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노인성 골다공증, 가장 큰 후유증 척추골절

pulmaemi 2012. 7. 13. 08:26

외상 없이 허리통증 유발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 올해 72세인 김모 할머니는 며칠전부터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할머니는 보름 전쯤부터 별다른 일도 없었는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더니 이제는 아예 화장실도 다니기 힘들어졌다. 이전에도 허리가 아픈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은 아니었다는 게 할머니의 설명이다.

나이 드신 분들 중 가끔 허리에 고통을 호소하지만 며칠 지나면 통증이 사그라들겠지 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예상과는 달리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과거 다친 병력이 있는가 곰곰이 확인해 보았지만 전혀 그런 적이 없었다. 단지 최근 감기가 들어 기침을 자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 노년기에 피해갈 수 없는 ‘골다공증’

이 처럼 특별히 다치지도 않았는데 척추뼈골절되는 예가 적지 않다. 이는 노령이 되면서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원인이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기침만 해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노인에게 골다공증은 위협의 대상이다. 골다공증은 골기질이 감소해 뼈가 약해지는 병이다. 젊었을 때는 골이 흡수되는 만큼 골이 재생돼 뼈의 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나이가 들면 골이 흡수만 하고 생성은 되지 않아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특히 여성에서는 폐경기 이후가 되면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골흡수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실제로 폐경 여성의 절반이 골감소증을 보이고 있다.

골다공증의 가장 심각한 후유증은 척추 골절이다. 목욕탕에서 미끄러지거나 물건을 들다가 삐긋하는 정도의 사소한 외상으로도 척추 골절이 일어난다.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가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따라서 큰 외상이 없고 등이나 허리 부위 등에 통증이 있으면 심하게 다치지 않았더라도 대수롭게 여겨서는 않된다. 더욱이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시일이 더 지나면 허리까지 앞으로 구부정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골절은 초기에는 압박이 경미하다가 치료가 지연되면 압박이 더 심해져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뻗치는 통증인 늑간 신경통을 호소한다. 또 심할 때에는 뱃가죽이 당기기도 한다. 허리가 굽는 경우 심할 때는 90도까지 굽고 신경이 압박되면 하지 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 노인성 골다공증, 적극적인 치료 필요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의 치료는 보조기를 착용해 압박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보조기는 약 3-4개월 동안 뼈가 굳을 때까지 착용한다. 그러나 골다공증이 워낙 심하거나 초기에 치료가 지연돼 압박이 진행되었을 때는 뼈가 잘 굳지를 않는다.

이럴 때는 척추 성형술이란 간단한 수술을 하기도 한다. 척추 성형술은 골절된 척추체에 골시멘트를 주입해 골절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국소 마취로 주사를 뼈속에 삽입한 다음 시멘트를 주사기로 집어 넣는데 그러면 며칠 내로 심한 통증은 눈에 뛰게 사라진다. 요즘은 풍선 성형술이라는 최신 방법이 개발돼 사용중이다.

척추 성형술은 강제로 골 시멘트를 골절된 척추뼈에 주입하는 것으로 자칫 척추뼈 내의 압력이 높아져 골시멘트 액체가 뼈 바깥으로 새어나와 주위의 신경을 압박하거나 혈관내로 들어갈 위험성이 있다.

반면 풍선 성형술은 척추뼈에 풍선을 미리 집어 넣어 압박된 척추뼈 높이를 원래 높이에 가깝게 복원시킨 다음 시멘트를 집어 넣기 때문에 시멘트가 밖으로 유출될 위험성이 적다. 그리고 척추뼈 압박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다.

골다공증은 골다공증 약물을 수년간 꾸준하게 복용해서 뼈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물론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이 얼마나 회복되느냐를 보면서 약물의 복용 기간을 조정한다.

이렇게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은 조기에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많다고 해서 대충 넘어가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조규정 교수 “최근 우리나라도 노령인구가 증가하는데 이에 따라 노인성 질환도 늘어난다”며 “노인성 질환은 치료가 지연되면 회복이 불가능해 질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가 조기에 이루어지도록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