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친구 사귀기 어려운 우리아이, 혹시 주의력 장애(?)

pulmaemi 2012. 5. 21. 09:23

정확한 진단과 치료 통해 조기에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 필요해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새 학기가 시작 된지 세 달이 지났지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많다.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공부는 잘할까’ 등 걱정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부모들의 마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걱정 중 하나가 바로 아이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친구들을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는가에 관한 부분이다.

요즘 같이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이 흔하고 이 때문에 학교 적응을 잘 못하거나 자살하는 아이들이 많은 때에는 아이도 부모도 어울릴 친구들을 빨리 사귀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친구 사귀기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부모들은 자녀의 상태를 잘 관찰해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친구관계가 어려운 지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야만 올바른 지도가 가능하다.

◇ 자신감 부족한 아이, ‘고기능 자폐증’ 가능성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은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반 아이들 중 몇 명과 따로 어울리는 시간을 만들어주거나 운동이나 학원을 같이 다니게 해서 어울릴 기회를 늘려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우울하거나 불안한 아이, 과거에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어 위축된 아이, 드물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아이의 경우 고기능 자폐증(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경청하지 못하는 아이, 혹시 ADHD(?)

성격이 밝고 에너지가 많아 친구들에게 먼저 말도 잘 걸고 친구가 되지만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아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지 못하고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친구들의 사소한 장난에도 크게 반응해서 싸우거나 행동이 크고 거칠어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많다.

이 경우 경청, 순서나 차례를 기다리는 법 등을 가르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가정에서의 행동 수정 외에 약물치료나 사회성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 질병 아닌 ‘사회적 인지’ 능력 부족 가능성도 높아

눈치가 없고 상황에 맞지 않거나 남들이 싫어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고 남들이 잘못한 것을 지나치게 지적하는 것은 ADHD나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흔히 보이는 행동이지만 요즘에는 일반 아이들 중에서도 이렇게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 입장을 이해하는 ‘사회적 인지’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다.

형제나 동네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가 적다 보니 이런 사회적 인지기능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기회가 적은데다 이런 능력이 한창 자라는 시기에 영어유치원, 학원 등으로 그 기회를 놓치는 아이들이 많은 탓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인지, 그때 아이의 기분이 어땠는지, 상대편의 기분은 어땠을 것 같은지, 어떻게 행동했으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책이나 영화 등을 같이 읽으면서 등장인물이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했을지, 어떤 기분이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다.

이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조교수는 “유아기를 거쳐 아동청소년기에 또래와의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되는 사회성은 이후의 대인관계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노력만으로 친구관계의 문제가 호전되지 않을 때는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사회성클리닉과 같은 전문기관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조기에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