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피부

찢는 듯한 통증 유발 ‘대상포진’

pulmaemi 2012. 2. 17. 10:27

60세 이상 절반 신경통 합병증으로 고통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대상포진은 수두의 초기에 후근 신경절로 이주해 잠복해 있다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세포면역체계의 변화로 인해 재활성화돼 신경절을 따라 피부를 침범하는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대개 단일 감각 신경절의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에 국한해 찌르는 듯한 동통을 동반한 군집 수포가 한쪽으로 그리고 선상으로 분포함으로 쉽게 진단을 할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이다.

대상포진의 발병은 성별, 월별, 계절별에는 차이가 없지만 연령이 많아짐에 따라 환자 수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고령이 가장 중요한 유발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외상, 척수종양, 호즈킨병, 악성림프종, 만성 백혈병 등의 환자에서 잘 발병한다.

대상포진의 전구증상으로 발진이 나타나기 수일 전에 가려움증, 따끔거림, 화끈거림이나 찢어지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대상포진을 늑막염, 심근경색, 십이지장 궤양, 담낭염, 담석산통, 신산통, 충수돌기염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발진인 수포는 바이러스가 신경 안으로 전파하기 때문에 수포가 깊고 염증이 심하며 신경이 자극되는 증세가 나타난다.

피부발진은 크기가 다양한 붉은색의 부어오름 증상이 처음 나타나고 그 위에 구진과 수포가 12~24시간 이내에 군집을 이뤄 생긴다. 이와 같은 발진은 7일 정도 계속된다.

수포는 중앙이 함몰되거나 파열되기도 하고 2차 세균감염이 없는 경우에도 2~3주가 지난 다음에 간혹 흉터를 남기고 치유된다. 고령의 환자에서 더 심각한 통증을 호소한다.

◇ 절반 이상 가슴에서 발생

대상포진의 침범부위는 국내문헌의 보고에 의하면 흉추, 경추, 요추, 천골, 삼차신경, 안면신경 순이다. 절반이상이 가슴에 발생하는 것은 합병증이 없는 수두 환자 절반 이상이 가슴에서 발생해 구심적으로 퍼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수포는 대개 하나의 신경절을 침범하는 것이 상식이나 드물게는 2개의 신경절을 침범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면역학적으로 정상적인 사람도 처음 발진이 생긴 이외의 부위에 수포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합병증이 없는 환자의 절반에서 20~30개의 수포가 침범된 부위를 벗어나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전신에 수포가 여러 곳에 퍼지는 경우를 전신대상포진이라고 하는데 분절 발진이 나타난 후 1주 안에 나타나며 이들의 대부분은 후천성 면역결핍증이나 악성 임파종, 면역억제를 투여 받은 환자에서 발생한다.

발진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임상적으로 다른 증상들을 동반할 수 있다. 천골신경을 침범한 경우에는 신경성방광이 나타날 수 있고, 삼차신경의 눈신경 부분을 침한 경우에는 안대상포진이 발생하며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포는 눈에서 이마와 두피의 정수리까지 나타날 수 있고 눈에 후유증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 이중 포도막염과 각막염이 흔히 발생한다.

안면신경 및 청신경 무릎신경절을 침범한 경우 람세이 헌트 증후군으로 심한 통증과 함께 안면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지 1~3개월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이는 대상포진의 후유증 중에서 가장 흔하고 고통스러운 합병증으로 나이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40세 이하에서는 비교적 드물며 60세 이상에서는 절반에서 발생하는데 약 절반의 환자들이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이고 약 3분의 2정도 환자들이 1년 내에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진후 신경통으로 인해 잠을 설치거나, 우울증, 불안, 체중 감소, 만성피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후유증으로 대상포진을 앓는 동안이나 이전 혹은 이후에 감염된 부위와 연관된 근육이 약해지는 운동마비가 이는 발진 2~3주 후에 나타날 수 있고, 수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 항바이러스제 투여로 조기 치료

대상포진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관찰하고 혈청검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감염을 간접 또는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치료는 동통의 억제,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적인 세균감염 억제, 포진 후 신경통 등의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이뤄진다. 아사클로비어, 팜시클로비어, 발라시클로비어 등의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는 치료의 기본이다.

발진이 시작되고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급성동통의 기간을 단축시키며 발진이 더 이상 다른 부위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조기에 증상이 소실되게 한다.

발병초기에는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 피부발진으로 수포가 형성된 경우에 병변에 대한 과망간산액 또는 버로우 액의 습포를 시행하면 청결과 동통완화에 도움이 된다.

전남대병원 피부과 이지범 교수는 “무엇보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진 후 신경통의 후유증 등의 발생도 감소시키고 경과도 가볍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