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대공황이 아니라고? 유럽과 전세계 정치를 봐라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유럽 각국에서 선거가 실시될 때마다 집권당이 패배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등 각국의 집권 세력이 이미 선거를 통해 심판 받았다.
또 작년 12월까지 벨기에는 540일 동안 무정부 상태였고 그리스도 당분간 무정부 상태이다.
최근 끝난 프랑스 대선, 그리스 총선 결과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유럽인의 공포상황이 패닉에 가까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 6일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이 16.3%로 2당이 되었고, 신나치 극우정당 『황금새벽』이 7%를 얻어 원내에 진입했다.
프랑스는 대선에서 정권이 사회당으로 교체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달 22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 『국민전신』의 마리르펜이 18.01% 득표해 4위, 급진 좌파전선 멜낭숑이 11.11%로 4위를 차지해 극우 극좌 합계 30%를 차지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편 유럽에서 경제가 가장 안정되고 호황인 독일에서 조차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이 지방 선거에서 6일에 이어 13일 또다시 패배해 내년 총선에서 총리 3선이 빨간 불이 켜졌다.
2. 최근 이런 유럽 각국 정권 붕괴의 이면에는 EU가 일방적으로 강제해온 긴축정책에 대한 분노, 개별국가가 자기의 미래를 결정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권력 시스템에 대한 항의, 장기ㆍ중기 침체와 높은 실업, 복지체제의 수정과 이주 타민족에 대한 책임전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유로 존 전체 국가에서 극좌극우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1920~1930년대 이탈리아 독일, 일본에서 벌어진 『국가 사회주의적 극우 파시즘』이 득세하던 현실과 그 분노의 대상만 달라졌을 뿐 흡사해진 상태이다.
최근 유럽에서 전개되고 있는 극좌 극우 세력의 득세와 그때의 상황이 근본적으로 서로 매우 비슷하다.
과거 1920년대 1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수정 사회주의』의 일단인 민족적 사회주의와 극우 국가사회주의가 사실상 비슷한 뿌리에서 갈라진 것처럼 근래의 유럽 극좌 극우 또한 현대 유럽이 처한 정치, 경제, 문화적 배경에 똑같이 기인하고 있는 측면에서 구별할 수 없을 만큼 흡사하다.
문제는 그나마 다소 경제 상태가 나은 북구유럽에서도 극우세력이 득세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핀란드에서도 극우 『진정한 핀란드당』이 20% 득표했고 스웨덴에서도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원내에 처음 진출했다.
불황으로 경제상태가 나쁜 국가에서도 현실에 대한 불만과 선동 때문에 호황인 국가 조차 현재 누리는 지위가 무너질까봐 극우 민족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것이다.
동유럽 또한 극우 정당이 나쁜 경제 상황을 딛고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급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서부유럽에 대한 동부유럽의 콤플렉스, 유럽 내에서 이민 등으로 받는 동부 출신의 차별 그리고 사회주의권 몰락 이후 20년이 되어감에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상황 등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3. 현 유럽의 상황은 그야말로 1차 대전 후 폐허에서 각국 정권이 불안해지고 승전국, 패전국 각기 경제가 불안한 속에서 1929년 대공황이 닥치기 시작하자 유대인 등 이민족을 타켓으로 한 민족주의적 애국심, 배타주의, 군국주의와 더불어 파시즘이 득세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최근 푸틴이 재집권한 러시아가 자원 민족주의와 파시즘 상황을 더욱 가속시키고 사회 통제와 대외적 강경정책을 고수하는 것 또한 외부적 자극을 통해 내부 민족주의를 자극시키고자 함이다(최근 러시아와 미국은 각기 상대국에서 열리는 G8과 APEC에 푸틴과 오바마가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오자와 등이 금년 내 조기 총선실시 등을 주장하고 있고 극우 민족주의자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대지진과 원전사고, 장기경제불황과 리더쉽 부재의 일본사회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핵무장, 대외영토 분쟁 강경책, 자위대 강화, 강력한 리더십 부활을 외치고 있다. 또 도쿄지사이자 극우인 이시하라와 손잡고 유신연대(메이지『유신』당시의 주역인 극우 사이고 나카모리에서 유신이라는 말이 비롯되어 한국까지 왔음)의 일환인 『하시모토- 이시하라 극우연대 연합정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일본의 극우주의 성향과 더불어 결국 일본 정치의 캐스팅 보트를 던질 수 있는 막강한 극우정당이 탄생함을 의미한다. 미국의 극우가 사회 전반에서 강화되는 것 또한 비슷한 추세이다.
우리 인근까지 장기 경제 위기에서 비롯된 극우 파시즘이 접근하고 있다.
최근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내부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는 중국에서 올 연말 권력교체를 앞두고 보시라이, 저우융깡 등이 실각하며 예전과는 다른 내부분열을 보이고 있다.
