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기억 재구성 과정의 시냅스 메커니즘 밝혀

pulmaemi 2012. 9. 7. 09:26

국내 연구진, 기억 재구성에 대한 기존 이해 심화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억의 조각들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시냅스 수준에서 규명했다.

이는 기억의 재구성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시냅스 수준에서 기억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견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이는 서울대 강봉균 교수, 이수현 박사와 곽철정, 심재훈 박사과정생이 주도하고 에릭 캔델 교수가 참여한 연구로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과 WCU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8월 1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교과부에 따르면 기억은 개체가 경험한 것을 저장, 유지, 회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다양하게 재구성된다. 이러한 기억은 저장 기간에 따라 수초에서 수십 분간 유지되는 단기기억과 며칠에서 수십 년간 유지되는 장기기억 등으로 나눠진다.

이 중 장기기억은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에 의해 시냅스의 구조가 변하는 경화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회상을 통해 떠올려진 장기기억은 재경화 과정을 거쳐야만 다시 안정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봉균 교수 연구팀은 이 재경화 과정이 이루어지려면 시냅스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동일한 시냅스에서 일어나는지 혹은 별개의 시냅스에서 일어나는지 여부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강봉균 교수 연구팀은 재경화 과정에서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모두 동일한 시냅스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군소(바다 달팽이 일종)를 이용해 처음으로 규명했다.

또한 감각 신경세포와 운동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에 의해 저장되는 민감화 기억이 재경화될 때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군소의 민감화 기억은 재경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단백질 합성 저해제’로 지울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단백질 분해 억제제와 단백질 합성 저해제를 함께 처리하면 단백질 합성 저해제에 의해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실제 기억이 재경화 될 때 동일한 시냅스 내에서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봉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억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시냅스수준’에서 처음으로 규명한 의미 있는 성과로 향후 특정 기억을 유지하거나 지우는 과정으로 응용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강 교수팀은 기억을 저장할 때 동반되는 시냅스 경화 과정이 조절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군소 민감화 기억이 저장될 때 시냅스가 경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 ApC/EBP라는 단백질의 발현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경화과정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 단백질의 발현이 어떠한 방식으로 조절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시냅스 경화 과정에 중요한 유전자인 ApC/EBP의 mRNA를 ApAUF1이라는 단백질이 전사 후 조절 메커니즘을 통해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도 교과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과 WCU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같은 학술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9월 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