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남성 치매환자, 왜 대우 못 받나 *

pulmaemi 2012. 12. 5. 15:09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도 필요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우리나라에는 약 53만명의 치매 환자가 존재한다. 이 중 여성 치매 환자가 남성 치매 환자에 비해 약 1.5배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53만명의 치매 환자 중 약 15만명만을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38만 명의 환자는 정부의 지원과 보호를 못 받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남성 치매환자만을 봤을 때 그 사각지대는 좀 더 넓다.

◇ 정부,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환자는 ‘이중고’

최근 치매로 인한 자살이나 간병 살인, 실종 등 치매로 인한 개인과 가정의 비극이 잇따르고 있는 현실이다. 급격한 고령화 속도에 비례한 치매 환자의 급증으로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치매환자 수는 약 53만4000명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이중 국가가 지원하는 요양시설,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사람은 14만900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약 38만 명은 가정에서 돌보고 있는 현실이다.

201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질환별 1인당 진료비에 따르면 치매는 310만원으로, 당뇨 59만원의 5배가 넘는 수준이고 뇌혈관 질환 204만원이나 심혈관 질환 132만원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진료·치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 보건복지부의 치매관련 예산은 ▲치매치료 관리비 지원 117억원, ▲치매병동 구축 90억원 ▲치매병원 BTL 정부지급금 17억원 ▲국가치매관리사업 운영 13억원 등 총 239억5000만원이 편성돼 있다.

그러나 복지부의 치매관련 예산 중 환자를 직접 돌보는 가족과 국가지원을 받지 못하는 38만명의 치매환자를 위한 예산은 전혀 편성되어 있지 않으며 치매치료관리비 지원항목으로 편성된 117억원도 65세 이상 저소득층 치매 환자들에 한해서 월 3만원 정도의 약값을 지원하고 있는 현실이다.

◇ 제외받는 38만명의 환자 중 ‘남성 치매환자’는…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은 2007년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따라 급증해왔다. 노인요양시설은 노인전문병원과는 다르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고령이나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입소시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

한 요양원 관계자에게 남성 치매환자에 대해 묻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원 자체가 노인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위한 곳이라 정원이 많지는 않다. 그 중 남성 치매환자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요양원 관계자에 따르면 남성 치매환자의 경우 여성환자와 달리 여러 명이 같이 붙어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갈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어느 요양원이든 여성 요양사가 많기 때문에 만약 남성 치매환자가 폭력적인 행동을 할 경우 제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사의 월급이 많지는 않다. 때문에 남성 요양사들이 굳이 이런 곳에 오려고 하지도 않고 요양원 쪽에서도 굳이 없는 예산을 쥐어짜 남성 요양사를 뽑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관계자는 “정부가 치매와 관련해 지원을 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좀 더 세부적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요양시설 확충이나 남성치매환자를 돌보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