이런 내부 분열의 주요 이유는 중국 내부의 독특한 권력승계 방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권위가 흔들리는 탓도 있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계급갈등적 시위, 분열, 대립의 확산과 부패의 일상화 등이 겹쳐져서 터져 나오고 있는 복합적인 것이다.
한마디로 경제자본주의 체제의 정치 공산주의 집권이라는 모순이 무너져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붕괴, 수출둔화, 고용둔화 등이 겹치고 있는 중국은 결국 수년 내에 경착륙을 하며 내부모순이 터져나올 것이다.
중국의 경제 수치는 대부분 조작되고 있음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4.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마음이 급한 오바마가 동성애 인정발언을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대선 향배의 핵심은 경제회복 여부다.
1조 7000억 달러가 넘는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는 그야말로 『야누스』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달은 나빴다가 한 달은 좋았다가 하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경기동향 수치들이 발표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각국은 2009년 들어 『출구전략』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2010년 한국에서 열린 『G20』 의제 또한 환율, 무역수지 조절 등 한가한 타령으로 일관하다 끝났다.
일부 더블딥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미스터 Doom』이라 불리며 평가절하 되었고 결국 출구전략이 각국에서 금리인상, 긴축재정, 지급준비율 인상 등으로 모색되었다.
그러나 2011년 들어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놀란 세계 각국은 긴급 재정지원과 부채조정 등으로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세계증시가 이를 모조리 망각하고 호황하는 시점에 다시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발 경제위기가 다시 불거져 증시가 폭락하고 EU는 긴급 재무장관 회의에 들어갔다.
나는 세계적 경제석학, 경제관련기구, 경제전문가, 애널리스트라고 하는 권위를 믿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말들은 마치 걷잡을 수 없이 널을 뛰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나 속을 알 수 없는 중국 경제동향처럼 자기도 모르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
그래야 세계 각국 주식, 펀드, 채권, 외환, 파생상품, 현물, 선물에 딜을 한 자기편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세계 경제 전문가 치고 이런 금융투기에 자유로운 사람이 몇 있겠는가?
TV나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고 툭하면 한국에서 세계에서 열리는 포럼, 세미나, 주요 고급회의에 거액의 참석료와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단골로 참석해 자기도 모르는 말을 이해관계에 따라 지껄이는 것이 이들이다.
이들의 거짓 발언에 따라 하루는 맑았다 하루는 흐렸다 하는 것이 세계 경제 동향이다.
5. 나는 1년 전 전세계는 2차 대공황에 진입했고 지금이 초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의 위기는 첫째, 경제성장의 동력이 금융으로 과도하게 집중되고 실물과 금융이 너무 지나치게 괴리되는 정책을 주요 경제 블록이 80년대 신 자유주의 득세 이후 가속화 시킨 때문이다.
둘째,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정치를 지배하는 자본의 힘이다.
세계 각국은 다국적 자본, 대기업, 금융, 자본가, 군산복합체 등이 냉전 붕괴 이후 정치를 지배하여 부자독식 승자독식을 강화해왔다.
이들이 정치인을 손에 넣고 금융규제, 감독은 폐기완화하고 민영화, 지나친 급속한 세계화, 금융의 입맛에 맞는 국가재정 금융정책을 구사해오며 세계 각국의 경제는 망조가 들기 시작했다.
셋째, 제조업 혁신의 힘이 사라졌다. 과거 1ㆍ2차 산업혁명과 혁신이 경제에 동력을 불러일으켜 18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세계 경제의 부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적인 제조업이 붕괴되고, 제조업에서의 혁신이 둔화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며 경제의 종합 축이 금융으로 이전하며 3차 서비스 산업 위주로 고용이 재편되었다. 그러나 3차 서비스 산업은 낮은 생산성과 저임금의 원천이 될 뿐이다.
세계가 제조업을 포기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전 지구적 자원의 산업 재배치라는 지나친 세계화가 각국 경제를 산업공동화, 실업으로 이끌며 망치고 있다.
넷째, 세계화는 상품 자본의 이동만 전제하지 노동의 이동은 소외하여왔다.
따라서 불법이민이 대세가 되고 이것이 세계 각국의 분열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다섯째, 가식의 정치가 이 모든 공황의 가장 큰 원인이다.
2차대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럽 정치가 허위적 위선으로 공동체, 관용, 평화, 환경 등을 내세우며 무리하게 EU 통합에 나섰다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도 냉전 이후 세계 경찰과 제국주의를 자처하다 내부 경제가 무너지며 거덜이 나고 있다.
무지한 러시아는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KGB 출신의 손 아래 들어가 막장으로 가고 있고, 출구 없는 일본은 패전의 아픔을 잊은 채 다시 극우로 복귀하고 있다.
