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스스로 만든 여름감기, 냉방병

pulmaemi 2012. 6. 4. 09:12

노출 많은 여성∙어린아이 더 위험해, 탈수증세 주의해야

 

[메디컬투데이 김선욱 기자]

감기는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 많이 생기며 여름철에는 주로 장마 등과 같은 이상저온 현상 등 심한 일교차로 인해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능이 좋은 에어컨 덕분에 실내가 서늘하고 때로는 긴 팔 덧옷이 필요할 때도 있어 냉방병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기온차 줄이고 환기 자주 시켜야

냉방병이란 냉방이 된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해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서 일교차가 심한 날씨보다 에어컨 등 냉방장치와 장시간의 수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약화 등 인위적인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흔히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의 원인은 3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중 가장 흔한 이유가 실내외의 과도한 기온 차이다.

이는 여름의 무더운 외부 기온에 비해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우리 몸이 그 기온 차이에 제대로 적응을 못해 발생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온도에 맞춰 적응을 하는데 그 기간은 약 1~2주 정도다.

그런데 냉방이 잘 된 실내와 높은 기온의 실외에 지내는 것을 반복해 여름철 고온에 대한 순응 과정을 반복하게 돼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지치게 되고 이것이 냉방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여름철 노출 부위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냉방병에는 더 취약한 편이고 에어컨을 계속 틀면 실내의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30~40%까지 낮아져 호흡기 점막이 건조될 수도 있다.

냉방병의 다른 원인으로는 레지오넬라증이 있는데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세균들로 오염돼 레지오넬라균이 냉방기를 통해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레지오넬라균은 냉각기 내에서 잘 서식하고 같은 냉각기를 사용하는 건물 전체에 퍼지기도 해서 특히 허약자나 면역 기능이 약화된 사람에게서 주로 감염될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밀폐 건물 증후군도 냉방병의 원인이다.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가 많은 빌딩에는 환기와 냉난방을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해 환기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 담배연기, 가구나 카펫,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발생하는 화학성분들이 실내에 계속 쌓이게 된다.

◇ 어린아이 특히 위험, 탈수증세 주의해야…

냉방병은 주로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데 두통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의 증상을 주로 호소하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손발이 붓거나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나 무릎, 발목 등의 관절이 무겁게 느껴지며 심할 때는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경희대의료원 소아과 차성호 교수는 “여름감기에 걸렸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탈수증세”라며 “여름감기의 특징은 고열과 함께 배탈, 설사를 동반해 탈수증세를 보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중이염, 부비동염 등과 세균에 의한 폐렴도 조심해야 하는데 중이염은 대부분 감기를 앓다가 후유증으로 발생해 갑작스럽게 귀가 아프고 열이 발생하는가 하면 전신불쾌감과 함께 청력의 감소를 호소하게 된다.

에어컨을 켰을 때 냉기는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고 찬바람을 많이 쐬면 아이의 체온이 떨어져서 호흡기내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섬모기능이 저하돼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아주 어린 아기는 통증을 호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심하게 보채고 귀를 잡아당기거나 보채게 되며 설사, 구토, 무력감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차 교수는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고 에어컨을 사용할 때에는 실내 외 온도차를 5도 이내로 나게 하며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아이의 경우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아이의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설사가 날 때는 수분을 적절하게 섭취하게 하고 물놀이를 오래 하거나 비를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선욱 기자(tjsdnr82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