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안철수 바람도 실력?, 겉도는 말과 행동, A사 *

pulmaemi 2012. 7. 31. 16:41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어제 안철수의 10년 전 『최태원 선처규명』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같이 좀 놀던 재벌 2ㆍ3세와 벤처 벼락부자 간의 사교ㆍ투자ㆍ연구(?) 모임이었던 V-Society(VIP Society 약자 아닐까)라는 모임의 회원들이 익명으로 재판부에 낸 탄원서에 안도 같이 서명한 것이다. 그는 최근 그의 책에서 머니게임과 화이트칼라 범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처벌 강화와 기업주 전횡, 주주일가의 사적 이익에 대한 유전무죄를 언급해 왔기에 변명의 여지없이 즉각 사과하는 이외에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원래 재벌 2ㆍ3세는 자기들이 노블레스 계층이라 착각하고 철저히 자기들끼리만 어울린다. 술자리, 골프, 투자정보교환, 사적 모임, 가족모임 등에 있어 엄격히 자기들만의 사교모임을 만들고 자격심사를 통해 물 관리를 한다. 브이-소사이어티는 내로라하는 재벌2세들이 주도해 만든 모임에  특별히 DJ 당시 벤처 붐으로 벼락부자가 된 벤처오너들을 가입시켜 준 것이다. 아마 투자정보 공유 목적으로 추측된다. 평소 중견기업이나 신출내기 부자들은 졸부라고 업신여기며 철저히 구별하던 재벌 2세들이 일부 벤처 오너들을 그들만의 모임에 가입시켜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대해 신생 벤처 오너들은 황공무지한 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서로 비슷한 이들이 모였으니 그들에게 일상적으로 생기는 분식회계나 탈세 주가조작 등에 대해 범죄의식 조차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탄원을 한것이다. 

 

2. 나는 안철수의 지금 하는 말과 실제 살아온 행동이 일치한다고 생각했으면 나부터 안철수의 극렬지지자가 되었을 것이다.

 

기존 여야를 다 싫어하는 사람에게 안철수의 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는 있다. 그러나 그의 말과 그가 살아온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에 그 위선에 대가를 꼭 검증하고 치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아무리 한국 정치가 썩었어도 이제 개나 소나 과거를 세탁하고 깨끗한 척 고상한 말을 입에 달고 대선을 거저 먹으려는 꼴은 두 눈 뜨고 더 이상 보기가 힘들다. 나는 2008년 전후 과거 유명 벤처회사들과 제3섹터 방식으로 벤처회사를 설립한 적도 있고 이 일 때문에 당시 벤처 업계의 인물 몇몇과도 교류한 바 있어 그 업계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오늘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이 『바람도 실력이다』는 제하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늘어놨다. 그는 안철수가 시간을 끌며 버티다가 최근 다시 책과 TV에 등장하며 『시즌 2』를 시작한 것은 매우 영리하거나 기막히게 운이 좋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검증의 링에 오르면 잽 몇 방에 KO가 된다고? 글쎄다. 이미 그의 룸살롱 출입이나 BW 발행, 재벌회장 구명운동 등은 여의도 찌라시(소식지)라 잡지에 오르내린지 오래다. 하지만 대세는 ‘그 정도는 봐준다’는 쪽이다. 벤처 거품 때 흥청대다 회사 말아먹은 경우보다 훨씬 양반이라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안철수의 소비자(유권자) 심리를 정확히 겨냥한 마케팅은 절묘하고 그의 타이밍 포착 조차도 절묘하며 결국 『안철수 바람은 실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글을 기사라고 쓰는 사람이 주요 신문사 간부인 것이 한국 언론 수준이기에 안철수 바람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BW 의혹을 알면 쓰면 되지 그 정도는 봐준다는 것이 여론이라는 것은 과연 누구의 말인가? 자기 말을 마치 여론의 대세처럼 포장하는 이런 사람이 언론사 간부라 할 수 있는가? 

 

3. 드라마 『추적자』에 모든 정치적 의혹이나 비리는 『복잡하게 만드는게 원칙』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안철수 진영의 전략은 최태원 구명, 입대 날 관련 거짓 등 심각한 비리가 아닌 것은 사소한 착오나 사과로 재빨리 마무리 하려 한다. 반면, 사회적 지탄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일 수 있는 의혹이 있다면 되도록 복잡하게 만들고, 이미 나왔던 이야기며 여론이 양해 한다는 식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안철수는 검증에 자신의 명줄이 달려 있기에 그간 구축해 논 정계, 사정기관, 언론계, 재계 등 온갖 인맥을 통해 이를 버티어 내려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감출 수는 있어도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살아온 행적은 발자국으로 남아 있어 아무리 되돌아가 지우려 해도 모두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앞선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글에도 『룸살롱 출입』은 그 정도는 봐준다며, 스스로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는가? 치명적 B형 간염으로 여러 차례 장기간 입원하고 요양한 사람이 룸살롱에 가서 물만 마셨겠는가? 왜 룸살롱 문제를 봐줄 수 있는 문제라고 했겠는가? 어쩌다 한두 번 간 일이면 먼저 이렇게 신문 지상에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간염환자가 룸살롱 출입을 얼마나 자주했기에 의혹의 대상까지 되는가? 이 칼럼의 배경에는 선제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해명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 물타기식 의도가 엿보인다. 이 문제는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검찰조사설 및 진단서 제출 의혹과 서로 긴밀히 연계되는 문제인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안철수 원장은 본인의 입으로 직접 위의 사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있다. 깨끗이 납득이 가도록 해명한다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 

 

4. 여기서 A사라 불리는 벤처회사와 관련한 보도기사가 있다. 

