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향후 20년 대공황④ - 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pulmaemi 2012. 7. 24. 14:48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어제 안철수 원장의 힐링캠프를 보았다.

 

 

방송예고와는 달리 책 내용을 거의 동의 반복한 수준에 불과했고 책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질의응답이 사전에 짜여진 기획된 PR 인터뷰에 불과했다. 그의 책도 그렇듯이 TV 출연해서도 기존 야권과 시민사회 측의 주장과 다른 것은 별로 없었다. 한치가 혼미한 대공황의 세계에 대한 전망과 진단, 대안은 부재했다. 

 

매일 같이 스페인, 이탈리아의 국채금리 인상, 부도우려와 더불어 실물경기 지표가 급랭하고 한국경제가 째깍째깍 시한 폭탄으로 가고 있다는 암울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일이며 우리세대에는 겪어야 될 일이다. 문제는 우리의 자식세대가 삶의 전반에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고통이다. 지금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 우리 자식 세대가 겪을 일들의 일부가 벌써 이런 나라에서 이미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외국의 현실을 보며 우리의 자식세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자.

 

 

2. 미국과 유럽, 일본 청년의 현실은 비참하다.

 

미국의 빈곤층이 15.7% 반세기 최고 수준을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1966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빈곤인구 즉 4인 가족 기준 세전소득 2560만원 개인기준 1280만원의 최저생계비를 넘지 못할 경우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이런 빈곤인구가 미국에서 4700만 명이나 되며 조만간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지금 미국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후 계속 8%를 상회하고 있고 조만간 하락할 가능성이 없으며 실제 체감실업률은 13% 수준이 넘는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의 경우 청년 실업률이 스페인, 그리스 등은 50%에 육박하고 어지간한 나라도 20~30대 청년세대를 일컬어 145만여 원 정도 밖에 못 버는 세대라는 자조 섞인 말이 『잃어버린 20대』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에서 컨테이너, 모텔 등 최악의 주거에서 살기 위해서도 집세가 최소 600유로(700불), 즉 80만원을 넘는 돈이 있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최소 1000유로(미국에서는 1100달러)는 있어야 먹고 살수 있는 마지노 선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 연방정부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불이고 한국 돈으로 8100원 가량된다. 영국, 캐나다는 만원 안팎이다. 이런 최저임금 일자리도 유럽에서는 드물어 여러 명이 같이 방을 쓰거나 차에서 자며 버티는 청춘이 이용한다. 일본에서는 워킹푸어가 이미 1200만 명을 훨씬 넘었고 아예 사회진출을 포기하고 부모 집에 살며 방에 들어박혀 있는 히키모코리(은둔족)이 200만 명이 넘는다. PC방 등에서 살거나 직업도 없고 수입도 없는 니트족(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ning), 닌자족 젊은이가 수십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청춘세대가 직업이 없고 돈이 없고 숙소가 제대로 없으니 연애를 할 여유도 없고 데이트 이용조차 없다는 것이다. 대학을 나온 사람의 경우나 아닌 경우 모두 비슷하다. 설사 결혼을 해도 두 사람은 최저임금 근처에서 잘해야 연 3000만원 미만을 벌어 임대료, 생활비를 조달하다 보면 출산을 할 여유가 도저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이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미국, 일본 등에서 점점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3. 이들 나라에서 기존의 괜찮은 일자리들, 금융, IT, 부동산 등에 집중되었던 일자리들은 대거 사라지고 있고 제조 대기업을 찾아 보기가 힘들며 공무원, 공공기관은 감원, 임금삭감, 체불사태에 직면해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자리도 식량, 유통매장, 경리, 판매원, 호텔 등 생산성 낮은 최저임금 근처의 일자리뿐이다. 대졸도 취직을 못해 이런 일자리에 면접을 보고 다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득이나 학력처럼 이제 이들 나라의 젊은이들에게는 결혼 조차 계층(Class)를 확인시켜 주는 스펙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중산층, 상류층의 자녀들은 보다 나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여 안정적 가정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싱글맘이나 저소득층 자녀들(미국에서 40% 자녀가 싱글맘, 비결혼에서 출생)을 불안정한 성장환경, 교육격차, 질 낮은 직장 등과 문화적 악순환에 의해 정상적인 결혼을 하기 힘들고 동거를 하거나 미혼모가 되며 이혼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들의 자녀 또한 정상적 결혼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일본에서도 히키모코리나 워킹푸어는 대개 홀로 살아간다. 아시아 문화에서 여성이 자기보다 소득이 낮은 남성과는 대체로 결혼하지 않기에 고소득 여성 중 상당수는 골드미스로 살아가고 저소득 여성다수는 정상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밤의 문화』에서 직업을 구한다. 이러다 보니 제대로 된 직장, 집이 없고 부모의 지원이 없는 젊은이는 결혼을 포기하고 비정규직 워킹푸어가 되어 『무연고』론 홀로 살아가니, 포르노 등 가상 현실의 충동에 집착하고 성범죄와 각종 강력범죄를 저지르기 쉬워진다. 최근 한국사회의 각종 엽기 성범죄 대부분을 이들이 저지르는 것이다.

