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여름에 더 심해지는 두드러기, 정확한 검사와 꾸준한 약물 치료가 답

pulmaemi 2012. 6. 21. 07:57

덮어놓다간 더 큰 병키워…의사와의 상담 반드시 필요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두드러기는 흔한 질환이다. 음식을 잘못 먹고 두드러기가 며칠간 올라왔다가 가라앉는 경우에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수 없이 두드러기 때문에 몇 달을 고생하게 되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 직장인 송씨(남·32세)는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긴팔소매 옷을 입고 출근한다. 여름이면 더 심해지는 만성 두드러기를 가리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의 두드러기를 본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더위를 참는 게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눈 주위까지 부어오르는 날에는 정말 회사 가는 게 고역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민재 씨에게 두드러기는 인생의 복병이나 다름없다.

◇ 악화와 호전 반복하며 삶의 질 떨어트리는 만성 두드러기

두드러기(담마진)는 전 인구의 약 2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모기에 물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팽진과 주변 부위가 붉게 변하는 발적이 특징이며 대부분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때때로 입술과 눈 주위가 붓는 혈관부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한두 번 나타났다 사라지는 급성 두드러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급성 두드러기 환자 가운데 3%는 6주 이상 거의 매일, 전신 또는 국소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두드러기로 발전한다. 만성 두드러기는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직장 및 학교생활에 지장을 준다.

급성 두드러기는 옻닭, 게, 새우, 조개 등 일부 식품이나 머리카락 염색, 화장 등 특별한 행위와 연관된 경우가 많지만 만성 두드러기는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자가면역성, 감염연관성, 가성알레르기 반응, 식품에 대한 불내성 등으로 분류하는데 나타나는 증상은 원인에 따라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원인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양성 결과를 얻을 확률은 30% 정도여서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특징적인 가려움증을 동반한 불룩한 피부병변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 자세한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또한 피부그림증 및 물리적 유발요인에 대한 신체검진 및 유발시험을 시행해볼 수 있다.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는 한랭 두드러기 진단을 위한 얼음조각 검사, 콜린성 두드러기 진단을 위한 운동유발시험 등이 있다.

특별한 유발요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두드러기를 증상으로 보일 수 있는 감염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갑상선 질환 등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24시간 이내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소실되는 통상적인 두드러기 병변과 달리 24시간 이후에도 지속되고 소실 후 색소 침착을 남기는 혈관염은 피부조직 검사로 감별해야 한다.

세브란스 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재현 교수는 “두드러기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단순한 피부병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증상이 전신적으로 장기간 나타나면 수면장애, 피로, 무력감,대인기피증 등으로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두드러기를 장기 치료할 때는 의사와 환자가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두드러기의 원인과 악화 요인을 피하라

급성 두드러기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나 만성 두드러기는 투여 기간이나 용량과 관계돼 나타나는 약물유해반응(당뇨병, 골다공증, 쿠싱 증후군 등)의 가능성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즉 만성 두드러기의 약물 치료는 한 가지 항히스타민제가 기본이며 악화될 때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단기간 동안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한다.

한 가지 약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항히스타민제를 증량하거나 복합해 사용하는 2단계 치료를 시행하고 1~2단계의 치료로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3단계로 천식 치료제 중하나인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추가해볼 수 있다.

이마저도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4단계 치료로서 사이클로스포린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클로스포린도 장기 사용 시 고혈압이나 신독성의 유해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투약해야 한다.

만성 두드러기를 치료할 때 반드시 고려할 점은 원인 및 악화 요인을 찾아 회피하는 것과 증상 완화를 위해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다. 또한 부지불식간에 복용 중인 의약품, 건강식품 등도 두드러기를 악화시키거나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등의 복용 여부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 중 대다수가 두드러기를 치료하거나 줄이기 위해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해 궁금해 하지만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식품이 원인일 가능성은 떨어진다.

일련의 만성 두드러기와 식품의 관련성은 식품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기보다는 포함된 색소, 방부제 등 식품첨가물에 의한 가성알레르기 반응인 경우가 더 흔하다.

이 교수는 “두드러기는 그 자체로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병변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증상이 전신적으로 장기간 나타나면 이로 인한 수면장애, 피로, 무력감, 대인기피증 등이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경과를 밟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서 두드러기를 장기 치료할 때는 의사와 환자가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원인 및 악화 인자를 찾아서 회피해야 하고 증상이 좀 오래간다는 생각이 들 때는 덮어놓고 약을 먹거나 하지 말고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