G1에 대한 환상을 품은 중국은 내부가 무너지는 줄도 모르고 기만위선적 이중체제에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다.
6. 나는 이번 세계 대공황이 최소 15년은 갈 것이라고 본다.
자본의 속성은 내부적 모순이 누적되어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오면 총체적 붕괴에 의한 새로운 재편에 나선다.
지금은 세계 각국이 2차 대전 후 취해온 모든 정치, 경제체제가 한계에 달해 재편과정을 겪고 있는 시기인 것이다.
가장 빠른 방법은 전에도 언급했듯이 전쟁에 의한 물리적 재편이다.
1929년의 대공황이 결코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에 의해 회복된 것은 아니다.
히틀러가 총대를 메어 전쟁을 일으켜 신 수요를 창출하며 대공황을 종식시켰다. 그러나 그 대가로 5천만 명이 넘는 인명과 전 유럽이 초토화되었다.
21세기에 이런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세계 각국의 솔직함과 지혜와 창의, 관용, 협력 등에 의해 극복 되어져야 함에도 너무나 많은 거짓이 판을 치고 있다.
유로존의 문제 해결은 그리스의 EU 탈퇴와 공동경제정책의 폐기 그리고 부채의 청산에서 와야 함에도 독일 등 부자국가의 욕심과 프랑스 등의 EU에 대한 맹목적 환상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긴축을 해서도 긴축을 완화해서도 둘 다 답이 없는 상황이다.
EU는 공존이라는 위선을 벗고 EU 존립, 복지, 이민에 대해 솔직히 답을 내놓아야 파시즘 회귀를 막을 수 있다.
미국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자본의 지배를 근본적으로 청산해야 함에도 겉으로 멀쩡한 민주주의 국가처럼 위선을 떨고 있다.
미국 소수 인텔리 상류층은 나이브한 여피들이 진보주의자 인척 고상을 떨고 중하류 층은 극우복음주의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천국의 문』이라는 마이클 치미노의 영화를 보면 미국의 개척과 창립 역사는 원래 고상한 것이 아니나 『피와 힘의 역사』였다.
미국의 위선이 본질을 놓치고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러시아, 일본은 극우 민족주의적 회귀가 국민 다수의 불만계층을 등에 업고 가속화 될 것 이다며 이럴 경우 앞날은 매우 우려된다.
중국은 사회주의–자본주의 이중체제와 위선을 청산하지 않는 한 체제 모순과 부패의 한계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7. 문제는 한국이다.
세계 각국 거짓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을 찬양하며 무역, 금융체제를 단기간에 세계 최고수준으로 개방시켜 그 이득을 취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대가로 얻은 이익도 상당하나 그 이익은 그야말로 우리들 중 극히 일부 계층에게만 돌아간 이익이며 고루 분배되지는 않는다.
앞날 없는 중산층 서민의 미래에 정치권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라는 말로 홀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상황이 이럴진대 우리만의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가 가능한지 우리의 경제가 단시간 이후 어떻게 도리지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
오로지 70ㆍ80년대식 재벌 위주 성장론과 이에 대한 반감을 이용한 극좌 극우식 포퓰리즘 복지나 경제민주화가 논의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개방과 무역개방 국가인 우리가 세계의 대공황적인 경제 상황과 어떤 관계인지 아무런 고민이 없다.
오직 1ㆍ2당은 말장난과 술수로 일관하며 겉으로만 경제민주화, 복지, 상식, 미래를 언급하고 잇고 진보는 종북과 난투극의 수렁에 빠져있다.
정치인 관료 누구도 현재의 경제위기가 장기 대공황의 초입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지금 MB 정권이 공개하지 않고 감추며 다음 정권으로 넘기려고 하는 가계 부채, 지자체 공기업 포함 국가부채가 얼마인지, 저축은행 포함 금융부채가 얼마인지, 부동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무도 모른다.
또 특정 계층에 쏠린 부의 집중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하며, 양극화 중산층의 몰락, 빈민층의 증가가 급속한지 수치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왜 국세청이 상위 10%, 1%, 0.1%의 소득규모를 공개하지 않는지 아는가? 이 자료자 공개될 때 사회적 저항을 감당하기 힘들어서이다.
대공황이 10년 이상가면 더욱 심각한 것은 2040세대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점이다. 지금 벌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한 걸음도 못나가고 제자리 걸음이다.
이 정권이 끝나야 비로소 폭탄이 해체되면서 그 실상이 나올 것이다.
문제는 여야 진보 어느 곳도 세계적 경제 대공황 하에서 당장 뭘 해야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세계 모든 블록이 헤매고 있으니 하향 평준화 하에 특별히 한국이 잘나가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뭔지 모르니 답도 없는 것이다.
이 마당에 정치권에 끈 대고 있는 가짜 경제 전문가들만 12월 대선을 신분상승을 위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장담한다. 대공황이다. 이래도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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