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여성 환자수 2.1배 ‘증가’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교직생활 19년차 중학교 교사 김서윤(42)씨는 최근 들어 다리가 더 심하게 붓고 종아리 부위에 핏줄이 올라와 스커트를 입는 것도 부담스러워져 자꾸 신경이 쓰여 병원을 찾게 됐다.
서윤 씨의 병명은 바로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의 일종의 직업병인 ‘하지정맥류’.
서윤 씨는 “교사라는 직업이 수업 시간 내내 서서 수업을 하다 보니 발은 물론 다리가 매일 같이 퉁퉁 붓는다. 밤에 잠을 잘 때도 부은 느낌과 저리는 듯 한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친 적도 많다”고 하소연 했다.
흔히 다리에 푸른 힘줄이 툭툭 튀어 나왔다고 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하지정맥류로 판명된다.
하지정맥류는 오랜 시간 서서 또는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하는 직업에서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지나치게 꽉 조이는 스키니진 이나 아슬아슬한 킬힐을 신는 것이 원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서구인에 비해 혈관이 선천적으로 약한 우리나라 사람에게 특히 많이 발생한다.
◇ 장기간 방치하면 다리 혈액순환 장애 초래해 “피부 썩게 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건강보험 청구자료 중 하지정맥류 수술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수술 환자수가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은 5년 사이에 약 1.8배, 여성은 2.1배 증가해 여성의 증가율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술 환자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60대, 40대 순이었다.
사람의 다리에는 크게 심부정맥과 표피정맥이 있는데 피의 대부분은 심부정맥에서 순환하며 피부와 가까운 표피정맥은 혈액순환의 보조역할을 하고 있다. 정맥 혈관 속에는 정맥판막이라고 하는 밸브 조직이 있어 피를 심장 쪽으로 일관되게 흐르게 한다.
사람은 주로 서서 활동을 하므로 중력에 의해 피는 언제나 아래로 흐르려고 한다. 따라서 심장으로 피가 올라가야 하는 다리 정맥 안에서 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갈 때는 밸브가 열려서 피를 통하게 하고 거꾸로 흐를 때는 밸브가 막혀 피가 거꾸로 흐르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오래 서서 근무하거나 임신 등으로 인해 다리에 압력이 가해져 판막이 망가지면 계속해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상태가 되어 많은 양의 피가 표피정맥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이렇게 되면 다리에 있는 가느다란 표피정맥들이 점점 굵어져서 흔히 말하는 힘줄이 튀어나온 것 같은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는 “외관상으로도 보기 흉하지만 피가 정체되어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해지며 일부에선 관절염, 신경통과 유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정맥류를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점차 돌출된 표피정맥들의 범위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다리의 혈액순환에 장애를 초래하여 피부가 썩게 된다”고 설명했다.
◇ 레이저치료법, 재발률도 기존 수술법에 비해 낮아 ‘선호’
하지정맥류에서 주사경화요법의 목적은 미용적 효과를 위해서다. 경화요법의 기본원리는 경화제를 정맥 내에 주사하여 정맥의 내막과 내막하층을 화학적으로 변성시켜 혈전생성을 유도함으로로써 결국 늘어난 정맥이 막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고전적인 치료법은 문제가 되는 정맥, 즉 역류를 보이는 정맥을 완전히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사타구니 부위와 무릎관절 주변에 피부 절개를 가한 후 정맥을 노출시키고 스트립퍼라는 도구를 정맥 내로 삽입해 정맥을 완전히 제거하게 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레이저치료법이나 고주파치료법이 있다. 치료하는 방법은 비슷하게 문제가 되는 정맥을 제거하지 않는 대신 정맥 내로 특수하게 제작된 레이저 혹은 고주파 치료에 이용되는 카테타를 삽입해 열을 이용하여 정맥을 폐색시키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이 방법은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회복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수술 후 통증을 현저히 줄이게 된다. 재발률도 기존 수술법에 비해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직업·환경성질환, 안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의 오존 증가 원인 ‘나무가 한 몫(?)’ (0) | 2012.05.23 |
---|---|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후 대형마트 매출 최대 50% '감소' (0) | 2012.05.22 |
온돌문화 발달된 한국, 바닥재 오염물질 금지 ‘빠른 시행’ 필요 (0) | 2012.05.21 |
바쁠 땐 60시간 이상 노동… ‘도’ 넘은 ‘은행권 초과 노동’ (0) | 2012.05.16 |
말라리아 (0) | 2012.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