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도박문화 캠퍼스까지…일부 대학생, 수업료까지 도박으로 탕진

pulmaemi 2012. 8. 27. 10:38

도박에 관대한 환경, 대학생 46.8% “적당히 즐긴다면 문제없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도박에 관대하며 일부 대학생들은 수업료 혹은 기숙사 비용을 도박으로 잃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대구가톨릭대학교 김영호 교수(정신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전국 10개 대학교 재학생 4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4%가 지난 1년간 도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남자가 여자보다 도박을 더 많이 했고, 저학년 보다는 고학년이 도박에 참여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대학생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도박 종류는 로또, 온라인 게임도박, 화투와 카드, 연금복권, 스포츠토토, 인터넷 도박 순으로 나타났다.

도박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의 경우 도박을 하는 이유로 “재미있어서”라고 답한 비율이 46.3%로 가장 많았고, “인생역전 혹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 23.7%로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은 도박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38.2%)를 첫 번째로 꼽았고, 다음으로 승부욕과 긴장감, 집중감을 준다(22.7%)고 답했다. 인생역전, 일확천금에 대한 생각은 14.9%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반면, 도박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중독이 된다(58%)가 가장 많았고, 돈을 잃는다(35.3%)와 인생파탄과 사회생활의 문제를 유발한다(16.9%) 순이었다.

도박이 대학교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66.1%로 도박이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응답 30.9%보다 더 많아 대학생들은 도박행동에 관대하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성향을 보였다.

또한 도박행동에 대해 46.8%가 적당히 즐길 수만 있다면 아무문제 없다고 답했으며 도박이 바람직하지 않다,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41.1%로 대학생의 도박허용에 대한 의견이 규제에 대한 의견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성인의 도박중독자 비율은 6.1%였으나 대학생 문제성도박자 비율은 11%에 달했다. 아울러 2009년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총비용이 약 78조원, GDP 대비 7.3% 등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실제 일부 대학생들은 도박 후 직접적인 폐해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영호 교수에 따르면 조사결과 수업료 혹은 기숙사 비용을 도박으로 잃는 경우도 있으며, 도박 때문에 수업에 빠지고, 온라인 도박 사이트 출입으로 밤을 새어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많은 경우 학교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을 한 대학생도 있다.

김영호 교수는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도박문제 고위험군 대학생 집단은 난잡한 성생활, 알코올 사용, 불법 약물 사용에 있어서도 고위험군인 경향이 있다”면서 “대학생의 도박은 음주, 흡연, 약물사용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음주자 집단, 흡연자 집단, 약물사용 경험이 있는 집단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대학생 전체 유병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고 대학생의 문제도박은 자살생각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자살생각을 자주 하는 집단에서 도박중독 유병률이 매우 높았다”며 도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같은 대학생 도박문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김 교수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국민 예방교육과 홍보 그리고 접근성 높고 체계적인 지역사회 도박중독 예방 치유 서비스의 제공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choice051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