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유아기 앓았던 홍역이 기관지 확장증으로 이어져

pulmaemi 2012. 5. 8. 13:31

주로 아침에 누런 가래 증상 발생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기관지 확장증은 폐나 기관지의 염증에 의해 기관지의 근육층과 탄력층이 파괴돼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질환이다. 기관지의 정상 구조가 파괴되면 정상적인 기관지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며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정상적인 기관지에서는 일정양의 분비물이 분비돼 기관지의 습도를 유지하고 먼지 등의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이러한 분비물은 이물질과 함께 기관지점막에 있는 섬모운동에 의해 소량씩 배출되게 되며 이러한 경우 평소에 거의 가래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관지확장증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기관지에서 기관지분비물의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분비물이 고여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여러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 아침에 심한 가래 증상…세균감염으로 폐렴 등 합병증 이어져

누런 가래가 많이 나오는 것이 기관지 확장증의 가장 흔한 증상이며 주로 아침에 심한 것이 특징이다.

늘어난 비정상적인 기관지에 밤사이에 분비물이 고이게 되고 대개 아침에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서 가래가 많이 나오게 되는데 대개 세균의 감염을 동반돼 있어 누런색을 띄는 것이다.

기관지 안에 고여 있는 분비물은 세균이 쉽게 번식해 염증이 잘 생기고 한번 세균에 감염되면 잘 치료가 되지 않아 폐렴이나 폐농양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다. 기관지 확장증 환자에서는 가벼운 감기에도 기침, 가래, 발열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일반적인 치료에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늘어난 비정상적인 기관지는 혈관들도 약화돼 있어 조그마한 감염에도 혈관이 파괴되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대부분 경미한 정도의 객혈을 보이지만 간혹 대량 객혈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기관지 확장증이 심해지면 폐기능 저하나 심장 기능의 저하가 일어날 수 있으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 홍역 및 결핵, 기관지 확장증 가장 큰 원인

기관지 확장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기관지 벽과 그 주위의 조직이 염증에 의해 파괴됨으로써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어릴 때 홍역, 백일해 등을 앓았거나 결핵을 앓은 후에 기관지 확장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들 질환의 빈도와 여러 다른 폐질환의 빈도가 줄고 있는 추세이며 폐질환에 대한 초기치료가 잘 되면서 기관지 확장증 환자는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어릴 때의 호흡기 감염과 폐결핵의 후유증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기관지 확장증은 기관지가 이미 파괴된 상태이며 이를 교정하는 것은 어렵다. 즉 기관지의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기관지의 모양 자체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기관지가 늘어난 부위에는 분비물이 많이 고여 있어 세균감염이 쉽게 될 수 있으며 감기 등의 질환에 의해서 쉽게 폐렴이나 폐농양 등의 심한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폐렴이나 기관지염을 앓고 난 이후에는 기관지확장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만약 세균 감염이 있으면 빨리 적절한 항생제를 써서 치료를 시작해야하는 것과 아침 밤사이에 고인 가래를 열심히 뱉어내고 필요하면 가래를 잘 배출할 수 있게 물리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가래의 배출을 돕기 위해 거담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내과 심영수 교수는 “기관지확장증 환자에 있어 감염이 있을 경우 항생제 치료가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감염에 대해 항생제치료를 하다보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영수 교수는 “따라서 감기와 같은 간단한 질환이라 하더라도 자가로 치료하기보다는 반드시 호흡기내과의사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미한 객혈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감염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면 호전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량 객혈을 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의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