 

한마디로 결혼이 집과 좋은 직장이 있는 특권층에만 가능해지고 또 결혼 그 자체가 특권층의 신분을 재생산, 세습시키는 『희한한 세상』이 당장 눈앞에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60년대 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중산층 고소득 자녀의 결혼 비율은 각기 95%, 96% 였는데 금융위기 이후 이들 조차 각기 71%, 80%로 차이가 나고 있다. 하물며 중산층이라 저소득층, 빈곤층 자녀의 결혼율은 말할 것도 없다.

 

 

4. 그러면 한국의 우리의 자녀들 10대, 20대 우리의 자녀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IMF, 스텐다드 앤 푸어스 등 세계 유수의 경제기구들이 평가하는 한국의 장래는 무역개방도와 집중도 때문에 미래가 가장 불안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한 폭탄을 안고도 DTI 완화 등 경기부양을 통해 폭탄해체를 미루고 폭발강도를 키우고 있는 배짱국가이다. 우리 자녀와 청년세대의 미래 또한 유럽, 일본, 미국의 지금 청년세대 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은 건덕지는 하나도 없다. 5% 이내의 SKY와 그 주변대학 졸업자 외에 상당수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설사 SKY를 나와도 취직은 못하는 일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 기지가 해외로 다수 이전된 소수 대기업 외에 기반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최저 임금 주변의 질 낮은 서비스직에서 직장을 구하거나 비정규직, 다단계, 알바 등으로 살아가는 이가 생계 가능한 직장이 있는 사람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또한 소득이 없으니 결혼이 미루어지고 그때까지 보모의 보조를 받으며 부모에 얹혀 살아가는 캥거루 청춘이 늘어날 것이다. 또 다른 상당수는 고시원 등 쪽방에서 알바를 하며 끝없이 원서제출이나 취직시험을 보고 다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직장도 제대로 없고 결혼하지 못한 청춘들은 혼자서 사회적 무연고가 되어 하루하루를 연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면 비관주의자라고 하나 지금 우리주변의 우리보다 나은 선진국 젊은이들의 삶이 이러하거늘 이런 디스토피아가 남의 일이라 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지금 40~50대 부모세대 다수는 2000년대 중후반의 부동산 투기로 하우스푸어가 되어가고 있으며 조기퇴직으로 자영업에 나섰다가 망해 빈곤층이 되어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생계형 대출로 천문학적 가계부채에 신음하고 있어 소수 중상류층 외에 결혼하는 자녀에게 신문에 보도되는 집이나 호화 혼수를 해주는 것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부모가 뭔가 해주고 싶어도 해줄 능력이 없기에 이탈리아, 그리스 같은 가족제도의 틀 안에 실업상태인 장성한 자녀를 보듬을 1차적인 사회안전망도 미비한 상태이다. 여기에 다수의 가족이 가장이 실직하거나 망하여 생계가 어려워지면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까지 일어나는 것이다.

 

 

5. 얼마 전 학생이 아닌 15~29세 중 한번도 취직을 못한 청년 비중이 11.4%라는 보도가 있었다.

 

취업을 한 경우에도 첫 취업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리며(정부통계) 어렵게 취직해도 직장에 다니는 기간이 1년 4개월 밖에 안 되는데 그 이유는 보수, 근로 조건에 불만을 가지기 때문이다. 20대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첫 직장 수준의 질이 떨어지면 30대엔 취직을 못하거나 더 나은 직장에 갈 확률이 거의 없어진다. 취업에서 『빈곤의 악순환』이 존재한다. 대체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청년들은 문화적으로 열등감을 느끼며 고립되어 가기에 갈수록 취업 여건은 더욱 악화되어 간다. 지금 청년실업률은 최소 20%가 훨씬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 자녀세대가 처해있는 사회현상이다.

 

 

6. 이런 상황에서 각 대선주자들이 내어 걸고 있는 처방은 너무나 한가하고 구호적이며 비현실적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고민이 그 정도면 되고 나면 그보다 못하게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들이 시장통 가거나 직능 단체, 달동네 갈 시간에 차분히 현상 극복 방안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매번 있는 것 베끼고 남이 써 주는 것 읽다 보니 우선 자기 머릿속에 정리가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 뭔가 심도 있는 현실진단과 극복 방안이 나올 수 없다.

