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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권위 손으로 넘어간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 ‘복장·외모규정 논란’

pulmaemi 2012. 6. 21. 08:05

노조 “과한 규정이다” vs 사측 “타사 및 동종업계와 차이 없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지난 3월, 한차례 논란이 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여승무원 과도한 복장 및 외모규정 논란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의 외모규정 폐지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승무원 복장규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여승무원은 업무 중 치마만을 입어야 한다. 또한 치마의 길이는 무릎 중앙선에 맞춰야 하며 유니폼을 입고서는 안경도 쓸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명 ‘쪽진 머리’의 경우 머리 고정 위치는 본인 귀 중앙선에 맞춰야 하며 머리에 실 핀은 두 개만 허용된다. 귀걸이는 가로, 세로 각각 1.5cm 이내로 플라스틱과 주석 재질도 안 되고 두 가지 이상의 색이 섞여도 안 된다.

마치 1970년대~1980년대 중·고등학생들에게 가해지던 용모와 복정 규정이 현재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에게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 노조 “3개월 전 문제제기 했으나 변화 없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난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아시아나항공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복장 및 외모 규정과 관련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3개월이 경과된 지금조차도 실체 없는 소통만 얘기할 뿐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는 단절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노조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사측에서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1년 파업을 통해 ‘머리 자율화’를 쟁취한 바 있지만 10여년이 흐른 지금 3000명이 넘는 승무원 중 일명 ‘쪽진 머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는 단 4명에 불과하다”며 “이는 제도가 있어도 보이지 않는 사측의 통제 또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측 “복장 및 외모규정 과한 것 아니야”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복장 및 외모규정이 타 항공사나 동종 업계에 비해 과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타 항공사나 호텔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이정도의 복장 및 외모규정은 갖추고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유명 항공사는 유니폼을 공통된 디자인으로 만들고 있고 바지를 유니폼으로 착용하지 않는 회사도 많다”며 “우리 회사 역시 당장 바지를 착용하는 것으로 디자인을 바꿔 전 승무원에게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안경을 착용할 수 없다는 노조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보팀 관계자는 “안경을 착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실제 안경을 착용하고 비행을 하는 승무원이 많이 있다”며 “다면 귀걸이의 경우 유니폼과 어울리지 않거나 크기가 너무 큰 경우 착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논란, 결국 인권위 손으로 넘어가

3개월 이상 지속돼 온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의 복장 및 외모규정은 결국 인권위의 손으로 넘어갔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지난 14일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이 사업장에서 차별받지 않고 일할 권리와 안전을 우선시 하는 복장규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엄정한 조사와 함께 시정지시를 내리라며 인권위 측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노조 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인권위 측의 결정을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인권위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것이 없으며 일단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다”라는 뜻을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