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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어지럼증…메니에르병 ‘의심’

pulmaemi 2012. 4. 26. 14:38

저염식 및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초기 발병 환자의 80% 치료돼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직장인 한선미(32세)씨는 며칠 전부터 갑작스레 생긴 어지럼증 탓에 사회생활은 물론 평소 생활에도 지장을 많이 받게 됐다.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가볍게 여기려 했으나 얼마 뒤 이명(귀울림) 증상까지 나타나 결국 병원을 찾게 됐다.

한씨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이름마저도 생소한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메니에르병은 회전감 있는 현기증과 청력 저하, 이명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현되는 질병으로 1861년에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Meniere)에 의해 처음 기술됐다.

아직까지 병리와 생리 기전이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내림프 수종이 주된 병리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메니에르병은 급성 현기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내이 질환이다.

◇ 내림프 수종 발생…과로, 스트레스 원인

메니에르병의 주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내림프 수종이 생겨 발병하기도 하고 알레르기가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내림프 수종은 유병률이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높아지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행되는 양상, 그리고 양측성으로 재발하는 특성 등이 관찰되고 있다. 따라서 내림프 수종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기전으로 자가 면역 질환이 주목받고 있다.

그 외에 메니에르병 증상 발작과 과로 및 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가 있고 특히 여자는 월경 주기와 관계가 있다는 임상 실험 결과를 통해 이들 스트레스 호르몬이 이 질환의 발병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다른 원인에 의해 체내에 나트륨이 축적되는 경우, 전신 대사 장애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병 초기에 그 정도가 변하는 난청이 저주파수대에서 시작되며 이후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 고음역에서 청력 소실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 20~50% 정도의 환자에서 양측 모두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명(귀울림)의 정도는 난청의 정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며 강도나 음고의 변동이 심하다. 또한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자율신경계 자극 증상, 즉 두통, 뒷목 강직,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 초기발병 환자의 80% 자연 치유돼

메니에르병 치료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은 초기 발병 환자의 약 80%가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것과 발작 증세의 주기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 외에 현기증 발작의 주기, 강도, 청력 소실 정도, 양측성 여부에 따른 치료 방침을 세워야 하며 급성 현기증 발작 시기와 만성 시기에 따라 치료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약물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약물이 급성기 현기증 증상을 치료하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청력 보존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또한 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약물은 베타-히스티딘(beta-histidine)과 이뇨제이다.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이상학 교수는 “갑작스런 내이의 내림프의 팽대로 인해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과 청력손실을 같이 나타내는 질환으로 남성여성 모두 나타나며 40대전후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며 “전신대사 장애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감염, 만성 중이염, 외상, 매독, 자가 면역 질환 등의 원인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요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식이요법으로 저염식과 금연을 해야하며 커피나 홍차, 술, 단 음식은 삼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식이요법과 약물치료에도 어지러움이 계속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이 경우 약물을 주입해 전정신경을 파괴하거나 림프액을 줄여주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