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탄산음료 속 설탕, 이 정도일 줄이야

pulmaemi 2012. 5. 3. 09:22

식약청, 저감화 사업…시행 3년 지나도 ‘걸음마 단계’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주부 안선희(34세)씨는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는 탄산음료에 표기된 영양성분을 꼼꼼히 읽어보다가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서는 탄산음료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으나 아이가 콜라와 사이다를 입에 달고 사는 통에 결국 탄산음료 여섯 개 들이 제품을 카트에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씨는 “하루에 탄산음료를 두 세 개씩 먹는 아이 때문에 소아비만의 걱정이 앞선다”며 “치아건강도 문제지만 달고 톡 쏘는 탄산음료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그 중독성에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나친 당 섭취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아이의 경우 소아비만의 위험성이 크며 충치발생 및 성격형성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간식으로 주로 섭취하는 탄산음료에는 당 함유량이 하루섭취권장량의 절반을 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당부된다.

◇ 일일권장량 50% 이상, 당 과다 대표주자 ‘탄산음료’

탄산음료에 함유된 당류를 조사해본 결과 콜라의 경우 당 함유량은 평균 28g으로 나타났다.

코카콜라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250ml 기준으로 열량은 112kcal, 탄수화물은 28g이었으며 당류는 27g으로 조사됐다. 경쟁제품 펩시콜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110kcal에 당류는 28g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110kcal에 21g의 당을, 칠성사이다 제로의 경우 당류는 0g이었으나 당 알콜이라는 성분명으로 3g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를 제외한 다른 탄산음료의 경우 더 많은 당이 함유돼 있었다.

코카콜라 사의 환타의 경우 열량 136kcal에 당류는 34g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동아오츠카의 데미소다는 오렌지와 사과가 각각 32g, 31g의 당을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오츠카의 또 다른 제품인 오란씨 역시 레몬맛과 파인애플맛 각각 23g, 26g이었으며 롯데칠성음료의 마운틴듀는 120kcal에 30g을 함유하고 있었다. 일화의 맥콜도 125kcal에 31g의 당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탄산음료의 제품별 당 함유량을 비교해보면 코카콜라의 환타가 34g으로 가장 많은 당분을 보이고 있었으며 이어 ▲ 데미소다(오렌지) 32g ▲ 데미소다(사과) 31g ▲ 맥콜 31g ▲ 마운틴 듀 30g ▲ 펩시콜라 28g ▲ 코카콜라 27g ▲ 오란씨(파인애플) 26g ▲ 칠성사이다 21g 순이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당 저감화 사업과 관련해 의무사항이 아니라며 팔짱을 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제로칼로리 제품들이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한층 넓어졌다”며 “당 저감화 사업은 의무사항이 아닌 업계자율인 만큼 소비자 경각심 고취만이 업계 인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식약청, 당 저감화 사업…이제 걸음마 단계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2009년부터 위해가능영양성분저감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저감화사업의 타깃은 지방, 당, 나트륨 등이다.

식약청은 영양표시정보 전용 사이트를 통해 가공식품 등 영양표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외식영양성분을 공개,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저감화가 이뤄지고 있는 부문은 나트륨으로 지난달 21일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를 출범, 전국 지역사회 운동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지부 설치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당 저감화 사업은 구체적인 계획마저 없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직 당 저감화사업은 초기단계로 섭취량 평가 등 국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위원회 구성을 통한 저감화 방안을 계획 중에 있다”며 “주로 아이들이 TV를 시청하는 저녁시간대에 과자류나 음료류의 광고를 내보내지 않도록 한다든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비만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당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50g이며 이중 가공식품 내 함유된 당은 체내에 빨리 소화∙흡수돼 몸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주의력 산만, 학업부진, 집중력 저하, 폭력성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