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콘택트렌즈 함부로 착용하다 실명위기 가능성 높다 *

pulmaemi 2012. 11. 1. 10:29

청소년 10명 중 3명 부작용…안과의사 처방 및 정기검진 필요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콘택트렌즈를 함부로 사용하다가 실명 위기에 이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력이 나쁘지 않은데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하다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는 10대들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한안과학회가 2011년 대안안과학회 추계 학술대회 숙제보고를 바탕으로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10월부터 2010년5월까지 전국 22개 의료기관과 개원 안과에서 치료받은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중 499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합병증은 각막 미란(25.9%)였고 그 다음이 무균적 침윤(19.2%), 알레르기 질환(11.2%), 각막궤양(9.4%), 건성안(9.2%) 등이었다.

2012년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각막염 질환의 진료비 자료 분석결과 각막염이 최근 6년간 연평균 6.8%씩 증가하고 있으며 20대 여성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미용목적의 콘택트렌즈 사용 인구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콘택트렌즈 인구는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각막궤양의 경우 2004년의 6%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대한안과학회는 밝혔다.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의 89%인 445건이 안경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안경점에서 콘택트렌즈를 구입할 경우 렌즈를 장착할 때 눈의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안과검사를 할 기회를 놓치기 쉽고 이후 안과 정기검진도 잘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학회는 말했다.

◇ 10대 청소년들 컬러렌즈 수돗물에 씻어 서로 바꿔 끼기도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사실은 10대 청소년의 콘택트렌즈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학회는 말했다. 전체 부작용 사례의 33%(164건)가 10대 청소년이었으며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37건이나 됐다.

2004년 대한안과학회의 콘택트렌즈 실태조사에서는 주요 착용 연령대가 20대 여성이었으며 10대 청소년의 부작용 사례가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학회 측은 밝혔다.

부작용을 경험한 10대의 47%는 컬러렌즈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컬러렌즈 합병증을 겪은 10대 10명 중 7명은 눈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했다는 점. 초-중학생의 상당수가 부모의 동의 없이 컬러렌즈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관리 감독도 힘들고 눈에 문제가 생겨도 안과를 찾지 않아 합병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부작용 사례 중에는 컬러렌즈를 착용하다 학교에서 수돗물에 씻어서 친구들과 서로 바꿔 사용한 경우까지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중 232명이 소프트 콘택트렌즈, 210명이 컬러렌즈 사용자였다. 지난 2004년 대한안과학회의 콘택트렌즈 실태조사에서 컬러렌즈를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컬러렌즈 사용자가 급증했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 사례도 크게 늘었다.

◇ 콘택트렌즈는 눈과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

콘택트렌즈는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인 눈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인데도 안경처럼 쉽게 생각하고 안경점에서 쉽게 구입해 사용하는 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학회는 말했다.

콘택트렌즈는 눈의 굴절력과 형태에 따라 맞춤 처방해야 하며 콘택트렌즈 장착 후 이로 인한 각막 등의 손상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제대로 처방됐는지를 확인하는 안과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콘택트 렌즈를 처방하는 단계부터 안과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시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원추각막, 각막의 미세한 선천성 이영양증, 초기백내장, 녹내장, 초기 망막질환, 사시 등 안과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할 경우 각막의 지각력이 둔감해질 수 있으며 각막 이상 등 안과질환으로 시력저하가 천천히 진행될 경우 콘택트렌즈 사용자가 이를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과를 찾았을 때는 이미 상태가 매우 악화된 경우가 많다.

특히 하드콘택트렌즈의 경우 각막 비틀림 현상이 흔히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교정하지 않고 계속 렌즈를 사용할 경우 렌즈의 위치가 점점 더 나빠지고 이로 인해 세균성 각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이상렬 이사장은 “콘택트렌즈를 처음 착용할 때부터 안과의사의 처방과 정기검진이 필수적인 이유는 합병증이 발생할 때 이를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가 안과의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