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신경계 질환에서의 아스피린 사용법

pulmaemi 2012. 6. 4. 16:40

뇌졸중 2차 예방 효과 확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신경계 질환에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경우는 항혈전 작용이 필요한 경우와 진통작용이 필요한 경우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아스피린을 장기 투여, 뇌졸중 재발 감소

먼저 항혈전 작용의 경우 뇌졸중을 한번 이상 경험한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장기 투여하면 뇌졸중 재발을 20∼25% 감소시키는 것으로 많은 연구결과들은 보고하고 있다.

또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투여했을 때 사망률을 줄일 수 있고 뇌졸중 조기 재발 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 또한 입증된 바 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연구 결과에 힘입어 아스피린은 1980년대 이후 통증 완화 등 본래의 사용범위를 넘어서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아스피린이 뇌졸중의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까지 아스피린의 1차 예방효과 (건강하거나 혹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으나 아직은 발병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투여해 혈관질환을 예방하고자 하는 것을 1차예방이라 하고 일단 발병한 환자에게 투여해 재발을 막는 것을 2차 예방이라고 함)에 대해서는 아직은 부정적인 연구결과 밖에 없다.

1988년 영국에서 남자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투여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발병률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년 뒤 미국에서 역시 남자 의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심근경색은 아스피린 투여군에서 44% 감소하였으나 뇌졸중은 오히려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으나 현재 미국에서 45세 이상의 직업여성 4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렇게 볼 때 뇌졸중의 치료 및 예방과 관련한 아스피린의 사용은 아직은 제한적이며, 따라서 무분별하고 자의적인 사용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는 아스피린을 혈관 질환에 대한 1차 예방 약제로 쓸 때 그 대상을 ‘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남자로 아스피린 사용의 부작용이 없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여자의 경우 특별한 지침이 없어 남자의 경우에 준해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뇌졸중의 1차 예방과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콜레스테롤을 10% 감소시키면 혈관질환의 위험도는 20∼30% 정도 감소하며 이완기 혈압이 5mmHg정도 감소하면 뇌졸중의 위험은 42%까지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과는 모두 아스피린의 알려진 1차 예방효과인 21%(혈관질환), 13%(뇌졸중)와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치로서 아스피린 투여가 결코 위험인자 조절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진통제로 사용할 경우 주로 젊은 층에서 구역질과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의 형태로 나타나는 편두통의 경우 빠른 진통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복용을 하면 편두통 예방 효과가 있으며 가장 흔한 두통인 긴장성 두통에도 상당한 진통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을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는 “아스피린을 만성적으로 사용하면 약물 유발성 두통을 일으킬 수 있고 위장장애와 출혈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아 최근에는 두통에 대한 진통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 아스피린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및 복용시 주의사항

아스피린을 지나치게 많이 투여할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이명, 어지럼증, 청력감소 등이 있고 소화불량이나 위장 출혈 역시 흔한 부작용으로 심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출혈의 가능성이 많아지므로 출혈성 질환이 있거나 임신부인 경우, 항응고제를 투여 받고 있는 사람은 복용을 피해야 한다.

드물지만 과민반응으로 두드러기나 기관지경련이 나타날 수 있고 천식이 있는 환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배 교수는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할 때는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간 질환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