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설립자와 총장까지…사학재단 비리 ‘들통’

광주지검, 4명 1000억 대 횡령·착복 혐의 기소

 

［메디컬투데이 김보라 기자］

서남대 설립자와 총장 등이 소액 쪼개기, 자금 돌리기 등 다양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교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서남대와 신경대 비롯해 5개 대학을 설립해 1000억 원대 교비를 횡령한 설립자 이모씨 등 4명을 구속, 관련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앞서 2007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공사대금을 가장해 서남대 등 4개 대학의 학교비 898억 원과 자신이 설립해 운영하던 성아 건설 자금 106억 등 1004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횡령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 등 타인의 이름으로 등기해 명의를 신탁하기도 했다.

횡령한 교비 중 120억 원을 현금으로 사용했으며 12억2000만 원으로 서초구 반포에 있는 아들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이씨는 서남대 의과대학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서남대 남광병원 등에 214억 원을 사용했다.

특히 이씨는 광주 소재 남광병원 6층 8개 입원실에 법인기획실을 몰래 설치하고 전국에 있는 각 대학과 건설사의 재무회계를 통합해 조직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기획실에는 중간관리자 한모씨와 각 대학교의 경리직원 등 15명이 상시 근무했으며 이씨는 법인기획실에 매일 출근해 모든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결재했다.

이씨는 교비를 횡령해 형사 처벌을 받은 1998년 12월 이후 학사 관련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학들을 완벽하게 장악, 운영해 온 것이다.

앞서 이씨는 지난 1998년 12월 교비 409억 원을 횡령하고 이를 대학설립·이전비용, 병원인수비용, 자녀 유학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고, 2007년 2월에도 서남대 교비 3억 8000만 원을 횡령해 개인대출채무를 변제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자금 중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교 교비를 무단으로 전용하는 사학 재단의 비리를 지속적으로 엄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보라 기자(bol82@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