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금속사업장 사용제품 절반 발암-독성물질 ‘충격’

pulmaemi 2012. 2. 23. 08:12

금속노조 2010~2011 발암물질 실태조사 결과 발표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다루는 화학물질 중 절반 이상이 암을 유발하거나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금속노조와 노동환경건강 연구소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사업장 8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발암물질 진단사업 결과에 따르면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 중 발암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47.7%, 기타 독성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성 및 기타독성을 포함한 제품이 전체의 55%나 되는 셈이다.

1~2급 발암물질을 함유한 제품은 전체의 12.3%인 것으로 파악됐다. 1~2급 발암물질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분명하거나 발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 물질들이다. 또 기타독성 물질은 유전적인 손상을 일으키거나 정자수 감소, 불임, 내분비계 교란, 2세의 돌연변이 및 장애 등을 유발한다.

1급 발암물질 중 가장 많은 제품에 함유된 물질은 실리카로 전체의 4.06%인 524개 제품에서 발견됐다. 실리카는 주로 도료 제품에 함유돼 있었으며 폐암을 일으키거나 식도, 췌장 등에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된 물질은 포름알데히드로 60개 제품에 함유돼 있었으며 역시 도료 제품에서 주로 발견됐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에서는 화학물질 고유번호가 없거나 영업 비밀을 이유로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질을 포함한 제품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들 제품에 대한 더욱 면밀한 현장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보고서가 현장에서 일하다 암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인정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는 오는 5월 4차 직업성 암 집단 산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금속노조는 이미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직업상 암 의심사례 총 80건에 대해 집단 산재신청을 했으며 2월 현재 8건을 승인 받은 바 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발암물질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노동자가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비를 개선하는 등의 요구를 각 지회 및 지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