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뛰노는 아이들, 놀이터 환경이 걱정된다

pulmaemi 2013. 4. 11. 10:17

예방 위해서는 귀가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세균 번식이 용이한 봄철, 더욱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봄날의 불청객 황사를 비롯한 각종 환절기 질병이 아이를 주시하고 있음은 물론 더 많은 세균들이 야외활동이 많은 성장기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은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 아이가 자주 오가는 어린이 놀이터다. 과연 안전할까.

◇ 아파트 놀이터 경계 주의보

날씨가 따뜻한 봄철에는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걱정 많은 한 엄마에게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아이들이 혹여 유해세균에 노출되는 건 아닐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1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과 일산, 분당 지역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 모래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

토양 오염 물질로 규정된 중금속 성분 가운데 특히 납, 카드뮴, 구리, 비소가 발견됐고 수은과 크롬도 나왔다. 서울과 경기 지역 288곳의 어린이 놀이터 모래 조사 결과 19.8%인 57곳에서 회충과 요충, 흡충 등 기생춘란이 검출됐다.

모래 속 기생충란은 주로 놀이터에 출입하는 개와 고양이의 분변들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밖에도 모래 속에는 대장균의 분원성 대장균, 일반세균 등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 혈중 납 농도 높으면 ADHD 유발 가능성

어린이 놀이터에서 나온 유해성분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해로울까. 모래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납의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성 장애, 중복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혈중의 납은 대표적인 ‘신경독’이다. 공기와 토양, 먼지, 물 등 환경 속에는 어디든 존재해 몸에 축적되어 수년에 걸쳐 배출되면서 중추신경 특히 영구적 뇌손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중금속과 지속성 유기화합물, 농약, 공기오염 등과 같은 환경위험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ADHD나 자폐증, 언어장애, 학습장애, 정신지체 등은 모두 환경성 질환으로 소아신경행동발달장애에 해당한다. 신체 및 정신이 나이에 비해 발달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 놀이터 모래 속에 숨은 비밀

모래 속 기생충알은 어떨까. 개의 배설물을 통해 나오는 개회충알의 경우 아이의 입을 통해 들어가면 복통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고 심하면 시력장애까지 일으키는 무서운 녀석이다.

또 야생 길고양이들의 배변으로 오염된 모래를 만진 손을 입으로 가져갈 경우 사람을 중간 숙주로 삼는 기생충 톡소포자충에 감염될 수 있다. 톡소포자충은 뇌, 안구 등에 염증을 일으켜 뇌염, 망막염 같은 위험한 증상을 불러온다.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흙이나 먼지를 만지지 않도록 하고 손을 잘 씻도록 해야 한다. 또 애완동물을 데리고 놀이터를 산책할 때는 꼭 배변봉투를 준비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감염 초기 증상은 약한 감기증세와 비슷하거나 아무 증세도 안 보인다. 그러나 어린아이와 같이 면역력이 약한 경우 뇌, 심장, 간, 귀, 안구에 염증이 발생하면 위험해진다. 또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어 임산부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세균과 각종 유해성분들이 숨어 산다. 특히 비위생적인 모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주범이다. 최근에는 어린이 놀이터 모래클리닝, 정기적인 모래 뒤집기, 항균제 도포작업, 놀이기구 소독 등을 통해 세균 감염을 막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