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최근 한국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정치 사회 현상을 보면 정치과잉과 정치잉여 그 극단성이 첨예화 되어 회복불능의 상태까지 가고 있는 양상이다.
사상 최대의 사기범 조희팔이 살아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음에도 수사기관은 죽었다고 예단하고 BH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선관위 디도스 공격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사건은 일단 버티고 지나가면 끝이다. 그리고 내가 예측한대로 친노수사는 본격화되고 진보당은 종북문제에 대한 수사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친박 진영은 정작 모든 문제의 근원은 제껴두고 저들끼리 쌍방고소를 벌이고 있다.
또 노정연 관련 돈박스 사건의 핵심 정연희가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돈 박스 사건에, 배달꾼에, 환치기 증인 확보에 미국측 목격자에, 부동산 서류까지 등장함에도, 관련자나 야당 친노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이미 지나간 정권의 비자금 여부가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내포하고 있는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돈 박스의 주인이 노정연이고 그 돈으로 미국 맨하튼 인근의 고급 맨션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진보당에 이어 친노도 어떻게 될지 우려되고 전에도 언급했듯이 야권의 동원력, 전파력, 투쟁력 있는 주요 정파는 모두 무력화 된다. 그럼에도 오늘 이석기, 김재연은 기어코 뱃지를 달고, 친노는 당권에 목을 메고, 트윗에는 아직도 강남 부정선거와 종북 탄압 분쇄를 외치는 골수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패거리 지어 오직 대선에서만 이기고자 하는 정치과잉이 낳은 폐단이다.
2. 정확히 그 대칭점에 830만 비정규직, 750만 소자영업자, 750만 빈곤층, 350만 실업자와 200만 청년백수들이 있다(물론 이 중 중복도 있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벼랑 끝에서 끝없는 빈곤의 악순환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마지막 사투를 벌이느라 정치문제는 강 건너 불과 같은 처지이다. 이들 중 다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그 놈이 그 놈이고 몽땅 도둑놈이며 누가 되던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는 극단적 혐오와 포기상태에 빠져있다. 이들 중 다수는 하루하루의 밥벌이와 생존이 버거워 정치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는 호사에 불과한 일이다.
한쪽에서는 최소한 밥 걱정은 하지 않는 인텔리 계층이 특정진영 논리에 매몰된 채, 프로 정치인에 가까운 정치과잉을 보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국민의 절반 가까운 계층이 정치에 대해 아예 희망을 버린 채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있다. 이들은 『정치잉여』로서 자신들 수만큼의 대표성을 상실하고 있다. 최근 각 정당에서 나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이 최종적으로 이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쪽으로 연결될 지 의문이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이고 대조적인 현상의 결과가 한국 정치의 대의성을 심각히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민주주의 제도는 국민이 투표를 통해 지지자를 뽑아 국회를 보내거나 지자체를 맡게 하거나 국가를 맡게 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5000만 국민이 모두 5000만분의 1씩의 대의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공정한 대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지금 미국에서는 1인1표가 아닌 100만 불당 1표의 plutocracy(금전정치) 양상이 굳어져 가고 있다.
상하원, 공화, 민주당 할 것 없이 공히 다국적 대기업, 경제인 단체, 상공회의소, 월가, 투자자 모임, 방산기업, 자산, 금융 고소득자 등의 조직과 그들의 로비스트에 의해 포획되어 모든 규제 감독은 철폐되거나 허물허물해지고 있다. 국가 재정은 국가 부채가 GDP 100%가 되어감에도 고소득층 감세가 시행되고 있고 의료보험이 없이 연 7만 명이 죽어나가도 공공보험제도 개혁은 이익단체의 반대로 공전하고 있다. 공교육은 예산부족으로 학교가 통폐합되고 교사, 경찰, 소방공무원은 해직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대해 crony capitalism(정실자본주의)과 crony journalism(정실언론)까지 보편화 되어 국민의 세금으로 탐욕에 의해 금융위기를 자초한 월가와 대기업에 관치 금융을 1000조 이상이나 퍼붓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미국 언론에서는 현재의 부자독식의 정치에 의한 corporatism(기업형 국가)화의 심각함을 누구도 제대로 보도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돈에 의해 금전 정치의 노예가 되어버린 경제학자나 정치학자들은 미국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super capitalism(슈퍼자본주의) 현상을 애써 외면하고 아직도 세계화의 장점과 금융위기의 극복을 찬양하고 있다.
