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정신분열병…내안의 또 다른 내가 있다

pulmaemi 2012. 2. 8. 07:55

당사자·가족에 미치는 경제·심리적 피해 심각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정신분열병은 정신장애 중 가장 고약하고 파괴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성인의 10대 장애 원인 중 하나이며 평생 인구의 1% 정도가 이 병을 앓게 된다.

특히 주로 학습과 경험이 가장 활발히 요구되는 청소년기와 성인초기에 발병해 보통 수년이상 수십년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당사자와 가족에게 끼치는 경제적, 심리적 피해는 심각하다.

또한 병이 재발하고 오래 될수록 정서적, 인지적 능력이 어린애처럼 퇴행돼 독립적인 사회 적응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 사고와 지각의 장애 보이는 ‘망상형’

정신분열병의 증상은 다양하며 가장 흔한 형태가 ‘망상형’으로 주로 사고와 지각의 장애를 보인다. 혼자 기이한 자폐적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망상(비현실적, 비논리적이며 설득되지 않는 잘못된 믿음)이 있다.

예를 들면 자신과 무관한 일을 자기와 결부시켜 잘못 믿거나(관계망상), 남이 자신을 감시하고 해치려 한다는 등(피해망상), 자신이 위대한 무엇이라고 믿거나(과대망상), 어떤 존재가 내 생각을 마음대로 조종한다거나(텔레파시나 최면술 따위), 다른 사람이 내 마음속의 생각을 알아챈다는 등의 기괴한 사고장애가 주류를 이룬다.

이와 함께 환각(외적인 자극 없이 혼자서 느끼는 것)도 많은데 가까운 곳에 사람이 없는데도 누군가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는 환청이 특징적이다.

때에 따라서는 환시나 환취 등이 동반된다. 병이 진행되면 현실 판단 능력에 장애가 생겨 자신이 치료가 필요한 병적 상태에 돌입했음을 알지 못하고 여러 기괴한 정서나 엉뚱한 행동증상도 동반된다. 혼잣말을 하거나 혼자 웃는 것, 비현실적인 언행들이 그런 것을 반영하는 흔한 증상이다.

망상형 외에도 주로 말도 안하고 먹지도 않고 반응이 없이 그대로 있거나 극심하게 흥분하는 행동장애를 주로 보이는 긴장형, 횡설수설과 기괴한 언행 등을 보이는 혼란형 등이 있으나 현재는 비교적 드문 형태이다.

◇ 정신분열병은 재발 잦은 만성 질병

치료에 있어 관건은 가능한 병을 조기에 발견 조처해야 하는 점과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첫 치료 시작이 늦어질수록 치료반응도 나쁘고 재발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기의 치료는 복합적으로 약물치료, 정신치료 등이 중심이며 회복기에는 재활치료 등이 필요하다.

대개 초기에는 병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한 달 내외의 보호병동 입원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기의 치료는 무엇보다도 항정신병 약물의 투여가 일차적이다.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3~4배 이상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적어도 1~2년은 꾸준히 복용해야만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제주대병원 정신과 이창인 교수는 “환자의 급성 증상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 현실감이 돌아온 후 다시 빠른 시일 내에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한 환경요법과 재활요법이 중요하다”며 “정신분열병은 재발이 잦은 만성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원래의 가정과 사회로 다시 돌아왔을 때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치료성패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때부터는 의료진의 역할보다 가족원과 모든 사회구성원의 환자에 대한 이해 및 수용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