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28.8%가 대사증후군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직장을 그만 둔 지 일 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때부터 배에 살이 찌기만 하고 빠지지가 않아요. 이러다 대사증후군이 발병하는건 아닌지 걱정이네요”
주부 김지윤(37)씨는 얼마 전 ‘대사증후군’에 대한 뉴스를 보고 혹시 자신도 복부비만으로 대사증후군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지윤 씨는 “대사증후군이 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조해 했다.
대사증후군이란 ‘여러 가지 신진대사와 관련된 질환이 함께 동반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 고혈압 및 당뇨병을 비롯한 당대사 이상 등 각종 성인병이 복부비만과 함께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 30세 이상 전업주부, 비전업주부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도 1.85배 ↑
보건복지부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팀에 의뢰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매년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2007~2010)의 3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28.8%가 대사증후군 유병율을 보였다.
대사증후군의 5개 구성요소 중 1개 이상요소에서 기준치 이상을 초과한 대상자는 남자의 경우 79.7%, 여자의 경우 67.8%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이상 전업주부가 비전업주부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상대위험도가 1.85배 높게 나타났다.
전업주부가 비전업주부보다 복부비만은 1.76배, 혈당상승은 1.49배, HDL 콜레스테롤 저하는 1.44배, 중성지방은 1.85배 정도로 전업주부에서의 위험도가 비전업주부보다 높았다. 또한 사무종사자에 비해서도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1.61배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오상우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향후 당뇨병, 심혈관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암(유방암, 대장암 등) 등의 심각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특히 높은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위험도가 높은 직업군은 신체활동이 부족하고, 지방섭취와 스트레스가 많은 등 생활습관이 나쁜 것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 비만한 사람 체중 감소하면…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호전’
최근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병의 유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대사증후군의 중요성도 따라서 증가한다고 볼 수 있으며 당뇨병의 유병률은 비만증, 자동차 등록대수, 또는 국민소득과 비례하고 특히 사회의 노령화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
복강 내의 내장지방은 대사적으로 매우 활발해 아주 여러 가지 물질들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물질들은 혈압을 올리고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의 역할을 방해해 고인슐린혈증, 인슐린저항성 및 혈당 상승을 초래함으로써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
혈관 내 염증이나 응고를 유도하여 동맥경화를 촉발하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이렇게 유발된 고혈압, 당뇨병 및 고인슐린혈증 또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대개 복부비만이 특징적이며 이 밖에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구성 요소 및 합병증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래의 기준 중 세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할 수 있다.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0cm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고밀도지방: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 mg/dL 미만
▲혈압: 130/85 mmHg 이상 또는 고혈압약 투약 중
▲공복혈당: 100mg/L 이상 또는 혈당조절약 투약 중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문규 교수는 “대사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체중감소로서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줄일 경우 인슐린 저항성 및 이와 동반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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