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지향위, 아직 확진방법 없어...지속 관찰이 중요
예전과는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은 나이가 듦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로가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즉 걸을 때 한쪽 다리가 끌리거나 젓가락질과 같은 미세한 동작이 안 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며 손떨림, 팔다리가 뻣뻣해짐, 보행 장애 등의 증상들을 통해 병을 진단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지향위)는 2009년 새해 첫 질병·건강정보로 '파킨슨병'에 대한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지향위는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뿐 아니라, 증상이 있더라도 중풍이나 허리디스크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서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환자 수가 조사된 바는 없으나, 약 5만 명 내외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향후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킨슨병은 사람의 뇌에서 ‘흑질’이라고 불리는 부위의 신경 세포가 점차 죽어감에 의해 발생하며, 신경 세포가 죽는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뇌에서 신경 세포가 하는 역할은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생성·분비해 사람이 동작을 적절하게 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세포의 소실로 자발적인 운동의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으며, 환자의 병력·증상·진찰소견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떨림, 팔다리가 뻣뻣해짐, 동작이 느려짐 및 보행장애를 들 수 있다. 대게 이러한 증상은 초기에 몸의 한쪽, 즉 오른쪽이나 왼쪽 팔, 다리에서 나타나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다른 질환과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
손떨림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 스스로, 혹은 가족들이 쉽게 이상증상을 발견해 비교적 빨리 병원을 찾게 되지만, 약 30~40% 환자들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이러한 경우 조기진단이 어렵다.
또한 팔다리가 뻣뻣한 것은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기 전에 자각증상만으로는 느끼기가 힘든 것이 보통이며, 이러한 경우 지속된 근육의 수축으로 인하여 한쪽 팔이나 다리에 은근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많은 경우 척추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오인되어 MRI 등의 척추 검사를 하게 되고, 여기에서 약간의 이상이 관찰되면 목이나 허리의 디스크로 오진하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뿐만 아니라 한쪽 팔 다리에서 동작이 느린 것은 환자의 동작을 자세히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으나, 환자 스스로는 마비되는 것으로 느끼고 중풍 또는 뇌졸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흔하다.
중풍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이 비교적 갑자기 발생하게 되며, 파킨슨병의 증상처럼 증상이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또한 중풍에서 나타나는 마비는 힘이 감소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운동의 속도가 느려질 뿐, 힘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차이점이 있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파킨슨병과 치매를 혼동한다. 치매는 기억력,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환자의 운동 능력은 대게 유지가 되지만, 파킨슨병은 인지 기능의 장애가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서 노인이나 병이 오랫동안 지속된 사람에게서 치매가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