여야당 양측의 중도 층들은 국민의 이해가 아니라 부자 이익단체의 이해에 따라 개혁법안을 좌절, 표류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 다른 미국사회 일각에서는 도덕적 복음주의 그리고 극단적 개인주의, 고립주의가 득세하며 세금과 연방 국가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총기소유와 극히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 남미사회나 아시아에서 볼 수 있던 국가가 나서 전략적으로 특정 기업, 금융기관을 특혜 지원하던 형태(정신 자본주의)나 대기업이 뒤에서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형태(슈퍼자본주의)가 미국사회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5000만 명 가까운 미국의 빈곤층이나 3000만 명이나 되는 실업자 들 그리고 흑인, 라티노, 소수이민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미국 정치에 반영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한마디로 이행에 따라 갈기 갈기 찢어진 『모자이크 형』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4. 이런 대의민주주의의 왜곡은 비단 미국만이 아니다.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인 전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국민을 저임금 수출전선에 내몰아 전세계를 상대로 돈을 벌면서도 13억 5000명 중 고작 상류층 5000만명 만의 성을 구축한 채 일당독재와 부패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중국
-그리고 대기업, 족의원, 토건회사, 지방공공기관 등이 결탁된 이익 유도형 정치를 50년간 운영해오다 고이즈미 신 자유주의적 개혁추진으로 아예 리더십 상실과 부정적 효과가 극대화되어 잃어버린 20년에 빠져버린 일본
-몇몇 지식인의 과도한 이상주의와 포퓰리즘 몇몇 대기업의 농간에 빠져 지나치게 빠르고 잘못된 통합의 후유증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EU 등,
전 세계 대부분의 블록이 2차 대전 이후의 정치사회체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나아가 IMF, WBC(세계은행), IBRD, WTO 등 전후 무리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장려한 금융무역체제 또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저개발을 지속시키고 상기한 주요 경제블록의 위기를 가져오는데 역할을 했다.
문제는 각국이나 그 나라 등의 모여 만든 세계적, 지역적 차원의 기구 공히 그 구성원의 뜻을 반영하는 민주적인 절차와는 한참 동떨어진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번지고 있는 극단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좌우성향의 득세이다. 각국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왜곡된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후유증이 금융, 재정위기, 극단적 민족주의 대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5.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정치는 과연 1인 1표가 맞을까?
이번 통진당의 종북 논란과 경기동부연합 논란 건에서 대학 졸업 후 현장에 투신한 수십 명의 인텔리 조합이 220만 국민의 지지 10% 이상의 득표, 13석을 획득한 공당의 의원 공천과 의사결정을 좌우했다.
통진당내 20만 명이 넘는 당원이 있다지만 과연 그 당원들 중 얼마나 되는 숫자가 당내 주류의 선동과 프로파간다에서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소외계층과 빈곤층, 노동자, 농민의 현실과 고통을 당내에서 대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었을까? 결국 『정치의식이 충분히 과잉 된 계층』 안에서 조차 『또 다른 사실상의 정치적 잉여나 소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친노는 『노무현 정신』을 앞세워 금년 1월 민주통합당을 장악하고 총선 공천을 주도했고 총선을 치렀다. 이들이 내세운 『노통정신』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과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친노정신에 공감하는 수십만이 민주당 전대에 참여해 친노지도부 헤게모니를 구축했다.
지금 트윗이나 SNS에는 MB를 비난하는 친노파 통진당 지지자들로 넘쳐나고 있다(이들은 눈 앞에 다가오는 돈 box 사건 위기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나꼼수나 속칭 『SNS 유명 강남좌파』의 말 한마디에 웃고 울며 사실로 믿고 찬양하고 있다. 수십만의 숫자가 오직 유치하고 단순한 논리로 1년 이상 MB만 겨냥해 조롱하고 까댓지만 이제 MB의 칼날아래 지휘부가 붕괴될 지경이다. MB는 최근 직접 미디어에 출연해 우리사회의 종북 척결을 언급할 정도로 자신만만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전국민경선 디지털화란 SNS 시스템과 모바일 경선 참여, 인터넷, 페이스북, 트윗의 정치활성화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진정한 디지털 대의민주주의 체제는 요원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1인 1표에 의한 정확한 국민의식의 반영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MB가 저토록 자신만만할 처지는 도저히 아닐 것이다. 국민이 표로 뽑은 의원과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경제민주화를 외치지만 유독 사회적 약자들의 민의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왜곡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6. 이런 결과가 나도는 가장 큰 이유는 이념 및 계층과 지역에 따른 정치의 분열과 진영논리 때문이다.
