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 교수/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퇴행성 골관절염은 성인 관절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많은 환자들이 이 질환에 의한 통증으로 일상 생활에 장애를 겪고 있다. 관절염은 그 자체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사람은 관절을 쓰지 않고는 생활할 수가 없으므로 관절 통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아프고 손을 조금만 써도 통증이 심하다면 일상생활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불행하게도 한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다. 많은 의학연구자들이 없어진 연골을 다시 만들고 재생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퇴행성 골관절염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이니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증을 참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퇴행성 골관절염은 근본적으로 치료되긴 힘들지만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퇴행성 골관절염의 치료 방법은 크게 비약물적 치료, 약물적 치료, 수술이 있다.
비약물적 치료 중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휴식이다. 반복적인 관절의 사용 후에 통증이 발생하고 휴식 후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사용 후 관절의 급성 통증이 발생하면 우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장기간의 휴식은 해당 관절 주변의 근육을 약화시키고 관절의 운동 범위를 좁게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12-24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면 해당 관절의 급성 통증은 호전되므로 이후에는 조금씩 관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무릎부위 퇴행성 골관절염의 발생과 깊은 연관이 있고 여러 연구를 통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무릎 부위 통증과 기능을 호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을 감량하면 할수록 무릎의 퇴행성 골관절염의 발생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 본인 체중의 5-10% 감량을 해도 무릎 부위 통증이 많이 호전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물리치료를 통해 관절의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절주변부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자체의 하중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도움이 된다.
사람이 서있을 때 몸을 지탱해주는 것은 관절 및 뼈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뼈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 (대퇴근, 허리 근육)이 체중의 많은 부분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퇴근을 운동을 통해 단련해 근육량을 늘리고 힘을 키운다면 관절이 감당해야하는 하중을 줄여주기 때문에 관절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많은 환자분들께서 관절염에 좋은 운동은 무엇인지 문의하시는데 퇴행성 골관절염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적절히 수행하는 것이 좋다.
험한 산을 무리하게 오르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은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을 준다. 또한 골프, 테니스 등의 운동을 할 때에도 골프채나 테니스 라켓을 손으로 세게 쥐고 운동을 할 경우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된다. 수영, 실내 자전거, 걷기 등은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관절을 보호하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 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퇴행성 골관절염에 사용되는 약물은 매우 다양한데 가장 흔히 쓰이는 약제는 진통제와 소염제 이다. 이들 약제들은 우리 몸의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여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대부분 경구 투여를 하지만 해당 부위에 부착하는 패취형 제제들(파스로 알려진 약제들임)도 나와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통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진통제는 단순히 통증만을 없애주고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진 못할 뿐더러 진통제 복용 후 살이 찐다거나 속이 쓰리는 등의 부작용이 많다고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닳아 없어진 연골을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적어도 퇴행성 골관절염의 경우에는 통증의 완화가 곧 치료이다. 따라서 퇴행성 골관절염에서 진통 소염제는 치료제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환자가 특별한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는다면 관절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진통 소염제 복용 후 소화불량, 소화기 궤양, 출혈, 하지 부종 등의 증상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고령이거나 소화기 궤양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이러한 진통 소염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엔 좀더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진통 효과는 가장 우수하지만 장기간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단기간의 통증 경감을 위해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연골 소실이 심하고 통증이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퇴행성 골관절염의 경우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전신 마취로 진행되고 환자의 심폐 기능, 내부 장기의 기능이 장시간의 마취를 견딜 수 있을 때 가능하므로 환자의 체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심폐 기능상 문제가 있을 경우 주치의와의 상의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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