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지난해 7월 특정 판사 배당에 13명 평판사 긴급회동
▲ 사진 = MBC 화면캡처
[데일리서프] 지난해 7월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장(현 대법관)이 촛불사건을 특정 판사에게 몰아주는 식으로 배당을 해 평판사들이 집단 반발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판사들의 집단반발은 역사상 흔치 않은 일로 이전에는 사법파동으로 이어졌다.
MBC 뉴스데스크 2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쇠고기 파동으로 촛불집회가 이어지자 공안당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후 6월 19일 첫 구속된 유 모씨 사건 이후 7월 11일까지 5건의 주요 촛불 사건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넘어왔는데 모두 단독재판부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사건 배당을 예의주시하던 단독 판사들은 다섯번 째 사건마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되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7월 13일 긴급 회동을 가졌다.
단독판사들은 집회 사건은 일반 사건으로 분류해 기계식 추첨으로 형사단독 재판부에 무작위로 배당하도록 한 법원 관행을 어겼다고 판단했다고 MBC는 전했다.
특히 회의에 참석한 한 판사는 배당절차도 문제였지만 시국사건이 보수성향으로 알려진 판사에게 몰린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단독판사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은 판사들을 먼저 불러 모아 “사건 배당과 관련해 미안하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의 말을 했다고 판사들은 전했다.
신영철 원장과의 만남 이후 주요 촛불사건 배당은 무작위로 바뀌었고 6번째 주요 사건인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팀장 사건이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에게 넘어갔다.
당시 박 판사는 안 팀장측이 낸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재청신청을 받아들이고 보석을 허가해 석방한 바 있다.
▲ 사진 = MBC 화면캡처
이 때문에 박 판사는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았고 결국 지난 2일 “내 생각이 정권의 방향과 달라 공직에 있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사표를 냈다.
‘몰아주가 배당’ 의혹에 대해 허 만 당시 형사수석부장은 “배당에 관해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오해를 풀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신영철 당시 법원장은 “판사들을 이 문제 때문에 부른 게 아니며 당시 배당은 정상적인 배당이어서 달리 의구심을 가질 사안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명백한 몰아주기 배당에 대해서 법원은 적법하다고 설명했지만 배당이 재판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몰아주기를 그렇게 볼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MBC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원칙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자동배당이고 전문적인 사건은 전담재판부가 맡게 돼 있다”는 배당예규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 사진 = MBC 화면캡처
배당을 담당했던 허 만 당시 형사수석부장은 민감하고 중요한 사건인데다 여러 판사에게 맡기면 양형이 들쭉날쭉할 우려가 있어서 부장판사 한 명에게 배당했다고 해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부장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시국사건 몰아주기 배당은 권위주의시절에나 있던 일이라면서 법원의 비민주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현직 판사는 작년 이후 재판을 지나치게 조정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법원 분위기를 전했다.
판사들의 집단 반발을 부른 이 사건은 결국 조기봉합됐지만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 18일 대법관에 취임했다고 MBC는 전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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