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비급여 경쟁 속 개원의, 급여 진료로 ‘슬금슬금’

pulmaemi 2011. 12. 12. 08:42

수익창출에 도움되는 보험 분야 관심↑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원장 A씨는 비만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자 비만 클리닉을 운영했다. 운영 초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듯 했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며 매달 수익이 불안정해지자 중도 포기했다.

개원시장하면 미용성형, 비만 등의 비급여 진료가 대세를 이뤘다. 시장규모 자체가 커 보이는 데다 심평원 등의 통제를 받는 부분이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개원시장의 경영난과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급여 진료에도 눈길을 돌리는 개원의 들이 늘어나고 있다.

◇ “본연의 진료에 집중해도 충분한 경쟁력 있어”

개원의들은 미용성형, 비만 등 비보험 진료 시장의 개원 과열로 인해 진료비 덤핑 현상에 성형외과, 피부과 등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개원의와의 경쟁이 치열해 그 안에서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다고 전한다.

서울의 도심지에 피부과를 운영하는 A원장은 최근 피부과 전문병원도 3개에서 1개로 줄고 간판을 내리는 비급여 위주 병원들이 늘었다고 전한다.

A원장은 “인구수에 비해 피부미용을 표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내과와 이비인후과가 10개를 넘지 않는데 50개를 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부과 전문의로서 특화된 치료인 자외선 치료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좋은 방편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건선 환자나 백반증 환자를 치료하는데 자외선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 홍성수 회장은 “비급여 부분이 금액적인 면이나 국가의 통제 측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많긴 하다”며 “하지만 현실은 비급여 진료를 중점적으로 했을 때 안정적으로 성공적인 개원을 하기에는 확률이 낮아 실속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소히 대박이 나는 것은 3%고 97%는 실패하는 게 현실이라는 얘기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화려함 속에 감춰진 현실은 다르다는 것.

홍 회장은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비만, 미용 진료 등 새로운 진료를 하는 것보다 축농증, 편도선과 같은 본연의 진료에 집중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상기도 호흡기 질환자 중 순수 감기환자는 5% 내외도 안 되고 비염, 축농증 등이 진행 된 다음에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들이 합병증을 다 볼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조언했다.

◇ 일차진료학회, 수익창출 도움 되는 급여 분야 발굴

이러한 개원가의 어려움을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급여 분야의 활성화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학회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일차진료학회는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일차진료에 도움이 되는 급여파트와 수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비급여 파트로 나눠 대한일차진료학회 추계 학술대회를 열었다.

일차진료학회 이종화 회장은 “과거 비급여와 급여강의 수강률이 8:2 정도였다면 올해는 6:4정도로 격차가 줄어들었다”며 “급여강의 수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만큼 급여 진료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급여파트를 다루면서 급여 분야지만 수익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강의를 마련한 것이 회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급여 분야에서 ‘흔하지만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손발의 피부질환과 노인 어지러움증 등이 소개됐고 ‘차별화된 내과진료’에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효율적 치료, 천식에서 올바른 흡인스테로이드 치료, 달라진 당뇨보험 치료와 예외적인 경우 등을 발표했다.

또한 병원경영에 도움 되는 급여진료에서는 폐경기 여성 호르몬 치료, 성인 예방접종, 설하면역요법의 효과 등에 많은 개원의들이 몰렸다.

이 회장은 “일차진료의로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비급여 영역과 보험영역을 균형 있게 다뤄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전문과목별 구분을 떠나 일차진료 현장에서 맞닿을 수 있는 진료 문제를 하나로 보고 일차진료 의사라면 누구나 진료하고 시술, 치료할 수 있는 과정들을 통합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