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에 푸른 식물들과 맑은 공기가 있는 숲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백병원 김원 교수팀(신경정신과)은 우울증 환자 63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에 기반을 둔 치료 프로그램을 △숲에서 진행한 그룹 △병원 환경에서 진행한 그룹 △일반적인 외래진료만을 실시한 대조군 그룹으로 나눠 4주 동안 주 1회당 3시간씩 시행한 결과, 숲이 치료에 더 도움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4주 동안의 프로그램 전후의 우울증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해밀튼 우울증 척도(HRSD)와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척도(MADRS)를 시행했고 심박 변이도 검사 등 을 조사해 우울증 환자들의 생리적 지표 변화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한 전과 4주 후 HRSD 점수는 각각 숲 그룹이 15.69점과 8.4점, 병원 그룹은 15.79점과 11.58점, 외래 그룹은 16.9점과 14.81점으로 나타나, 숲 그룹이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 감소폭이 큰 경향을 보였다.
MADRS 점수에서도 숲 그룹의 증상 호전도가 병원 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프로그램 전 23.7점에서 4주 후엔 11.83점으로 10점 이상 감소한 것. 병원 그룹은 25.24점에서 20.32정도로 소폭 감소했으며 외래 그룹은 25.27점에서 23.33점으로 감소가 미미했다.
또한 완전한 회복을 뜻하는 우울증상의 관해는 일반적으로 HRSD 점수가 7점 이하에 도달한 경우를 뜻하며, 이번 연구에서는 숲 프로그램 그룹의 61% 프로그램 후 관해에 도달했다. 반면 병원 프로그램 그룹의 관해율은 21%, 외래 그룹은 5%에 불과했다.
심박 변이도 검사에서는 숲 프로그램 그룹에서 4주 뒤 심박 변이도가 증가해 스트레스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안정된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연구팀은 숲에서 시행한 프로그램이 우울증으로 인해 경직된 신체 반응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김원 교수는 "숲에서 시행한 인지행동치료가 약물치료 중인 주요 우울증 환자들의 잔류 증상 호전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며 "숲의 어떤 요소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쾌적한 숲의 물리적 요소들과 숲의 생태를 이해함으로써 얻는 인지적 요소, 자연스러운 활동을 증진시키는 행동적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우울증상을 호전시키며 생리적 균형도 증진시킨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