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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뭉개지거나 지워져 보여(?), 황반변성 실명위험 높아

pulmaemi 2011. 12. 12. 08:54

황반변성 치료시기 놓치면 회복 불가능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글자가 뭉개지거나 지워져 보이는 현상, 곧은 선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 내에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가장 중요한 부위가 보이지 않는 병,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말 그대로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 중 가장 중요한 부위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주요하게 봐야 할 중심 부위를 못 보게 된다.

대개는 중심 부위만 상하기 때문에 글씨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한다. 드물게는 빛도 못 보는 실명이 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것은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다. 다른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황반변성을 말한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서양인들에게나 발생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여겨졌으며 국내에서는 불과 5~10년 전만 해도 아주 가끔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급격한 노령화가 우리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황반변성은 이제 국내에서도 아주 흔한 질환이 됐다. 그밖의 원인으로는 근시와 관련해 발생하는 ‘근시성 황반변성’,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황반변성’, 유전적 망막질환들과 관련된 황반변성 등이 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경우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으나 나이가 들수록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며 서구화된 식생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변 교수는 “또한 강한 햇빛에 노출되거나 흡연자에게서 위험성이 증가되기도 하며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은 백인들에게서 상당한 가족력을 보이며 발생해 백인에게 국한되는 유전질환으로 여겼는데 최근 연구에서는 놀랍게도 미국에서 자란 동양인(중국인)들에게도 상당한 비율로 발생해 동양인이 백인만큼 연령 관련 황반변성에 취약한 인종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외에 근시, 특히 도수 높은 고도근시의 경우에 황반변성의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 선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인다(?)

황반변성이라는 명칭은 상당히 포괄적인 명칭으로 여러 종류의 질환이 있고 수년에 걸쳐 천천히 시력이 나빠지는 부류부터 한두 달 만에 금방 시력을 상실하는 부류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그중 수개월 내에 실명 단계에 이르는 급성만 지칭하기도 한다.

급성 형태의 황반변성이 생기면 곧은 선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이는 현상, 그리고 글자가 뭉개져 보이거나 지워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쪽 눈에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잘 보이는 반대쪽 눈 때문에 시력의 이상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황반변성에서 빠른 발견과 치료는 시력을 얼마나 살릴 수 있는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변 교수는 “눈을 한 쪽씩 번갈아 가린 다음 다른 쪽 시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자가 시력 체크를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잘 보이는 반대쪽 눈으로 인해 황반변성의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꼭 한 눈씩 번갈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기적 안과 검진과 자가 시력 체크 생활화

황반변성의 발생과 가장 중요한 관련 요소는 연령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황반변성이 노인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주요한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들은 백내장이나 그밖의 여러 원인에 의해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서 큰 관심 없이 지내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백내장 등 기타 질환들은 진단 시기가 다소 늦더라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황반변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나이가 많고 근시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정기적 안과 검진과 자가 시력 체크를 생활화하고 이상이 발생하면 병원에 가서 바로 확인해야 한다.

변 교수는 “기름진 음식이나 흡연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 등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며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며 “또한 항산화제 비타민 제제의 섭취 또한 황반변성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