영호남, 진보 보수에 따라 지역구에 관계없이 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은 대략 예측되어진다. 한국에서 가끔씩 오락가락하는 swing voter 지역은 수도권 일부와 충청, 강원 정도이다. 나머지 지역은 대략 기본은 얼마로 딱 면적이 나온다. 불과 40~50 석을 놓고 여야당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보당은 비정규직, 소자영업자, 실업자, 극빈층의 대변여부와 관계없이 종북을 하든 주사를 하든 개의치 않고 선거에서 다시 합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내 헤게모니 싸움을 둘러싼 명분뿐이다. 그 허울적 명분이 종북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단순 무식하게 진영논리와 그들만의 원칙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주도권과 대세 장악에 유리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 기본 130석 + α에서 시작했다.
지난 2년간은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 MB 정권비리 심판을 언급해오고도 막상 선거 국면이 시작되자 당 내분이 더 부각되었다. 『어차피 이기는 것 공천 판에 지분이나 키우자』가 의식을 지배했다. 그 결과 기본도 못 갔다. 문제는 당 안팎에서 열렬히 야권을 지지하는 수십만 명의 정치이해 관계자들이다. 정치인을 조금만 방심하고 풀어놓으면 돈 안 되는 경제민주화, 복지, 소외계층 대변보다 돈 되는 일에 치중하고 지역관리가 우선이다. 야권의 당 안팎의 무수한 정치 평론가 격인 적극 지지자들이 이들을 비판적으로 견인하고 유도해야 했었다.
그러나 이들 또한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 이정희, 노희찬, 종북주사 정봉주와 안철수 등에 따라 패를 나누어 팬클럽 역할 밖에 수행하지 못했다. 흔히 fandom 현상이라 부르는 맹목적 추종은 아이돌 팬클럽 수준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것이다. 나꼼수와 강남좌파가 이에 불을 질렀다.
한미 FTA, 강정기지, 광우병 쇠고기, 강남선거 부정, 디도스 선관위 개입의혹 등 뭐든 튀어나오면 반대는 무의미하고 그냥 확산되기 바쁘다. 여기에 이의를 달고 의심을 하고 비판이나 다른 생각을 언급하는 것은 위험인물이 되는 지름길이다.
그래도 이런 확산과 파급에 몰두하는 계층은 그나마 우리사회에서 먹고 살기에 조금은 시간과 여유가 남아서 이런 일에 빠져드는 계층에 속한다. 대졸 중산층, 화이트칼라나 정규직 노동자, 자유직, 대학생 등 인텔리라고 부르는 지식인 계층, 그리고 사회단체, 연구단체에서 일하는 전문가 등이 이런 도그마적인 정치 아젠다나 이슈의 생성, 무조건 확산을 통해 정치 과잉현상의 주역이 된다. 이들은 숫자나 규모에 비해 『과잉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집단적인 국민 경선참여, 모바일투표, 지지도 support 등으로 당 안팎을 장악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들에 의해 한번 만들어진 의제는 점점 퍼져나가면서 강성이 되고 일방향으로 굳어져간다.
7. 반면 비정규직, 소자영업자, 빈곤층, 실업자 등은 이들 스스로가 의제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정치인 상기한 인텔리, 사회운동권 주류에 의해 만들어진 『소외 계층 의제』를 바라만 볼 뿐이다.