 

청춘콘서트를 한다며 전국을 몇 달 돌며 청년 4만 4천명을 만났다는 안철수 원장이 자신의 책이나 힐링캠프에서 반복한 내용 중 서점 사회과학 코너에 있는 책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있는가? 굳이 나는 대선후보와 비슷한데 그를 거론하는 이유는 그 스스로 『청춘을 위로』한다는 컨셉으로 등장했기에 하는 말이다. 그는 제대로 못할 경우, 안 하면 그만이 아니라 『위선과 유동』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지금 국제 청춘 세대는 『해결 못 할 바에야 조롱이라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달다』는 입장이다.

 

 

7. 그러면 이 시점에 미래 우리 자식세대를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저소득의 빈곤한 청년들을 위해 장기임대 사회주택 제공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 미국, 유럽 저소득층의 경우 생계비 중 최소 40~50%가 주거비용으로 나간다. 이들은 제대로 된 집을 사거나 빌릴 여유가 없는 계층이 다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취직을 하려면 주거가 있어야 하고 안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세대를 겨냥해 원룸이 아닌 집합주택(collective house)를 국가와 지자체가 대거 공급해야 한다. 지금의 쪽방촌 원룸이나 도시형 주택(고시원)는 단절되어가는 청춘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다. 저렴한 임대료를 통해 이들이 저축과 미래 설계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둘째, 이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전용 소형 아파트 규모의 30년 모기지 주택을 공급해 주는데 소득 정도에 따라 모기지 기간을 연장해 주어야 한다. 줄어든 주거비는 삶을 안정시키며 출산율을 높게 만든다. 

 

셋째, 보육과 육아시설은 원거리가 아니라 이들의 집합주택이나 전용아파트 단위 별로 마련해 맞벌이가 가능토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최저임금은 생계 가능한 생산임금 수준이상으로 올려야 하고 각 고용업체당 능력을 감안하여 정부가 임금 보조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기업의 회계를 투명하게 감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브라질의 경우 룰라 집권 이후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이 노동자 계층의 빈곤감소를 가져올 주요 해결책이 되었다.

 

다섯째, 임금이 많든 적든 4대 보험이 가능한 정규직 일자리를 늘이는데 정부가 국가예산을 집중시켜야 한다. 정규직이라야 결혼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미래설계가 가능하다. 현재 고임금 직종 중심의 대기업의 경우 사회적 타협과 국가적 압력을 통해 임금을 낮추고,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도록 해야 하며, 임금을 낮추고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도록 해야 하며 임금 통제를 법제화해야 한다.

 

여섯째, 공직자, 정치인, 부패 일소와 탈세, 지하경제, 불로소득, 자산해외도피(한국이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라는 보도가 어제 있었다) 등을 집중 추적하는 별도의 통제 받지 않는 기구들을 두고(이태리 등에는 이미 설치) 차기 대통령 5년 임기 내내 부패와 탈세 및 부조리 청산에 나서 국가재원의 탈루와 조세정의를 세워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전액 소득 재분배에 투입해 20% 넘는 빈곤층 가구와 청년 실업층, 워킹 푸어 등에 『생계비 지원 재분배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이들 계층에는 기초적 『식량지급 쿠폰(food stamp)』와 각종 생활비 할인제도를 즉각 지원하고 사회적 일자리 배급 할당에 나서야 한다.

 

일곱째, 비정규직 워킹푸어, 빈곤층의 자녀들에 대한 일괄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데이터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학비, 급식, 교재비 등을 학교 밖에서 행정 전산망으로 일괄 관리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들에는 빈곤 세습을 끊어야 하는 것이 핵심과제이며 이를 위해 공정한 기회를 빈곤층 자녀에게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 수급체계 대대적 개선에 나서 복지공무원의 선발 채용, 데이터 개선, 수급대상자에 대한 자세, 불법 복지혜택 수급 색출 등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복지 수급시스템의 붕괴로 복지 공급의 신호가 떨어지고 남유럽의 불법, 과잉수급이 문제인 상황이다.

 

 

8. 이상의 대안들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자녀 세대에는 그야말로 암울한 세상이 될 것이며 범죄, 폭동이 만연한 사회가 될 것이다.

 

내가 말한 이런 정책들이 이미 브라질, 북유럽 등에서는 일반화된 시책이 되고 있고 미국 또한 대공황시 임금통제, 식량, 숙소배급을 시행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기존의 어영부영한 경제민주화 복지담론에 기대어 국민을 희롱하고 정치공학에 기대는 후보는 절대 뽑아서는 안 된다. 여야 전부 이런 식이면 차라리 대선 보이콧 운동에 나서는 것이 자녀세대를 위해 유용하다. 청춘 위로 하려면 제대로 해라. 말장난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