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관 막힌 부위 없어도 눈물 배출 안돼…‘기능적 눈물길폐쇄’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회사원 정재숙(31세)는 수시로 흐르는 눈물 탓에 업무에 지장을 많이 받는다. 처음에는 감기로 인한 증상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으나 감기가 나은 뒤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결국 안과를 찾았다. 정씨를 진찰한 전문의는 ‘눈물관폐쇄’ 진단을 내렸다.
정씨의 경우처럼 눈물배출장애가 있는 경우 눈물이 많이 생성되는 과다분비와 눈물길의 배출장애로 생기는 눈물흘림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의는 이를 위해서는 눈물배출경로를 철저하게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결막이완증, 알레르기 등 눈물길 막는다
평상시에 분비되는 눈물은 눈을 적시게 되고 눈의 안쪽구석에 모여 위, 아래 눈물점을 통과한 후 눈물소관, 코눈물관을 통해 코 안으로 배출된다. 눈물을 흘리게 될 때 콧물도 같이 흐르는 까닭은 이 관을 통해 눈물이 콧속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인 것.
눈물길폐쇄의 가장 흔한 증상은 눈물흘림으로 건조한 곳에서나 바람이 불 때 눈물이 흐른다면 이는 안건조증일 가능성이 많지만 특별한 자극 없이 지속적으로 눈에 눈물이 고이고 흘러내려는 경우는 눈물관이 막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눈물관이 막히는 원인에는 결막이완증이나 눈꺼풀 형태이상의 눈물 이동장애와 선천성, 방사선조사, 감염, 알레르기, 종양, 염증 등으로 눈물점이 폐쇄돼 눈물흘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부위가 없어도 눈물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눈물을 배출하는 펌프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기능적 눈물길폐쇄’라고 한다.
정상적인 눈물의 배출기전은 눈깜박임을 통해 이뤄지는데 눈꺼풀 운동의 방향이나 눈꺼풀의 밀착정도 및 눈꺼풀근육의 기능저하 등이 원인이 된다.
◇ 기능적 눈물길폐쇄 경우 눈물길 핵의학검사 시행
일단 눈물흘림 증상이 있다면 병력청취부터 시행하고 세극등현미경으로 눈꺼풀의 움직임과 위치, 눈물점의 이상여부를 관찰하게 된다.
또한 눈물분비과다를 유발할 수 있는 안구건조증의 이학적 소견인 실모양체, 눈물띠 높이의 감소, 눈물띠 부유물, 점액가닥 등의 존재를 확인하고 눈물막파괴시간, 생체염색, 쉬르머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눈물배출계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눈물주머니 지압법, 눈물소관 관류술, 눈물소관의 진단적 더듬자검사, 형광염색약배출검사, 코안내검사, X-ray, CT, 눈물주머니조영술(dacryocystography), 눈물길 핵의학검사(dacryoscintigraphy) 등을 시행하게 된다.
‘기능적 눈물길폐쇄’부분까지 검사되는 것으로는 유일하게 방사선 동위 원소를 이용한 눈물길 핵의학검사(누도신티그라피, Dacryoscintiography)가 이용되는데 이 검사의 결과에 따라서 약물요법이나 수술요법의 치료방향이 결정되게 된다.
◇ 항생제 및 소염제 사용으로 후유증 없이 치료 가능
눈물길폐쇄의 경우 막힌 부위나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눈물소관이나 눈물관이 좁아져 있는 경우는 실리콘 관의 양쪽을 아래 위 눈물소관으로 삽입해 콧속에서 두 끝을 묶은 뒤 수개월 후 관을 제거하는 실리콘관 삽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코 눈물관이 완전히 막혀 실리콘관을 삽입할 수 없는 경우에는 눈물주머니와 코 안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수술(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이나 결막누낭비강문합술을 시행한다.
눈물길우회죤스관삽입술의 경우 국소 마취로 소식자를 이용해 간단하게 시술하면서 얼굴부위에는 수술자국이 남지 않는 미용상의 장점도 지니고 있다. 세계적인 SCI 안과저널지(Ophthalmology 2000년, Ophthalmic Surgery & Lasers, 2001년)에도 임상효과가 소개된 수술방법으로 시술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부산대병원 안과 이종수 교수는 “수술 합병증에는 재발, 감염, 출혈 및 관의 이동 등이 있다. 수술 후 대부분의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와 소염제의 사용으로 수술에 따른 후유증 없이 치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마취를 하는 수술 부위와 비강 내에서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나 대부분 별 문제없이 출혈이 멎게 된다”며 “실리콘관의 이탈이나 유리관이 비강내로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외래검진을 통해 발견이 가능, 관을 재위치 시킴으로써 치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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