처음에는 양극화, 저성장, 고실업 시대의 새대 정신을 반영한다고 그럴싸하게 발표된 의제는 입법화와 국회의결을 거쳐 현실화되면서 축소되고 변질되고 표류한다. 기득권 세력이 본격 저항하면서 지출혁신,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는 흐지부지되고 과도한 포퓰리즘의 비판 속에 저항여론이 강해지며 개혁 법안은 변질되어 간다(지금 미국의회에서도 이념 복지의제에 대한 공화 민주당의 극단적 대립과 경제, 조세, 규제, 의제에 대한 양측의 담합과 표류로 문제가 심각하다)
소외층 의제는 사회분위기를 의식해 발표는 되지만 그것이 정말 어떻게 완성되고 현실에서 실현되는 지는 누구도 관심이 없다. 전경련, 상공회의소, FTA, WTO, 성장과 세계화를 주장하는 보수언론과 학계 기득권층, 사회지도층, 관료의 반발, 예산문제로 진정이 되어가면서 본래의 개혁 아젠다는 결국 무의미해지거나 퇴색되고 사라진다.
예를 들어 반값등록금 문제만 해도 여야당이 서로 앞다퉈 발표하고 흐지부지 할 것이 아니다. 대학 및 입시개혁, 사학비리, 형평성, 획일성의 문제 등 모든 문제를 다 꺼내놓고 관련 이해 당사자 대표가 참여 토론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했어야 했다.
현재 여야당이 제기하는 비정규직 대책 입법안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철폐나 동등한 대우를 위해서는 노사정, 정규직, 비정규직이 모두 모여 서로간의 양보와 합의를 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정규직과 사용자의 양보가 없이, 정부의 투자와 지원 없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 시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그러나 이런 핵심적 문제는 외면한 채 정치권은 그냥 『차별철폐입법화』만 외치고 있다. 과연 제대로 될 지 의문이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은 정규직 노동자 조직에 의한 비정규직 이해 대변이라는 불합리부터 시정해 비정규직 스스로의 조직화부터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사회적 소외계층과 빈곤층에 대한 개혁의제가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 스스로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정치권에 의해 주도되어 가는 것을 이들 계층의 『정치적 잉여현상』이 사회적으로 심각함을 의미한다. 서두에 말했듯이 잉여는 별로 역할이 없는 남아도는 무의미한 존재를 의미한다. 오직 선거에서 본질적 진전이 없는 무의미한 1표만을 요구할 뿐이다.
8. 강남 부자의 1표와 정치과잉이 되니 목소리가 높은 인텔리 1표와 소외계층, 빈곤층의 1표가 동일하지 않은 것이 한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이들은 흔히 부동층 30%에 포함되어 막연히 2040세대나 정치적 무당파들로 치부된다. 이들 중 일부는 『정치과잉』인텔리에게 포섭되어 얼떨결에 그들과 같이 욕하고 일부는 자포자기하고 일부는 소멸되어 간다. 최근 미국에서는 특정 정당이 집권할 때 자살률, 살인치사 등이 훨씬 높아지는 현상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오늘 경향신문도 30~64세의 여성 중 중졸 이하와 대졸 이상의 자살률이 10년 새 5명에서 81.1명으로 늘어난 것을 보도했다. 남성도 44.9명에서 91.1명으로 늘었다.
소외계층과 빈곤층은 항상 정치, 사회적 잉여로 존재한 채 생존의 한계선상에서 살아가기에 조금만 이들에 억압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정권이 나오면 죽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식으로 무녀져 간다. 또 대졸자가 이력서에 드는 스펙 갖추는 비용이 4269만원이라고 하는데 소외계층의 자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최근, 각종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난 빈곤층이 이후 어떻게 여러 세대에 걸쳐 무너져 가는가를 연구한 국내학자도 있었다.
결국 한번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린 인생은 사실상 재기의 기회가 없이 그 자손 수 세대에 걸쳐 무너져 간다는 것이 연구 결과의 불편한 진실이다. 거기에는 MB가 말한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 전 매년 86만 명의 소자영업자가 폐업하고 그들 중 다수는 빈곤층이 되어 간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나 상위 1% 이상의 진짜 소득이 얼마인지 이들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모르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소외계층, 빈곤층의 자녀와 또 그들의 손자까지 계속 빈곤층으로 살며 떠돌 수 밖에 없는 출신이 고착되어 가는 한 이들 계층의 『정치잉여』 현상은 더욱 심각해져 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렇게 가면 이 나라 또한 10억에 1표씩의 plutocracy(금권정치) 국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지식인들의 진영논리는 『정치잉여』들의 대변 공간을 더욱 위축시키고 좁힌다. 이번에 진보당 문제의 결말이 소외계층, 빈곤층의 정치잉여 현상에 대한 균형잡기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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