 

 

<한국일보 2002년 4월 1일>

 

벤처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1일 벤처업체들로부터 거액의투자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국산업은행 벤처지원팀장 강성삼(48)씨의 계좌에서 10억원 안팎의 뭉친 돈을 발견, 또 다른 벤처투자 비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돈의 출처를 집중 추적 중이다. 


검찰은 이날 강씨의 9억여 원 상당 예금계좌와 부동산에 대해 재산 도피를 막기 위한 추징보전 조치를 취했다. 


검찰은 산업은행이 보안관련 유명 벤처업체인 A사에 투자해 지분 1.9%(13만3,000여주)를 보유하고 강씨가 2000년 3월 A사 등 3개 벤처의 비상근이사로 등재된 사실을 확인, 산은의 투자 과정에서 강씨가 금품이나 주식을 받았는지 조사 중이다.

A사 관계자는 “강씨는 대주주인 산은에서 파견된 당연 직 이사이며 회사 주식을 보유하거나 급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산업은행 간부에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장미디어 대표 장민근(張珉根)씨의 정ㆍ관계 로비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는 한편 구속된 반도체칩 제조업체 아라리온 대표 정자춘(鄭子春ㆍ42)씨가 횡령한 회사자금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10억원의 용처에 대해 추적 중이다.



위 내용은 2001년 말 이후 무렵 검찰이 대대적으로 ①각종 게이트 ②공적자금 ③4대 구조조정기금 및 정보화 촉진기금 ④금감원 인지 사안 ⑤최모씨 게이트 ⑥기타 벤처비리 기획수사 등을 수사할 때 서울지검 특수3부에서 진행된 한 『벤처비리』 보도 내용이다.

 

당시 벤처 기업의 윤리와 투명성을 발바닥 수준이었으며 경영공시 등에 허위사실 유포는 일반적이었다. 자금 조달과 주식상장 등에 온갖 편법과 뇌물이 횡행했다. 벤처회사는 국책은행 등의 투자자체가 기업의 신인도와 연결되었기에 산은 등 국책은행 간부 여럿이 투자대가라 파견이사로서 편의제공의 대가로 주식을 받았고 위의 보도는 무수한 그런 사례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과연 이 A사가 어느 회사일까? 

 

5. 당시 벤처업계는 윤리나 신뢰는 개가 물어간 일이고 황금을 향해 모두 눈이 멀어 있었다.

 

당시 벤처비리를 보도한 신동아 기사 내용을 보면 『사실 벤처업계를 둘러싼 주가조작, 정ㆍ관계로비, 펀딩ㆍ부정비리가 횡행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문기자 출신의 한 벤처 기업인은 ‘요즘도 ‘죄 없는 사람이 돌을 던지라’는 식으로 말하고 다니는 CEO가 적지 않다. 서로 다 알면서 해먹는 것이다. 죄의식도 별로 없다. 회계 조작이나 가라 매출, 허위공시, 내부자 거래, 권력자에 대한 로비, 차명투자, 불법적 자금조달, 공금유용, 하룻밤 수백 만원씩 하는 룸살롱 접대..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저지른 일은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한 벤처업계 사장 말이 나온다

 

또 기사에는 『금감원이 검찰에 통보하거나 행정처분을 내린 주요 내사업체만 해도 (정부)기금투입 상장사가 74개중 21개에 이른다며 이 중 상당수는 기금이 자사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등을 인수하는 시점을 이용해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라는 말도 나온다. 당시 이 벤처비리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 직원, 산업은 임원 및 간부, 정통부 간부 등 숱한 인물들이 적발 처벌을 받았다. 한국일보, 신동아 기사는 이때 진행된 무수한 비리 관련 보도 기사 중의 하나이다.

  

6. 안철수는 『머니게임』이나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최태원 구명 탄원 건은 사과만 하면 되며 나머지는 국민이 판단할 도덕성과 위선의 문제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약  그가 살아온 과정에서,『머니게임 및 화이트 칼라』 범죄에 관해 본인과 관련된 구설수가 등장한다면 이는 대통령 출마의 치명적 결격사유가 될 것이다. 안철수의 BW 의혹에 대해 『대세는 그 정도 는 봐준다』고 하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황당한 칼럼은 왜 지금 그러는지,그 취지와 배경이 매우 의심된다. 안 원장은 위 기사에 나온 A사가 어느 회사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바람도 실력』이면 『검증도 실력』인 것이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삶의 내력은 지울 수가 없으며 정확히 자기가 한 만큼 되돌려 받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