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진중권 “모욕죄·명예훼손 안 걸리고 글쓰는 방법은....”

pulmaemi 2009. 2. 25. 09:54

“언론보도 이용하고 욕설은 문학적으로 풍자하라”

 

[데일리서프]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25일 툭하면 검찰과 경찰에서 달려드는 상황에서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안 걸리고 글 쓰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다”며 자신의 글쓰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진 교수는 현재 군사평론가 지만원씨의 민형사상 고소와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의 3억원 손해배상 소송 등 송사를 진행 중이다. 지 씨의 고소는 지난해 말 ‘기부천사’ 문근영씨에 대한 색깔론 제기에 진 교수가 ‘반공 초등학생’이라고 비난하면서 제기됐다.

HID 손배 소송은 지난해 6월 진 교수가 칼럼에서 현충일을 전후해 서울광장에서 진행한 추모행사를 개그쇼라고 표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진 교수는 이날 글에서 “검찰청에서 이제야 연락이 왔다”며 HID 고소건이 ‘혐의 없음’으로 나온 사실을 소개했다. 이어 진 교수는 “3억짜리 민사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며 지만원씨의 고소건을 지적했다.

그는 “형사 쪽으로는 이미 조사를 받았고, 민사 쪽으로는 의견서를 내야 하는데, 매우 번거롭게 됐다, 적어도 몇 시간을 이런 쓸 데 없는 일에 할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라며 “그런데 그 고소장이라는 것이 거의 개그 수준이라서, 내가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이어 “가끔 강연 가면 최근 공안 분위기에 주눅이 든 네티즌들이 글 쓰고도 법적으로 안 걸리는 방법을 묻는다”며 “그런 네티즌들을 위해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안 걸리고 글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명예훼손에는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있다”며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은 대부분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 “다만, 정치인과 같은 공인의 경우에는 사생활에 대해서 얘기해도 문제가 안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 경우에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불명확하여 불안하므로, 공인이든 사인이든 남의 사생활에는 일단 관심을 끊으시는 게 좋다, 그게 민주시민의 매너이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을 피하는 길은, 사실을 적시해야 할 경우 반드시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을 인용하는 식으로 하는 것이다”며 “즉 팩트를 얘기할 때는 간접화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물론 언론보도도 늘 정확한 것은 아니라서, 인용한 것이 허위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설사 나중에 그게 허위로 드러나더라도, 언론에 보도됐다는 것은 사실이라 믿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며 “사실이든, 허위든, 팩트에 관한 것만 확실하다면, 나머지는 주관적 의견 표명에 해당하므로, 절대로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다만, xx라든지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욕설이라 여겨지는 어법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그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 수가 있다”면서 “그러므로 욕설 대신 문학적으로 풍자를 하라, 예문 : 야 이 닭대가리야... --> 가금류에 속하는 어느 조류의 두뇌....”라고 조언했다.

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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