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제, 건강위험 ‘빨간불’

pulmaemi 2012. 2. 20. 09:03

박카스는 자양강장제, 핫식스∙레드불은 탄산음료(?)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수험생 및 운전자들이 주로 찾는 에너지 드링크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음료에는 카페인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건강상의 위험이 따르며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이 과다 섭취했을 경우 정서장애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특히 해당 음료사들이 천연카페인이라고 주장하는 ‘과라나 열매 카페인’은 기존 커피 콩, 콜라나무 열매 등과 크게 다르지 않아 문제점이 지적됐다.

◇ 국내 에너지 드링크제 시장 확대…지난해 매출 41억

지난 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능성∙에너지 드링크 제품의 매출이 총 41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인삼∙홍삼 음료의 34억7000만원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줄곧 인삼∙홍삼 음료 판매율에 뒤지고 있던 비타민∙에너지 드링크 제품이 지난해 8월 동아제약의 주력제품인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른 현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레드불’이 동서음료를 통해 지난해 8월 수입∙판매되면서 국내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 본격적인 시장 확산을 예고했다.

국내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살펴보면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010년 3월 ‘핫식스’를 출시해 국내 음료시장에 에너지 드링크 제품을 본격 도입, 2011년 5월 디자인을 바꾼 리뉴얼제품으로 경쟁제품인 레드불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의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타 음료업체도 잇따라 에너지 드링크제 시장에 뛰어들어 해태음료는 2010년 4월 ‘에네르기’라는 제품을 출시했으며 코카콜라코리아도 지난해 5월부터 ‘번 인텐스’를 수입∙판매했다.

또한 전세계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레드불에 이어 2위 제품인 ‘몬스터’의 수입업체 더블유인터내셔널이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소량물량에 한해 수입을 허가받으며 국내 시장에의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에너지 드링크제 시장 경쟁은 더욱 과열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제약업체들도 이에 가세해 동아제약은 지난해 6월 ‘에너젠’을 출시했으며 삼성제약은 ‘야(YA)’라는 제품을, 명문제약은 ‘파워텐’을 각각 선보였다.

◇ 카페인 다량 섭취…수면장애∙야뇨증∙불안감 유발

이같은 음료들은 저마다 피로회복 및 에너지 강화, 집중력 향상 등을 광고문구로 내걸고 수험생 및 운전 시에 탁월한 효능이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제품에 공통적인 첨가물은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타우린’이라는 성분으로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와 동서음료의 레드불, 동아제약의 에너젠 등의 제품엔 이 타우린이 1000mg 함유돼 있다.

특히 타우린과 더불어 에너지 드링크제에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 바로 ‘카페인’이다.

커피, 콜라 등 제품에 주로 첨가돼 있는 카페인은 커피 콩, 차 잎, 코코아 콩, 콜라나무 열매, 과리나 등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식약청은 일일섭취권장량 성인 기준 400mg으로 규정하고 있다.

카페인을 적당량 섭취할 경우 졸음을 가시게 하고 피로감을 덜게 하며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등 장점을 가진 반면 과잉 섭취시에는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위산과다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경우 수면장애∙야뇨증∙불안감이 나타날 수 있고 고카페인 음료를 다량 섭취했을 시 신경질적이고 정서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 천연카페인(?) 커피콩∙콜라열매와 차이점 없어

에너지 드링크제 속 카페인 함량은 레드불의 경우 250ml에 62.5mg이며 핫식스와 번 인텐스는 250ml에 80mg, 몬스터 에너지는 475ml에 164mg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인 ‘박카스 D’가 100ml에 30mg이 들어있는 것과 비교해봤을 때 상당한 양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음료사들은 저마다 ‘과라나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 카페인’을 사용해 건강 상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핫식스의 경우 카페인을 인위적으로 첨가한 것이 아닌 과라나 열매에서 추출한 농축 과즙 카페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카페인 제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카콜라 관계자도 “카페인 자체는 몸에 이롭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100% 식물성 카페인인 과라나 열매 카페인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라나 열매도 커피콩이나 콜라나무 열매 등과 같은 식품성분으로 규정돼 있다며 천연카페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카페인은 커피나 콜라 등 음료를 통해서인데 이들 제품이 커피콩, 콜라나무 열매 등의 원료를 가공해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과라나 열매도 식품원료 중 하나”라며 “에너지 드링크 제품이 과라나 천연 열매를 사용했다고 해서 다른 카페인과 크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박카스는 자양강장제, 핫식스∙레드불은 탄산음료(?)

문제는 카페인뿐 아니라 이들 에너지 드링크 제품을 묶는 정확한 기준이 부재한다는데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와 동서음료의 레드불, 코카콜라의 번 인텐스는 모두 ‘탄산음료’로 분류되고 있으며 해태음료의 에네르기는 ‘혼합음료’로 동아제약의 에너젠은 ‘기능성식품’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효능군에는 자양강장제라고 표기돼 있다.

즉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에너지 드링크제라고 여기는 모든 제품들이 이처럼 제품 구분이 달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평소 시험기간이면 하루에 한 두 캔의 에너지 드링크제를 섭취한다는 대학생 정모(21세)씨는 “에너지 드링크제는 박카스에 함유돼 유명해진 타우린 성분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로회복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기존 콜라나 환타 등 기존 탄산음료와 구분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