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급성 복통환자 응급진단은 CT보다 초음파가 효과적

pulmaemi 2012. 9. 14. 08:55

이관섭 교수, ‘장 초음파의 임상적 이용’ 발표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맹장염, 장염, 게실염, 탈장 등 급성 복통환자의 응급진단은 CT보다 초음파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초음파 검사는 검사시 환자가 편안하며 인체에 해가 없기 때문에 영상의학 검사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검사법이나 초음파의 특성상 공기나 뼈에 대한 투과율이 낮아 폐나 위장관, 신경계 이상을 알아보기 어렵고 다른 연상 진단 방법에 비해 검사자에 따라 병변의 발견율과 진단의 정확도가 차이가 난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영상의학과 이관섭 교수는 오는 19일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열리는 ‘제5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주제-영상의학 분야에서의 발전: 기초에서 임상까지)에서 ‘장 초음파의 임상적 이용‘을 주제로 위장관 질환 초음파 진단에 대한 최신 지견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관섭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전혀 없고 반복적으로 시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의 장기 및 그 속의 병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위장관 초음파에 대한 정상 및 비정상 소견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숙련된 위장관 초음파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CT로 못 찾은 맹장염 초음파로 진단

최근 10년 간 CT 기법이 발달하고 이용도가 많아지면서 충수돌기염(이하 맹장염)을 진단하는데도 CT가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시행하기가 불편하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초음파 검사보다는 CT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관섭 교수는 “CT 검사를 통해 방사선에 노출이 되면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고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성인보다 방사선에 훨씬 더 민감하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응급복부 질환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맹장염의 1차적인 진단 방법으로 특히 소아의 경우 초음파를 이용하고 초음파에서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 CT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에는 이관섭 교수팀이 초음파 검사의 보완역할을 추정하기 위해 급성복통을 호소해 맹장염이 의심되는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CT 검사를 시행했고 검사 결과를 ‘확실한 맹장염’, ‘맹장염일 것 같다’, ‘CT검사만으로 진단하기 애매하다’, ‘맹장염이 아닌 것 같다’, ‘정상이다’라는 5항목으로 분류 후 다시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CT 검사에서 아마도 맹장염일 것이라고 진단된 32명의 환자 중 7명이 맹장염인 것으로 밝혀졌고 CT 검사만으로 진단이 애매하다는 환자 16명 중 7명이 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아마 맹장염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 받은 환자 12명 중 2명이, 정상이라고 진단 받은 41명 중 5명이 초음파 검사를 통해 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이관섭 교수는 “이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초음파 검사가 CT 검사의 오진을 줄이고 맹장염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주파에서 고주파 순으로 탐촉자 사용

위장관 초음파는 2-5 MHz 탐촉자를 사용해 시작한다. 검사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상복부에서 시작해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부위와 위를 관찰한 후 십이지장과 소장을 관찰하고 대장의 주행방향을 따라 가면서 직장까지 관찰하면 된다.

상복부 초음파를 시행할 때 선별검사(screening)로 위장관을 관찰하는 데는 약 2~3분의 시간이면 가능하다. 위의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5~10 MH의 탐촉자를 이용해 병변부위를 세밀하게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주파수 탐촉자(low frequency transducer)를 사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고주파수(high frequency) 탐촉자를 사용할 경우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병변을 찾는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저주파수 탐촉자를 이용하여 전체적인 장의 상태를 파악한 후 고주파수 탐촉자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점진적 압박법으로 용이한 검사 가능

위장관 초음파를 시행할 때 이용하는 점진적 압박법(graded compression technique)은 탐촉자를 사용해 복부를 점진적으로 누르면서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이다.

공기와 분변(feces)을 밀어냄으로써 장관의 관찰을 용이하게 해주고 탐촉자와 장사이의 거리를 짧게 해줌으로써 특히 고주파수 탐촉자의 투과성(penetration)을 좋게 해주며 압박에 의한 병변의 경직(rigidity) 여부와 압박에 대한 반응을 봄으로써 염증을 동반한 지방층과 정상적인 조직을 구별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정상장관(normal bowel loop)은 압박이 되지만 병변이 있는 장은 압박이 되지 않고 또 급작스레 압박을 가했을 때 통증으로 인해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기가 어렵지만 점진적으로 압박함으로 서 통증을 줄여 환자가 효과적으로 초음파검사에 협조하게 할 수 있다.

이관섭 교수는 “초음파 검사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방사선 피폭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장 초음파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양한 장 질환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