환자가 내원하게 되면 모두들 통풍 환자를 직접 눈으로 보고자 환자에게 몰려들었다고 한다.
통풍은 “왕의 병”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왕이나 부유한 귀족들에게 통풍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빗댄 별명이다. 7~8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졌고 보릿고개라는 말도 옛말이 되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어 기름진 고칼로리의 음식과 술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이후 우리나라도 점점 비만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이와 함께 더불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관절에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요산은 세포의 DNA를 구성하는 핵산의 구성물질인 퓨린의 대사산물이다. 즉 퓨린의 수치가 높아지면 퓨린의 대사산물인 요산의 수치가 올라가게 되어 몸에 축적되는 것이 바로 통풍이다.
술과 고기를 즐겨하는 경우 몸에 퓨린이 많이 들어오게 되고 결과적으로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혈액 내에 과도하게 높은 농도로 요산이 존재하게 되면 혈액 내 요산은 과포화 상태가 되고 과포화된 요산은 관절 안에 침착되어 요산 결정을 만들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이 요산 결정을 외부의 침입자로 인식하여 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염증 관련 물질 때문에 관절에 극심한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급성 통풍은 말 그대로 관절이 갑작스럽게 아프고 붓는 염증이 있는 시기를 말한다. 전형적인 급성 통풍 발작은 주로 한 개의 관절이 아프고 대개의 경우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이 침범된다. 침범된 관절은 퉁퉁 붓고 극심한 통증이 오게 되는데 이러한 급성 통풍은 약 7-10일 정도 지속된다.
이러한 급성 통풍의 시기가 지나면 관절염은 씻은 듯이 낫고 아무런 통증이 없는 무증상기가 오게 된다. 무증상기는 대개 첫번째 발작이 온 후 수년간 지속되게 된다. 고요산혈증이 지속될 경우 통풍 발작은 몇 년만에 다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그 다음 발작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게 되어 만성적으로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만성 통풍이라고 한다.
급성 통풍은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7-10일 내에 저절로 호전이 되지만 만성 통풍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만성적으로 관절염이 발생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관절이 파괴될 수 있다.
급성 통풍이 대부분 며칠안에 호전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은 발작이 있을 경우에만 치료를 받고 증상이 없는 무증상기에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작-무증상의 과정이 반복될수록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호전되는 속도도 더뎌지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1년에 적어도 1-2번 정도 통풍 발작이 오는 경우엔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요산을 낮추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금주와 체중 조절이다. 과음은 통풍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한 위험인자로 많은 통풍 발작이 과음 후에 발생한다. 다양한 술 종류 중에서 맥주가 특히 통풍 발생과 연관이 깊다.
또한 체중 증가가 통풍 발생의 위험을 높이고 체중 감소가 통풍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이러한 금주와 절식을 통한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도 혈액 내 요산 농도를 다소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만성 통풍 환자들은 이러한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는 목표로 하는 요산 수치에 도달하긴 힘들고 약물을 통한 조절이 필요하다.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물에 몇가지 약제들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약은 알로퓨리놀 (allopurinol) 이다. 알로퓨리놀은 간에서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약으로서 특별한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는 경우 만성 통풍 환자에게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드물지만 약제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피부 발진, 발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치의의 주의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이외에도 프로베네시드 (probenecid), 벤즈브로마론 (benzbromarone) 등의 약물을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이들 약제들은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키는데 효과적이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요로 결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없다.
통풍은 인간이 가진 여러가지 질병 중 원인이 분명한 몇 안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면 통풍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설사 통풍에 이환되더라도 적절한 약물을 통해 꾸준히 치료받는다면 통풍 발작에 의한 관절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editor@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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