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담도, 췌장질환

서구화된 식생활, 담석증 ‘주의’

pulmaemi 2012. 6. 19. 09:31

자주 체하지만 위장 검사 시 이상 없다면 ‘의심’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담도)에 돌이 생기는 병으로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질환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원인으로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이 가운데 특정 성분이 뭉쳐져 결석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인은 8% 정도에서 담석이 발견되며 특히 40대 이상의 비만한 여자에게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최근에는 20대 젊은 여성층들도 많이 발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대부분 늦게 발견돼… 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담석증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살찐 체형(fatty), 40대(forty)와 여자(female)에게 많이 나타나 3F 질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남성에게 나타나는 담석증은 여성에 비해 심한 염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는 “담석증으로 인해 담낭 절제술을 받은 환자 674명을 조사한 결과 만성담낭염과 같이 가벼운 상태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63%로 더 높았지만 합병증을 동반한 급성담낭염과 같이 심한 상태는 남성의 비율이 57%로 더 높았다”고 말했다.

합병증을 동반할 경우에는 담낭 주위에 고름이 고이거나 담낭이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로 이 같은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이 어렵고 개복이 필요하다.

‘몸안의 돌’인 담석증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7%씩 증가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담석증 환자는 지난 2009년 10만3000명으로 2005년 7만9000명 대비 약 2만4000명 증가해 이는 연평균 6.8% 높아진 것이다. 증가 원인으로는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지만 최근 과도한 다이어트도 지적되고 있다.

발병 양상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지방 섭취를 극도로 제한할 경우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돼 결국 돌이 만들어져 이 같은 발생 양상을 띠는 것이다.

담석증은 발병률의 증가뿐만 아니라 진행 속도가 느려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자칫 암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 과식 후 극심한 복통, 담석증 의심

증상이 경미한 경우 복부의 단순한 압박감이나 상복부의 불쾌감,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담석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인데 흔히 ‘급체했다’, ‘위경련이다’라는 식으로 복통을 표현한다. 담석증의 복통은 명치 부위에서 흔히 발생하고 30분~1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멀쩡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통증이 우측 늑골 하단이나 오른쪽 어깨나 오른쪽 등 부위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담석증의 복통은 고지방 음식이나 과식을 하고 난 후 잘 나타나는데 주로 밤중이나 새벽에 잘 발생한다. 만일 자주 체하는데 위장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한번쯤 담석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담석증의 치료는 담도 담석이냐, 담낭 담석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담도 담석의 경우 과거에는 개복수술로 담석을 제거하였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담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담낭 담석의 경우에는 증상이 없으면 그냥 두고 보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수술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는 안전하고 부담이 적으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재발률이 높다.

수술은 개복수술보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어 현재는 복강경 수술이 당연시 되고 있다.

◇ 뇌혈관질환, 급성담낭염 위험 8배 높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팀은 2004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담낭염으로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받은 1059명(급성담낭염 355명, 만성담낭염 704명)을 대상으로 급성담낭염의 위험 인자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급성담낭염의 발병률이 뇌혈관질환이 있을 경우 8.10배로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의 고령의 경우 1.95배, 심혈관질환이 있을 경우 1.82배, 당뇨가 있을 경우 1.80배, 남자의 경우 1.76배 높은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특히 뇌혈관계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의 85%에서 급성담낭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54.5%는 담낭괴저 및 축농 등의 심한 합병증이 동반한 급성담낭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심혈관 질환, 당뇨, 뇌혈관질환 등이 동반돼 있는 경우 전반적으로 동맥 경화 등의 혈관 문제가 동반돼 있는 가능성이 높다. 담낭 동맥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담낭으로 가는 혈류가 나빠져 급성 담낭염의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담낭염은 담낭(쓸개)에 돌이 생기는 것으로 급성담낭증과 만성담낭염으로 나뉜다. 만성담낭증은 담석에 의해 간간히 약한 증상이 있거나 거의 증상이 없는 것으로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고 수술도 필요치 않다.

하지만 급성담낭염은 갑작스럽게 담낭에 염증이 발생하여 우측 상복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수반되는데 통증이 찾아들어 절정에 이르면 소리를 낼 수도 없을 만큼의 고통이 찾아오며,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한 교수는 “급성담낭염이 발생한 경우 만성담낭염에 비해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의 급성담낭염이 많아 수술 위험성도 높고 수술 후 합병증도 많았다”며 “급성담낭염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담낭염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수술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균형 잡힌 식생활·꾸준한 운동, 담석 ‘예방’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영양소를 접할 수 있는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고지방식 식품과 고콜레스테롤 식품을 피해야 하며 알코올, 카페인음료, 탄산음료, 향신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몸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당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해야 하고 지방질이 적은 단백질 식품을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한 교수는 “식생활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한다면 담석증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